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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뮤지컬 ‘베르테르’ 사랑에 목숨을 건 청춘에의 헌시

입력 2020.10.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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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롯데는 베르테르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격정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의 대상이다. 시를 사랑하는 순수함, 끊임없는 베르테르의 사랑에 흔들리는 마음, 과연 그녀의 어떤 것이 베르테르에게 큰 슬픔을 안겼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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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기간 ~2020년 11월1일

-티켓 VIP석 14만 원, R석 12만 원, S석 8만 원, A석 6만 원

-시간 화·목·금 오후 8시 / 수 오후 3시, 8시 / 주말·공휴일 오후 2시, 6시30분

-출연 베르테르-엄기준, 카이, 유연석, 규현, 나현우 / 롯데-김예원, 이지혜 / 알베르트-이상현, 박은석 / 오르카-김현숙, 최나래 / 카인즈-송유택, 임준혁

창작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 지 벌써 20년. 그동안 많은 공연을 통해 30만 명의 관객을 감동시킨 ‘베르테르’가 이 가을, 다시 찾아왔다. 5년을 기다린 관객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이 작품의 완벽하게 보강된 출연진이다. 원멤버로 섬세하고 감성 깊은 베르테르를 보여 준 엄기준, 풋풋하면서도 더 깊어진 감성의 규현은 물론이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심을 사로잡는 카이, 순수하고 설레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아이콘 유연석, tvn ‘더블 캐스팅’의 최종 우승자인 떠오르는 신예 나현우가 합세해 그야말로 다채로운 베르테르의 고뇌를 보여 준다.


이에 싱그러운 매력의 소유자 김예원, 깊은 감수성의 전달자 이지혜의 롯데 역시 베르테르의 불 같은 사랑을 한몸에 받기에 충분한 분위기와 역량을 펼친다.

어느 날, 시골 마을을 찾은 베르테르는 인형극을 하며 신비한 모험에 들뜬 법관의 딸 롯데의 싱그러움에 단숨에 매료된다. 롯데는 시에 공감하는 베르테르에게 유대감을 느낀다. 시간이 갈수록 베르테르는 롯데를 향한 사랑을 확신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어 베르테르의 마음이 무너진다. 알베르트는 롯데와의 평화로운 사랑과 삶을 지키려 하고, 베르테르는 차마 그들의 행복을 지켜볼 수 없어 떠난다. 베르테르는 한 공사관의 비서 일을 하지만 그 공사관의 괴팍하고 신분 제도에 몰입된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8개월 만에 그만둔다. 물론 베르테르는 한순간도 롯데를 잊지 못한다. 베르테르는 다시 롯데를 찾아 발하임으로 돌아온다. 베르테르의 열렬한 구애에 마음이 흔들리는 롯데,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채고 강하고 차갑게 베르테르를 대하는 알베르트. 베르테르의 갈등과 상심은 나날이 깊어 간다.


단테, 셰익스피어와 함께 ‘3대 시성’으로 불리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1774년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다. 당시 25세의 청년 괴테가 7주 동안 쓴 이 서간체 형식의 소설은 유럽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다. 작품 속에서 베르테르가 입었던 푸른색 연미복과 노란색 조끼는 젊은이들이 애정하는 아이템이 되었고, 베르테르의 비극적인 슬픔에 공감한 많은 젊은이가 모방 자살을 감행했다. 물론 이 소설은 단순히 젊은이들만의 것은 아니었다. 귀족은 물론이고 당대 유럽 사회의 주류층도 이 소설에 열광했다. 1775년, 소설은 출판 금지 조치가 단행되었지만 2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베르테르는 슬픈 우상처럼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다. 괴테의 섬세하고 화려한 문체로 장식된 이 소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베르테르와 알베르트의 관계, 베르테르가 당시 느꼈던 사회 모순 등이 아름답고도 철학적인 문체로 쓰여 있다. 즉,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인 것이다.

11인조 챔버 오케스트라의 감성적인 연주가 매우 인상적인 극은 특히 베르테르의 마지막 순간을 직접적인 죽음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보여 준다.


이 역시 사랑을 갈구하다 생을 마감한 한 젊은이를 위한 배려처럼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을에 딱 알맞은 극은, 상투적이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목이 마른 베르테르의 애달픈 연시’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CJ ENM]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0호 (20.10.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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