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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충주] 역사도 있고, 자연도 있고, 로봇도 있네

권오균 기자
입력 2020.09.21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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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많고 교통 좋은 요충지
삼국시대 유적 모두 간직해

중앙탑에 갈대 무성 비내섬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

폐품으로 만든 체험기구 가득
오감 자극 '오대호아트팩토리'

국내유일 활석광산 '활옥동굴'
투명카약 타고 내부호수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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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보 미륵대원지 "세 번은 물어봐야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효주가 충청도식 대화법을 설명했다. 한효주와 대학 동기인 '서울 촌놈' 이승기는 "속을 잘 모르겠다는 말이 있더라"며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한효주는 "(충청도 사람에게) 뭘 물었을 때 처음에는 거절한다. 그런데 거기서 그만하면 안 된다. 세 번은 더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같은 충청도 출신 이범수가 "한 번만 물어보면 '얘는 진심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 백제, 고구려, 신라…누구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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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보 미륵대원지 충주시 공무원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백제 땅이었다가 고구려 땅이 됐고 결국 신라 땅이 됐다. 함부로 발설했다가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충주는 4세기 이전까지 백제에 속했다. 고구려가 차지한 뒤 국원(國原)성으로 불렸다. 551년 진흥왕이 이곳을 점령한 이후에는 신라 영토 중원(中原)이 됐다. 우스갯소리로 글을 시작했지만 충주는 삼국시대 유적이 모두 남아 있는 역사도시다. 예로부터 한반도 중심으로 여겨졌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지리서 '택리지'에 "충주 목계는 경상도에서 서울로 가는 길이 좌도에서는 죽령을 지나서 이 읍을 통하고 우도에서는 조령을 지나 이 읍과 통한다. 읍이 경기도와 영남을 왕래하는 길의 요충에 해당하므로 유사시에는 반드시 서로 점령하는 곳이 될 터다. 실제로 온 나라의 중앙이 되어서 중국의 형주·예주와 같다"고 적었다.

충주를 차지하면 한반도의 전략적 거점을 차지해 기세가 올랐다. 물과 철도 중요한 충주의 자원이었다. 과거에는 육상 교통보다 해상 교통 활용이 높았다. 남한강이 지나는 충주는 뗏목에 물자를 실어 한강 하류까지 운송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고속도로와 다름없는 운송 수단이었다. 또 충주 주변은 철이 풍부해 철기 무기를 만들 재료를 얻을 수 있었다.

◆ 역사의 도시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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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섬 충주를 차지하기 위한 혈투는 모두 유적으로 남아 있다. 국내에 하나뿐인 고구려 비석 중원고구려비(국보 205호)가 충주에 있다. 고구려 비석은 현재 두 개가 발굴됐는데, 나머지 하나는 중국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다. 처음 중국 학자들이 광개토대왕비를 발견했을 때 매우 기뻐했다. 이런 큰 석탑은 당연히 중국인이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용을 보니 고구려비라는 게 확인됐다.

중원고구려비는 규모 면에서는 광개토대왕비에 못 미치지만 고구려가 신라를 지원해 왜구를 토벌한 기록이 새겨진 의미 있는 비석이다. 크기는 높이 2.03m, 너비 0.55m가량 되는 두툼한 돌기둥 모양이다. 충주고구려비전시관에는 웅장한 고구려의 세계관과 남하 정책을 상세하게 설명한 전시물, 한때 5만명에 달했다는 고구려 전사 개마무사 모형을 비롯해 볼거리가 많다.

신라 땅이 되자 신라 진흥왕은 가야 출신 우륵을 비롯해 경주의 귀족과 지방 호족을 충주로 이주시켰다. 그 흔적은 누암리 고분군의 230여 기 무덤에 남았다. 우륵은 탄금대에서 가야금을 탔다고 알려졌다. 탄금대는 남한강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병자호란 때 활약한 임경업 장군이 무술을 수련했다. 신립의 기병이 임진왜란 초창기 남한강을 뒤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장렬히 전사한 통한의 역사도 서려 있다.


