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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 ‘국제수사’ 2% 아까운 코믹극

입력 2020.10.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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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수사’는 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범죄에 휘말린 한 형사의 현지 수사극이다. 주로 묵직한 역을 많이 했던 배우 곽도원이 생애 첫 코미디 연기를 펼치고, 김상호, 김희원, 김대명 등 연기 귀신들이 모였다. 그런데 어쩐 일일까. 배우들의 연기로 감추기에는 개연성과 설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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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이의 평생 소원이라는 필리핀 여행으로 처음 비행기를 탄 강력팀 형사 ‘병수’(곽도원). 그러나 첫 여행의 단꿈도 잠시, 병수는 범죄 조직 킬러 ‘패트릭’(김희원)의 셋업 범죄에 휘말려 살인 용의자가 되어 쫓긴다. 현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현지 가이드이자 고향 후배 ‘만철’(김대명)과 함께 누명을 벗기 위한 수사에 나선 병수. 하지만 자신의 전 재산을 잃게 만들고 필리핀으로 도망간 어릴 적 친구 ‘용배’(김상호)까지 끼어드는 바람에 수사는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 ‘국제수사’는 실제 범죄 상황을 조작해 무죄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셋업 범죄’를 소재로 한다.


이 셋업 범죄에 주인공 형사가 걸려든다는 설정인데, 국제수사에 동네 형사가 끼어드는 데서 발생하는 코미디에 기대기엔 재미의 화력이 약하다. 한물간 ‘바닷속 보물’ 소재부터 시작해 ‘여름 휴가에서 생긴 일’이라는 플랫폼 안에 너무 여러 사건을 우연적으로 끼워 넣어 처음부터 덜컹거리는 데다, 그 넓은 필리핀에서 갑자기 병수의 눈앞에 짠 하고 등장하는 만철과 춘식, 마술처럼 등장하는 사우나 등 우연의 연속이 이어진다. 필리핀으로 여행을 가는 병수에게 횡령한 달러를 현물로 제공하는 강력반 팀과 병수의 초반 신은 히스토리가 없어 의아하고, 강력반 감찰 이야기는 영화 끝 무렵에 갑자기 눈 녹듯 사라진다.

병수는 강력반 형사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어설프기 그지없는 수사를 벌이고(심지어 민간인을 통해 현지에서 총을 구하며 탄환 개수도 확인하지 않는다), 억지스러운 충청도 사투리에 기대는 코미디에 1990년대 조폭 영화식 유머 문법도 어색하다.

이 와중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다.


‘변호인’, ‘곡성’, ‘강철비’, ‘남산의 부장들’, ‘강철비2: 정상회담’ 등에서 검사는 물론 안보수석, 중앙정보부장에 이르기까지 고위직 공무원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여 온 배우 곽도원이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 영화가 지루해질 즈음 탄탄한 연기력만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병수 아내 역의 신동미, 오랜 시간 다져 온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감옥과 수중 연기를 번갈아 해낸 김상호는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독창적인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이라는 점을 이번 영화에서도 증명한다. 병수의 수사 파트너가 된 고향 후배이자 현지 관광 가이드 만철 역을 맡은 김대명은 필리핀에 숨어 사는 사기꾼이 있다면 딱 저런 모습일 것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 낸다. 필리핀에서는 아무 효력도 없는 ‘대한민국 형사’ 자격을 내세워 여기저기 나서는 병수 때문에 자신까지 위협에 처할까 두려워 틈날 때마다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 어설픈 현지 가이드로,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처음부터 시작된 우연은 영화 끝까지 지속된다. 관객들은 그 때문에 용배가 보물 지도를 손에 넣게 된 계기, 필리핀 거대 범죄 조직의 보스까지 손쉽게 제거하는 정체불명의 킬러 패트릭(김희원)과 용배, 병수, 만철의 과거 등에 의문을 가지고 극장 문을 나선다. 필리핀 팔라완 코론섬의 이국적 풍광 외에 마닐라의 실제 교도소와 투계장, 카지노와 도심을 담아내는 등 필리핀에서 로케이션의 80%를 촬영했다. 러닝 타임 106분.

[글 최재민 사진 ㈜쇼박스, ㈜영화사 장춘]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0호 (20.10.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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