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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맛까지 챙기는 호젓한 가을 여행-오감으로 느끼는 가을의 맛

입력 2020.09.25 10:24   수정 2020.09.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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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단풍이 물들고 산야가 다시 행락객들로 붐비기 전인 바로 지금이 호젓한 여행의 적기. 편안하고 안전하면서도 감성 충만한 여행지에 제철을 맞은 먹거리까지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양양 오색 주전골 트레킹과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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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언제 봐도 절경 그 자체인 설악산이지만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건 역시 가을이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물들기 전에 만나는 설악은 또 다른 멋과 풍광을 보여준다. 일 년 내내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신흥사 루트를 벗어나 오색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면 힐링이 절로 되는 치유의 숲과 길을 만날 수 있다. 양양의 가을에 오색 주전골을 빼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 주전골 트레킹은 설악의 기암절벽과 형형색색의 숲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도보여행 길이다. 전체 3.2km의 길지 않은 거리,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편안한 탐방로다.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오색약수, 오색석사, 독주암, 선녀탕, 금강문 그리고 용소폭포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설악의 절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주전골 트레킹과 함께 하면 좋을 먹거리도 있다. 양양의 가을에 빼놓을 수 없는 맛, 제철 자연산 송이다.


경북의 울진, 봉화와 함께 3대 자연송이 산지로 꼽히는 곳답게 지역 내에 유명한 송이요리 맛집들이 많다. 양양의 송이요리 맛집으로는 양양읍의 ‘송이버섯마을’과 ‘송림식당’, 손양면의 ‘송이골’과 ‘송이’가 있다.

▶서천 홍원항 일몰여행과 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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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전어가 생각나고, 전어하면 충남 서천이 떠오르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올 가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전어축제가 취소돼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그렇다고 서천 여행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 축제는 없어도 싱싱한 전어가 가득하고, 그것을 회와 구이, 무침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홍원항이다. 홍원항은 서해안에서 꼽아주는 미항으로, 새벽부터 밤까지 풍광 하나하나가 기가 막힌 매력적인 곳이다. 또 갓 잡아온 싱싱한 수산물이 거래되는 어시장의 활기와 바다낚시, 그리고 갯바위에 붙어사는 홍합과 굴 등을 채취해보는 재미와 즐거움으로 가득한, 낭만 여행지이다. 홍원항의 일몰도 압권. 항구의 서쪽, 해안에 닿아있는 나지막한 언덕으로 넘어가는 노을이 아름답기 그지없어 그것을 감상하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홍원항의 전어도 반드시 맛을 봐야 한다. 지금 이 시기의 전어는 지방질이 가장 풍부하고 뼈가 부드러워 맛이 그만이다. 홍원항 인근에 전어 요리집이 많지만 전어회에 깻잎 채와 들깨를 올려 내놓는 ‘너뱅이등대횟집’이 특히 유명하다.

▶청송 주왕산 산행과 달기약수 닭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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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명산 주왕산을 수놓는 붉은 단풍의 아름다움. 천하의 비경으로 꼽히는 연못 주산지의 가을은 또 어떤가. 주왕산 트레킹의 대표적 코스는 주방계곡을 걷는 길. 대전사를 출발해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을 걷다보면 주왕암, 학소대, 급수대, 시루봉을 지나 용추폭포와 절구폭포 그리고 용연폭포까지 마치 선계를 거니는 듯 황홀경에 빠진다. 주왕산 정상을 기준으로 반대편에 있는 절골계곡 코스도 좋다.


절골계곡을 따라 기암과 단애가 병풍처럼 이어지는 협곡 트레킹 코스는 약 3.5㎞ 정도. 데크를 걷고 다리와 계곡을 건너지만 길은 거의 평지처럼 쉽고 편하다. 주왕산에 가거든 달기약수로 끓인 닭백숙은 꼭 먹어봐야 한다. 철분이 많은 약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줘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된다. 거기에 인삼, 황기, 감초, 대추, 녹두 등의 보양 재료를 넣어 푹 고다가 닭이 알맞게 익으면 닭은 건져내고 죽을 쑤어 닭고기와 함께 먹는다. 이 닭죽은 위장병에 좋고 특히 몸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고 해서 최고의 보양식으로 쳐준다. ‘청송소나무식당’과 ‘해성’이 약수닭백숙으로 유명하다.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양양군, 서천군, 청송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8호 (20.10.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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