◆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

신라의 흔적은 무엇보다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6호)이다. 충주를 차지한 신라 원성왕이 보폭이 비슷한 사람을 각각 남쪽과 북쪽 끝, 그리고 동쪽과 서쪽 끝에서 걸어오게 했다. 둘이 만난 자리에 탑을 세웠다. 현재는 탑 주변으로 공원을 조성해 충주시민의 휴식처가 됐다.

칠층석탑은 흔히 '중앙탑'으로 불린다. 탑 주변으로 중앙탑공원이 조성돼서 그렇다. 작년에 중앙탑 부근에 '지구에 불시착한 달'을 설치했는데 시민들 반응이 좋아 그대로 뒀다. 공원과 연결된 1.4㎞ 무지개 길은 조경대회 중계를 위해 설치했다. 그래서 처음에 중계도로라고 불리다가 밤에 조명을 쏘아 아름다운 야경을 선보인 이후로는 무지개다리가 됐다. 중앙탑공원 조정체험학교에서는 직접 조정을 체험할 수도 있다. 이 두 곳과 갈대가 무성한 비내섬까지 총 세 곳에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촬영했다. 면적이 무려 99만2000㎡인 비내섬은 갈대가 무성해 베어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최근에는 '차박' 여행지로도 입소문이 났다. 단 미군 훈련 땐 출입이 불가능하다.

◆ 재생 유산 1 - 오대호아트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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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호아트팩토리 역사도시 충주에서 과거 유산을 활용한 명소가 주목받고 있다. 옛 능암초등학교를 한국 1세대 정크아트 작가 오대호가 2019년 오대호아트팩토리로 만들었다.


폐타이어나 고철, 폐차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 정크아트라고 불리는 영역이다. 요즘에는 에코아트라고도 한다. 오대호아트팩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보는 전시시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계와 도구의 원리와 역할을 이해하고, 직접 만지고 만들며 느끼는 오감 체험 관광지다. 운동장에는 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가는 기괴하면서 귀여운 모양의 자전거가 가득하다. 그를 지켜보는 듯한 로봇은 어디서 본 듯한데 똑같지는 않다. 똑같이 만들면 저작권법상 송사에 휘말릴 수 있어서 그렇다. 실내에도 아이들이 돌리고 타고 만질 수 있는 작품이 가득하다. 고양이를 테마로 조성된 카페 '미야우', 작품이 전시된 공간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하다. 아트컬러링, 에코봇 체험·원데이 클래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유치원생 등 어린이 체험학습 장소로 인기다. 부모들이 아이들 성화에 못 이겨 수차례 데려오는 일도 허다하다.


아이들이 집에 갈 생각을 안 한다.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됐다. 윤승환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관광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가까운 여행, 건강한 여행, 즐기는 여행'이란 기치 아래 강소형 잠재관광지를 중심으로 권역 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재생 유산 2 - 활옥동굴

올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명소는 충주 활옥동굴이다. 활옥동굴은 1922년 일제강점기에 개발된 국내 유일 활석 광산으로 기록상 57㎞, 비공식 87㎞에 이르며 지하 수직고는 711m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18년 6월 폐광하면서 공장 문을 닫았다. 그 대신 철제 구조물과 원료 저장용 탱크를 유지하면서 내부를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 테마 동굴로 탈바꿈했다.


연중 12도로 여름에 찾으면 시원하고, 겨울에 가면 따뜻하다.

자연동굴과 다르게 천장에 붙은 종유석 같은 자연현상을 관찰할 수 없지만 최대 8000명의 광부가 일하던 흔적이 동굴 곳곳에 남아 있다. 갱도 구간은 전체 구간 중 800m를 개방해 리모델링하고 동굴 내부에는 각종 빛 조형물과 교육장, 공연장, 건강 테라피 시설, 키즈존 등을 마련했다. LED와 네온을 이용한 은은한 조명으로 동굴은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또 와인식초 발효 전시, 옛 광산 체험장, 동굴 보트장 등 활옥동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그중에서도 발길을 끄는 장소는 가장 깊숙한 지점에 있는 동굴 보트장이다. 2인용 혹은 3인용 투명 카약을 타고 카약을 즐길 수 있다. 물 깊이는 어른 허리 정도지만 물고기 떼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충추 =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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