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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술계의 새바람-경험을 디자인하는 미디어 아트

입력 2020.10.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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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도 영상이 주름잡는 시대가 왔다. 상호 교감까지 가능한 3D 미디어 아트는 그 존재만으로도 새롭다.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체험형 디자인’은 미술 전시의 새 길을 여는 중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다면 당할 자가 없을 정도다.

코로나로 미술계의 한숨이 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미디어 아트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갤러리에 모여 작품을 감상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와중에도 선전 중이다. 선진 테크놀로지의 미래 지향적 분야기는 해도 최근 이렇게까지 주목받는 이유를 추릴 수 있겠다. 일단 지금이 ‘영상 시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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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전시 중인 ‘팀랩: 라이프(teamLab: LIFE)’ 2. 큰 호응을 얻은 아티스트 유닛 ‘에이스트릭트(a’strict)’의 ‘스타리 비치(Starry Beach)’ 미술계가 아무리 보수적이라 해도 현 소비자 언어인 영상을 매개로 하지 않을 순 없다. 또 ‘자극적’이다. 코로나 블루 시대의 대중은 스트레스로 급체한 상태다. 그런 면에서 이 자극은 대중의 우울감을 치유하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일체 몰입 체험형’이라는 점이 강력한 인기 요인이다.


기존 전시가 정적인 감상에 지나지 않았다면 미디어 아트 전시는 상호 교감이 가능한 ‘체험형’이다. 파도가 나를 덮치고, 나뭇잎이 손끝에서 피어 오르고, 꽃잎이 비처럼 떨어지는 광경. 기껏해야 컴퓨터로 구현한 허상 혹은 장난이라 폄하하는 주장은 시대에 뒤떨어진다.

대중적 미디어 아트의 시위는 이제 막 당겨졌을 뿐이다. 앞으로 행보가 얼마나 거침없을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최근 관객의 마음을 자극한 전시의 면면과 대중의 호응을 보면 알 수 있다. 8월 한 달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군(코로나 중에도 줄을 서서 관람한) 미디어 아티스트 유닛 ‘에이스트릭트(a’strict)’의 ‘스타리 비치(Starry Beach)’. 국제갤러리의 새로운 시도가 먹힌 셈이다. 관객들의 발을 적시는 거대한 포말과 6m 높이의 파도는 현실을 잊게 하는 판타지였다. 리안갤러리에서 10월 말까지 선보이는 설치 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주디 크룩(Judy Crook)’ 시리즈 역시 자연과의 몰입을 극대화했다.


나무가 푸른 잎을 무성하게 피우고 열매를 맺고 낙엽을 떨구는 과정을 바라보는 관객은 그 섬세한 빛과 시간 속으로 빠져든다.

뿐만 아니다. 미디어 아트의 인기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대형 전시로 이어졌다. 일본 디지털 아트 그룹 팀랩(teamLab)의 ‘팀랩: 라이프(teamLab: LIFE)’전.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 엔지니어, 수학자, 건축가 등으로 구성된 팀랩이 추구하는 주제는 ‘인간과 자연’이다.

이번 전시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영상 속 자연과의 인터액티브 기능이 핵심이다. 꽃들은 사람들의 터치에 반응해 시들고 사라졌다 다시 피어난다. 관람객이 손을 대면 동물들은 소리를 내며 사라진다. 광활한 공간을 뒤덮은 영상은 화려함의 극치고, 그 안에서 상호 교감하는 몰입감은 경이로운 신세계를 선사한다. 제주 애월에도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 ‘아르떼’가 막 개관했다. 에이스트릭트(a’strict)의 작품관이다. 아르떼뮤지엄은 ‘시공(時空)을 초월한 자연’을 주제로 한다.


향기와 소리를 더해 공감각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예술이란 ‘낯설게 보기’란 브레히트의 말처럼, 미디어 아트의 진화는 ‘낯설다’. 공감각, 교감, 3D, 시공의 변환 같은 요소를 장착한 미디어 아트 전시 디자인은 그 낯섦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중이다. 이미 대다수 대중은 멈춰 있는 것들에 호기심을 잃은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처럼 움직이는 작품은 대중의 마음을 얻는 유일한 비책이 될 수도 있겠다. 어쨌든 현재 상황은 그렇다.

[글 안성현(문화평론가) 사진 팀랩, 국제갤러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50호 (20.10.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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