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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Citylife 제748호 (20.10.06) BOOK

입력 2020.09.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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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 넷플릭스에는 부장님 결제가 없다 『규칙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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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지음 /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넷플릭스가 10년 만에 드라마틱한 역전을 펼친 비결을 헤이스팅스는 블록버스터에 없었던 한 가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 인재 밀도(Talent Density)를 기반으로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넷플릭스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09년 넷플릭스가 사내용으로 만든 ‘컬쳐 데크’는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트렸다. 127장의 슬라이드 중 “적당한 성과를 내는 직원은 두둑한 퇴직금을 주고 내보낸다. 우리에겐 새로운 스타를 맞이할 자리가 생겼다”는 항목이 있다. 이는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의 ‘심리적 안전’에 위배된다. 그는 혁신을 이루려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분위기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바뀔수록 혁신은 활발해진다.


그런데도 넷플릭스에는 휴가 규정과 확인 절차도 없다. 휴가 기간을 정해주지 않는 것은 월차 한 번 내기도 쉽지 않은 착취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인데 이를 특전인 양 포장한 것이다.

마이어 교수는 넷플릭스가 지나치게 남성적이고 호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들의 자유와 책임의 문화가 압도적 성과를 내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심지어 2018년 4만5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기명 조사에서도 넷플릭스는 ‘가장 행복한 직원’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 가장 놀라운 건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있으면서도 대여업에서 스트리밍으로, 추억의 콘텐츠를 팔던 회사에서 직접 만드는 회사로, 미국 내수 기업에서 19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변신했다는 점이다.

헤이스팅스는 마이어의 의문에 ‘실패가 만든 기업 문화’였다는 명확한 답을 건넨다. 그는 1991년 퓨어 소프트웨어를 설립했다. 능력 있는 직원이 출장비를 과다 사용하거나, 개를 데려와 양탄자에 구멍을 낸 적이 있었다. 이를 금지하기 위해 사내 규정을 만들자 통제를 싫어하는 창의력이 남다른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이로 인해 신속한 혁신이 불가능해졌다. 회사는 결국 변화에 적응 못했고 1997년 회사를 경쟁사에 매각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 넷플릭스에서는 규정 대신 자유와 혁신을 선택했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는 기업이 하루 아침에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헤이스팅스는 변화하는 조직을 위해 자유와 책임을 최우선 순위로 올린 것이다. 실제로 넷플릭스에는 의사결정 승인과 급여 등급도, 핵심성과지표도 목표관리법도, 성과급 보너스도 없다. 회사를 정글처럼 만들면서도 업계 최고 보수로 인재 밀도를 강화했다. 헤이스팅스에 따르면 일반적 결재 시스템에 비해 경비가 10% 늘었지만, 규정 없음으로 얻은 이득은 훨씬 크다고 공개한다.

▶코로나 시대, 뉴욕에서 40일간 살아남기 『쿼런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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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제 지음 / 마음의숲 펴냄 책의 제목인 쿼런틴(Quarantine)은 격리, 검역을 일컫는 말로,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가량을 감소시킨 흑사병이 대유행할 당시 베네치아 의회가 외부에서 입항하는 선박과 선원들을 40일 동안 격리 및 검역한 일에서 유래한 단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뉴욕에 거주하던 저자 부부에게도 들이닥쳤고, 바이러스의 감염부터 간호 및 자가 치료 과정, 격리가 끝나기까지는 우연하게도 40일이 걸렸다.


이 책은 그들이 코로나19를 직접 겪으며, 검사도 치료도 받을 수 없는 미국의 의료 상황 속에서 해열제만으로 이겨낸 생존기다.

아시안 유학생으로서의 사회적 약자였던 부부는 마비된 미국의 의료 시스템 앞에서 병원에도 집밖에도 나갈 수 없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냈는지, 어떤 약과 음식을 먹었는지, 부부 중 간호를 도맡은 쪽은 어떻게 확진자를 관리했기에 감염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상세히 기록했다.

이외에도 책은 적나라한 미국의 의료 실태, 팬데믹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재기, 종교 근본주의와 인종 차별 같은 사회 문제,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생활 치료 센터와 자가 격리의 시간까지 그 40일간의 기록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담았다. 저자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세계 변화에 주목한다.


기후 변화와 인수공통감염병, 제2의 팬데믹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며, 셧다운에 대비하는 방법도 일러준다.

[글 김슬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8호 (20.10.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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