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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절 맞춤 여행] 얌전하게 일박 이일

입력 2021.02.08 20:39   수정 2021.02.0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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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레 하룻밤을 예약하고 조용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 이 와중에 심신에 양식을 채워올 수 있는 여행지가 어디 있을까? 폭발 직전인 스트레스를 풀어나갈, 그러면서도 나와 나의 가족 그리고 타인의 안전을 배려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참 좋겠다. 『시티라이프』에서 그 소망을 담은 곳들을 소개한다. 혼자, 혹은 4인 이하의 가족이 조심스럽게 시간을 들여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다. 서울 혹은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 거리의 장소들로만 모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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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오래된 골목 속으로

마음의 독이 쌓일 때,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고요한 여백에 기대게 된다. 도시 한복판에 과연 그런 곳이 있을까 싶을 때 기웃거리게 되는 곳은 바로 강북의 오래된 골목이다. 각자도생, 고군분투로 한 해를 맥없이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생기와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우리의 이런 마음을 읽기나 했는지 서촌, 후암동 등지의 오래된 가옥을 힐링 콘텐츠로 가득 채운 독채 스테이가 반갑게 손을 흔든다. 켜켜이 쌓인 근심과 묵은 마음의 때를 벗겨내고 다만 잠시 몇 시간만이라도 쉬어갈 수 있는 곳.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조심조심 조용조용 운영하는 배려 넘치는 곳들이다. 땅의 역사가 깊은 곳이라 숙소 근처 문화 콘텐츠가 풍부해 간만에 유유자적할 수 있는 골목을 끼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북촌 디귿집에서의 명상
디귿집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다. 안국역에서 내려 북촌 한옥마을을 걸어 올라가면 가회동 전망대 골목 안 깊숙한 곳에 디귿집이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한옥마을 정거장에 내려도 되지만 안국역에서 북촌까지 거슬러 오르는 길이 아름다우니 꼭 걷기를 권한다. 가장 추천하는 코스는 안국역에 내려 원서동 창덕궁 돌담을 따라 걷다가 계동 중앙고등학교 거슬러 오르는 고즈넉한 코스다. 만약 차를 가지고 왔다면 계동 현대 사옥에 일일 주차를 한 후 같은 코스를 걸으면 된다.


도보로 20분 정도 되는 이 거리는 오래된 주택들과 작은 상점들이 나란해 마치 198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듯 서정적이다. 디귿집에 도착해 대문을 열면 바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매일 보는 하늘이라도 ‘ㄷ자’로 꺾인 한옥이 만들어내는 사각 풍경은 신이 내린 선물처럼 느껴진다. 이제 디귿집에서의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골목 안에 새 둥지처럼 자리해서인지 들어서는 순간부터, 새로운 세상에 입장했다는 흥분으로 온몸을 떨려온다.

디귿집은 80년 된 한옥을 개조한 언덕 위의 집인데 일반적인 한옥 스테이에 비해 꽤 널찍한 50평(약 165㎡) 규모다. 이곳이 특별한 것은 얼마 전부터 코로나시대의 우리를 위로하기 위한 ‘명상’ 콘텐츠로 공간을 리뉴얼했기 때문이다. 툇마루에 앉아 숨을 고른 후 몸을 돌려 들어선 실내는 아름답다. 대청마루엔 나지막한 찻상이 놓여 있어 밖을 내다보며 차 한 잔 하기에 좋다. 이어지는 부엌과 침실과 욕실은 어느 하나 정갈하지 않은 구석이 없다. 세련된 공간은 한옥의 여백과 현대적인 기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씻긴다.


여기에 지친 마음에 명상을 더하기 위해 준비된 작은 배려들이 세심하다. 자연을 축소해 실내에 들인 분재들, 자체 제작한 자연의 향인 인센스와 향수, 차분하고 조심스런 다기들이 어우러져 디귿집은 자발적인 명상 센터가 된다. 2개의 침실과 아름다운 욕실도 휴식의 감도를 높인다. 사각거리는 침구, 최고급 호텔을 방불케 하는 욕실까지 신경을 거스르는 것 하나 없이 차분하고 쾌적하기만 하다. 마루 한편엔 히말라야 싱잉볼 등 명상 악기도 준비돼 있으니 명상이나 요가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용해 봐도 좋겠다. 명상 프로그램도 사전 예약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입실 시간을 사전 공유하면 그 시간에 맞춰 진행해주는데 1시간10분 코스로 명상 악기를 이용한 명상 시간과 다도 시간을 즐길 수 있다(숙박비 외 15만 원의 추가 요금이 필요하다). 현재 디귿집은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기준 인원 4인 이하로 운영된다.


