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문화

혼내기의 정석-바르게 꾸짖어야 제대로 먹힌다

입력 2020.10.15 15:36   수정 2020.10.17 08:47
  • 공유
  • 글자크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일수록 ‘반듯하게’ 키워야 한다. 따끔하게 혼을 낼 때도 있을 테고, 막강 애교에 흐지부지 무너질 때도 있겠지만, 흔들리지 않아야 할 원칙은 이거다. 단호할 것, 그리고 애정을 담을 것.

이미지 크게보기
반려견을 혼낼 때 지켜야 할 대원칙이 있다. 첫째, 현장에서 즉시 잘못을 인지시킨다. 통상 개의 기억력은 2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시간이 지난 뒤에 야단을 치거나, 두고두고 곱씹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가령 외출하고 돌아오니 개가 파헤쳐 놓은 쓰레기봉지와 오물이 집 안을 장식하고 있다면, 순간 “이게 뭐야!”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사랑의 매’를 들고 와 위협하거나 할 테다. 그러면 개가 몸을 낮추고 꼬리를 말아 넣고 흘끔거리며 눈치를 보겠지만, 그건 잘못을 뉘우쳐서라기보다 ‘이유는 모르지만 저이가 화가 났구나’ 싶어 눈치를 보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잘못된 행동은 현장에서 바로 훈육해야 한다.

둘째,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수리를 혼낼 때 자동으로 나오는 대사가 있다. “왜 이랬어?”나 “이러면 엄마가 힘이 들겠어, 안 들겠어?”나 “또 이럴 거야?”라며 사람 대하듯 다그치는데, 말을 하는 중에 스스로 실소가 나온다. 물론 목소리 톤이 높고 표정이 험악하기에 수리도 자신이 혼나는 상황은 파악한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건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메시지를 받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 조곤조곤 설득하고 동의를 끌어내겠다는 욕심은 접어 두고 짧고 분명하게 “안 돼”라고 말하자. 해도 되는 것과 해선 안 되는 것을 반려견이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셋째, 훈육의 일관성이다. 반려견의 동일한 행동을 두고 어떤 때는 웃으며 넘어가고 어떤 때는 심하게 혼을 낸다면, 반려견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같은 상황에서 반려인의 기분이 좋으면 “오늘만 특별히 봐줄게”라며 대수롭잖게 넘어가고, 반려인이 신경이 날카로울 땐 “오늘은 버릇을 고치고야 말겠어”라며 비장해지는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는 일관된 방식으로 훈육해야 한다.


가족이 여럿이면 서로 엇박자를 내지 않도록 지침을 공유하고 동일하게 실천해야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포인트가 있다. 훈육에서 체벌이 위주가 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외국의 진화 생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반려견 92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보상 중심의 훈련을, 다른 한 그룹은 체벌 중심의 훈련을 실시했다. 체벌은 소리를 지르거나 목줄을 당기고 실수를 반복하면 회초리로 때리는 식이었다. 연구팀은 훈련이 끝날 때마다 침을 채취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를 측정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예측대로 체벌을 받은 반려견들에서 높은 코르티솔 농도가 발견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분리 불안 증세를 보였다. 반면 보상 중심의 훈련을 받은 반려견들은 코르티솔 농도가 낮고, 낙천적이고 타인에 대해서 불필요한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박사는 “체벌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끊임없이 스트레스에 노출시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니 행동을 교정한다는 목적으로 큰소리로 야단을 치거나, 콧등을 때리거나, 목줄을 잡아당기거나, 가두어 놓거나 하는 것은 삼갈 일이다.

훈육에는 보상과 처벌을 적절히 활용해야 효과적이며, 가장 이상적으로는 긍정적 보상을 통해 기대되는 행동을 이끌어내고 강화하는 방식이 정답이다. 물론, 쉽지 않다.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 반려견이 기준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때 사회 속에서 원만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열쇠는 어김없이 반려인 손에 들려 있음을 잊지 말자.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0호 (20.10.20)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