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문화

미디어와 건축을 결합한 건축가 이토 도요(上)

입력 2021.01.14 06:01   수정 2021.01.14 07:17
  • 공유
  • 글자크기
[효효 아키텍트-69] 이토 도요(Ito Toyo·伊東豊雄·1941~ )는 1941년 서울(경성)에서 태어났고 1965년 도쿄대 공학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작품으로 제출한 '도쿄 우에노 공원 리노베이션 계획'이 최고 졸업작품상을 받았다. 졸업 후 기쿠타케 기요노리 사무실(Kiyonori Kikutake&Associates)에서 근무했다. 1971년 도쿄에서 '어번 로봇(Urban Robot)'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1971년 첫 번째 프로젝트 중 하나는 나무 골조 구조에 외피를 알루미늄으로 감싼 'Aluminum House'로 불린 도쿄 외곽의 주택이었다. 이토 초기 작품 대부분이 주택이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이토 도요 설계작 메이소 노 모리 시립장의홀(2006) /사진=프리츠커상 위원회 홈페이지 1976년 미망인이 된 누이와 조카들을 위해 지어준 도쿄 신주쿠 주거단지 'U자 집', 일명 '화이트 유(White U)'가 이토 건축물에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누이는 조용하게 세상과 거리를 둘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가족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집을 원했다.


추억이 깃든 강한 장소성을 가져야 했으며, 가족들이 정신적으로 닻을 내릴 수 있는 곳, 고립된 유토피아가 되어야 했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창이 없는 외벽은 밖으로는 폐쇄적이고 안으로는 열려 있는 U자 형태의 집이 되었다.

1979년 자신의 이름을 딴 건축사무실(Toyo Ito&Associates, Architects.)로 이름을 변경했다. 세지마 가즈요(Kazuyo Sejima·1956~ )는 대학원 졸업 후 이토 도요 설계사무소에 입사해 6년간 근무하고 1987년 독립한다. 1995년 세지마는 이시자와 류(Ryue Nishizawa·1966~ )와 함께 사나(SANAA·Sejima And Nishizawa And Associates) 건축사무소를 설립했다. 이시자와 역시 이토 도요 사무소 출신이다. 세지마와 이시자와의 스승이자 선배인 이토 도요는 이들보다 늦게 프리츠커상을 수상한다.

요코하마 '바람의 타워'(1986)는 버스 정류장 옆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쇼핑센터의 통풍과 물탱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존 타워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이 타워의 입면은 타공 철판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재료는 작은 구멍 때문에 어두운 쪽에서는 밝은 쪽이 보이고, 밝은 쪽에서는 은색의 불투명한 재료처럼 보인다.

보행자 입장에서 이 타워는 타원형 실린더 형태의 은색 구조물로 보인다. 밤에는 타공 철판 안쪽에 만들어진 조명기구가 빛을 내면서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구조물이 된다. 조명기기들은 타워 주변 바람 방향이나 세기에 따라 다른 빛을 연출한다.

이토 도요는 '바람의 계란'(1991)에서 계란 모양으로 된 타공 철판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낮에는 쇠로 만든 계란 모양이 되고 밤에는 투사되는 이미지로만 보인다. 건축 표면에 이미지가 투사되는 순간 건축적인 매스의 존재가 없어진다. 대신 건축물은 투사된 영상 정보가 된다.


야쓰시로 시립 박물관(1991)은 구마모토현 'Artpolis' 제도의 일환으로 설립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이토 도요가 선택된 것은 인근에 역사적인 Shohinken 빌라와 야쓰시로 성터 유적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현대적인 작업과 하이테크적 디자인과 대비되어 매우 모험적이었다. 이토는 매끄러운 유리 구조물과 물결치는 철제 캐노피를 이용한 설계를 진행했다. 경쾌한 곡선형 지붕과 유리라는 소재를 사용해 내부와 외부 공간의 일체감을 추구했다. 건축가 구마 겐코는 "서양 건축의 전형인 '육중함과 강함'에 대한 비판일 뿐만 아니라 '일본 전통' 건물을 단순화하여 정수만을 남겨놓았다"고 호평한다.

이토의 건축은 '센다이 미디어테크'(2001) '오모테산도 토즈(TOD'S) 빌딩'(2004), '다마 미술대학 도서관'(2007)에서 드러나듯 사용자에게 개방적이고, 자연 친화적이며 공간적 경계가 흐릿한 게 특징이다.

일본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미야기현 센다이 중심부에는 눈에 띄는 투명한 유리박스가 있다. 센다이 미디어테크(Sendai Mediatheque·SMT)는 지하 2층~지상 7층의 복합문화시설이다.


이토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2013년, 가장 자랑스러운 건축물로 센다이 미디어테크를 꼽았다. 이 건축물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버텨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대지진 당시 이 건물의 슬래브는 만취한 사람의 머리처럼 휘청거렸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며 "주변 다른 건물들이 처참히 무너지는 가운데 구조의 놀라운 완성도를 증명해낸 것"이라고 평했다.

건축 입면에 사용한 유리가 주변의 모든 거리 풍경을 반사하고 투명해 외부의 거리와 건물 내부가 마치 경계 없이 연속된 공간같이 느껴진다. 건축물의 외피가 경계를 흐리게 함으로써 공간의 시각적 확장이 일어난다. 로비는 텅 빈 채로 안내와 카페만 한쪽 공간을 차지한다. 입구에 가까이 있는 계단은 유리박스 안에 담겨 있다. 반대쪽 엘리베이터도 원통형 철골 구조 안에서 움직인다. 기능에 꼭 필요한 계단 등 건물 코어를 빼고 나머지는 빈 공간이다.


커다란 기둥 대신 기둥을 잘게 쪼개서 다른 프로그램이나 공간을 만드는 벽으로 사용해서 마치 기둥이 없는 듯한 건물을 만들었다. 이런 강철 튜브 기둥 13개는 바닥에서 시작해 각 층을 관통하며 나뭇가지처럼 올라간다. 기둥 4개는 내진의 구조 역할을 하고 9개는 건물 자체 무게를 담당한다. 이 튜브 같은 기둥과 슬래브에는 총 6000t의 철이 소요되었고, 용접하는 데만 1년 반이 걸렸다. 외부에서 내부로의 투명성은 이런 내부 디자인으로 연결되어 현상학적 공간을 확장한다.

[프리랜서 효효]

* 참고자료 : 리코플러스 블로그. 정태종 블로그, 건축가 유현준 칼럼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