독채 전체를 대관하며 평일 기준 일박 37만 원, 주말 기준 47만 원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2길 35-3 운영 시간 체크인 15:00, 체크아웃 11:00

▶주변 즐길 거리

▷보통 북촌을 가면 한옥 전망대에서 사진 찍고 경복궁 방향으로 기수를 돌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와 블루보틀 카페, 현대미술관 찍고, 경복궁 산책으로 마무리 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물론 이 코스도 훌륭하다. 하지만 아직은 코로나 시대. 좀 더 인적 드물고 한적한 골목으로 여행의 키를 틀면 어떨까.

디귿집에서 온전히 밤을 보내고 느지막이 일어나 차 한 잔하고 11시경 체크아웃을 하면 갈 데가 있다. 어제 왔던 길을 천천히 거슬러 내려가며 몇 군데 들르면 된다. 바로 원서동 고희동가옥과 그 주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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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동 고희동 가옥 방문은 국내 최초 서양화가의 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이다.

▷고희동 가옥

중앙고등학교를 지나 원서동 창덕궁 돌담길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면(이제 쭉 내리막이다) 마을버스 정류장이 하나 나오는데, 이름이 빨래터다. 이 정거장 표지판을 담장에 품은 집이 바로 고희동 가옥. 춘곡 고희동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화를 전공한 화가다.


그가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1918년에 직접 설계해 지은 이 목조 한옥은 지금 봐도 우아하다. 정면 7칸, 측면 2칸의 너른 가옥은 아름다운 정원을 품어 입장객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기본 한옥의 정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긴 복도, 개량된 부엌과 거실 등 일제 강점기의 일본식, 유럽식 정서가 결합된 주택 구조를 보여준다. 주택의 가치와 역사성도 중요하지만 이 가옥을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희동 선생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고희동 화백의 다양한 작품과 그의 작업실이 재현돼 있다. 1월19일부터 재개관해 코로나 방역 수칙 하에 운영되고 있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5길 40 고희동 가옥 운영 시간 10:00~18:00(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빨래터와 txt.카페

창덕궁 외삼문 우측에 있는 빨래터는 조선시대 도성 내에 있던 유명 빨래터 중 하나다. 고희동 가옥을 끼고 들어서면 그 안쪽 골목 끝이 빨래터다.


이 작은 골목 안에 작은 한옥과 오래된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고즈넉한 골목을 한바퀴 돌고 나오면 다시 고희동 가옥 앞. 그곳에 자그마한 카페가 있다. 이름에서 아날로그의 향기가 훅 끼쳐오는 텍스트(txt.) 카페. 이곳에서 핸드드립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 해 입구 야외 벤치에서 숨을 고르면 그렇게 커피가 달디 달 수 없을 것!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121 운영 시간 11:00~19:00(일,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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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은 언제 가도 그 아름답다. 518년 역사 속에 쌓인 아름다운 나무와 건축물들은 도심 속 보물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궁궐은 궁궐대로 원형에 가깝게 보존이 된데다 산책로가 길고 아름다워 언제 가도 힐링이 된다. 이미 가봤던 이라도 원서동 산책 중 그냥 스쳐 지나긴 아쉬운 곳. 후원 산책을 하려면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해야하니 적어도 일주일 전에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다. 지금은 도슨트 프로그램은 중지된 상태, 홀로 조용히 걷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운영 시간 09:00~17:30(입장 마감 16:30, 월요일 휴궁)

입장료 성인 3000원, 소인 1500원

후암별채에서의 반나절 그리고 서울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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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만을 위한 휴식 공간. 반신욕, 독서, 낮잠, 음악감상, 커피 타임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남산 아래 후암동은 다닥다닥 붙은 붉은 빌라와 오래된 주택들이 모인 곳이다. 남산과 이태원으로 이어지는 지역인데다 빈티지한 골목의 매력 때문에 손맛 좋은 이들의 가게들이 구석구석 숨어있다. 요즘 같은 시절에 이곳을 탐험하며 맛집 순례를 하라고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는데, 그곳에 진정 한 사람만을 위한 휴식 공간이 있어 마음을 잡아 끈다.


이름하여 후암별채. 단 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다섯 시간짜리 독채다. 반신욕을 즐길 수 있는 욕조와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도구, 낮잠을 잘 수 있는 라운지 체어, 성능 좋은 블루투스 스피커, 질 좋은 쿠션을 갖춘 아름다운 공간이다. 작고 좁지만 세련된 인테리어로 공간을 분리해 편안함을 준다. 이용은 오후 한 시부터 가능한데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품고 가면 딱 좋다.

