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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옛 국군광주병원서 1980년 5월을 기억하다

전지현 기자
입력 2020.10.18 16:43   수정 2020.10.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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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5·18 40주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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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군광주병원 성당에 설치한 일본 작가 시오타 지하루 작품 `신의 언어`. 스러져가는 옛 국군광주병원은 1980년 5월을 기억한다. 계엄군에 끌려온 시민들의 상처와 비명을…. 치료 과정 중에도 취조를 당하고 죽어간 사람들의 넋은 40년이 지나도 할 말이 많지만 폐허 속에 침묵으로 묻혀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위촉한 예술가들이 희생자들 영혼을 기억하고 치유하는 작품을 이곳에 펼쳤다. 일본 설치미술가 시오타 지하루는 본관 성당 전체에 검은 실과 성경 낱장들로 복잡하게 작품 '신의 언어'를 엮어냈다. 지난 15일 오후 낡은 창문을 통해 약간의 빛이 스며들지만 어두운 이곳은 엄숙한 무덤 같으면서도 엄마 품처럼 아늑했다. 작가가 성당에 머물고 있는 기억과 공명하기 위해 만든 작품으로 16세기 일본에서 핍박받은 초기 기독교 신자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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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르 아티아 설치 작품 이동하는 경계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부모를 둔 작가 카데르 아티아는 트라우마를 조명하는 영상·설치 작품 '이동하는 경계들'을 펼쳤다. 2018년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장에 설치됐으나 이번에 국군광주병원으로 옮겨 왔다. 낡은 의자에 앉은 의족 두 개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병원 옆 국광교회 천장에 매달려 있는 마이크 넬슨 설치작 '거울의 울림'은 2018년 광주비엔날레 설치작으로 지금까지 관람객을 맞고 있다. 1980년 5월 국군광주병원 곳곳에서 당시 사람들을 비춘 거울 60여 개를 모아 만든 작품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오늘날 관람객에게 그날의 참상을 증언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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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넬슨 설치작 거울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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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탄흔이 남아있는민주평화기념관 3관. 이번 전시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메이투데이(MaytoDay)'의 일환이다. 지난 1년여간 대만, 서울, 쾰른에 이어 광주에서 총정리하는 전시다. 11월 29일까지 옛 국군광주병원 외에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등에서 14개국 86명(팀)의 작품 330여 점을 펼친다. 로터스갤러리에서는 광주의 울분을 새긴 목판화 200여 점이 눈길을 끈다. 그날의 탄흔이 아직도 패여 있는 5·18민주평화기념관 3관에는 2014년 광주비엔날레 전시작인 임민욱 작가 '채의진과 천 개의 지팡이'가 전시돼 있다. 1949년 발생한 문경 석달마을 민간인 집단학살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했던 채의진 선생이 만들었던 지팡이들이 바닥에 깔려 있다.


싱가포르 출신 호추니엔은 동학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까지 이어져온 민주화운동의 궤적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편집한 영상 작업 '49번째 괘'를 ACC 문화창조원 5관에서 공개했다. 임흥순 감독의 '좋은 빛, 좋은 공기'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어머니들과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에 저항한 5월 광장 어머니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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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욱 작가 채의진과 천 개의 지팡이. [광주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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