사실 이곳은 후암동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펼치는 도시공감협동조합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이다. 그들은 후암 주방, 후암 거실 등 후암동 일대에 다양한 공유 공간을 기획했다. 필요할 때 일정한 비용을 내고 신청하면 쓸 수 있는 공간이다. 이중 하나인 후암별채는 후암시장 건너편 67년 된 낡은 주택을 고쳐 꾸민 것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디자인 감각으로 무장한 젊은 건축가의 원룸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먼저 이용해야 할 시설은 타일로 장식된 단정한 욕조. 따뜻한 물을 받고 선반에 준비된 히말라야 목욕 소금을 녹여 심신을 녹이면 된다. 이때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 좋아하는 곡을 틀어두길! 배스 타임 후엔 라운지 체어에 누워 책을 읽거나 준비해간 와인 한잔을 해도 좋다. 사실 아무 것도 준비 안해도 된다. 책과 커피가 준비돼 있으니까 말이다. 일인 이용 시설이라는 걸 명심하자.

위치 서울시 용산구 후암로35길 39 운영 시간 매일 13:00~22:00

가격 평일(월~목) 4만9000원, 주말(금~일) 5만6000원

▶주변 즐길 거리

▷서울로 겨울 축제 ‘눈꽃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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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는 지금 반짝이는 별빛 축제다. 사실 올라서서 보는 야경만으로도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다. 후암별채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나면 오후 6시경.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길을 나선다. 후암시장을 빠져 나와 서울역을 향해 방향을 틀어 20분쯤 걷다 보면 서울로가 나온다. 가는 동안 수시로 마주치는 꽃집, 밥집, 옷집 모두가 정겹지만 날이 쌀쌀하니 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드디어 마주한 서울로는 루미나리에를 연상케 할만큼 화려하다. 서울로 7010의 방문객들이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좋고 귀한 일들이 많기를 바라며 준비한 특별한 신년 조명 행사다. 서울로의 나무, 난간 등 구조물 전반에 조명을 설치해 가는 길을 밝혔다. 설치된 조명이 워낙 많고 화사해 걸음걸음마다 셔터를 누르게 된다.


정신 없이 기념 촬영을 하며 걷다 보면 놀이공원에 온 듯 동심에 젖게 되기도. 문득 주위를 둘러보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서울 도심의 화려한 야경이 장관을 이룬다. 간만에 모든 근심을 털어내고 화려한 조명에 몸을 맡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2월28일까지 진행되는 화려한 겨울 밤 페스티벌이다.

원주 치악산 아래 빨간지붕 독채와 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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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향 그윽한 이층집, 불멍이 가능한 화목난로, 창박엔 치악산. 더 바랄 게 없는 공간인 빨간지붕. 원주는 강원도이지만 서울에서 멀지 않아 훌쩍 떠나기 좋은 곳이다. 운전대를 잡고 한두 시간가량 좌우로 내달리는 산세를 감상하다 보면 헝클어진 마음이 좀 추스려진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원주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30분가량 걸리니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버스로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원주에서도 신림면, 치악산 바로 아래 산골에 빨간지붕 민박이 있다. 서울에서 귀농한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이곳의 집을 얻어 살림도 하고 카페와 숙박업도 하는 집이다. 실제로 빨간 지붕이 덮힌 이곳은 세월의 더께가 덮인 소박한 주택. 부부가 꾸민 집은 마음이 편해지는 시골 외갓집 같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손때 묻은 원목 가구가 공간에 온기를 채운다.


특히 독채로 운영되는 만델링은 화목난로가 거실 한가운데 자리한 2층집으로 꿈에 그리던 별장 라이프를 꿈꾸게 한다. 따스한 마룻바닥에 누워 낮잠을 자거나 난로에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책을 읽기 좋은 곳인데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어도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편안하다. 산골이다 보니 근처 개울가나 동네를 산책하면 좋다. 산골의 밤이 길어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차 한잔 마시는 것만으로 세상을 긍정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하룻밤을 지낸 다음날 아침, 텃밭 브런치 밥상을 받아 들면(물론 하루 전날 예약을 해야한다) 남부러울 것이 없다.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하면 1박 기준 28만 원선.

위치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성남로 262

▶주변 즐길 거리

▷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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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는 오르는 길도 아름답지만, 막상 도착해서 내려다보는 치악산이 그야말로 예술인 곳이다. 빨간 지붕에서 치악산 상원사를 가려면 한 시간 남짓 걸어야 한다. 상원사는 치악산 남대봉(1182m) 기슭에 있는데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하다. 워낙 아슬아슬한 비탈에 자리해 도착하면 시야가 확 트여 기도가 절로 나온다. 게다가 이곳은 치악산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은혜 갚은 꿩 이야기’가 유래된 곳이라 이 산 전체의 뿌리가 된 의미 있는 장소다. 워낙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오르는 길 역시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날이 궂거나 눈이 많이 쌓인 날이면 오르기 위험할 수도 있어 겨울철이라면 날씨를 꼭 확인해야 한다.

▷뮤지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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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산에 들르는 건 조용히 명상을 하는 기분이다. 보통의 미술관과는 그만큼 다른 곳이다.


뮤지엄 산은 숙소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문화 갈증이 심한 상태라면 원주에 온 김에 꼭 들러야 할 곳 일순위다. 뮤지엄 산은 사계절 환상적인 풍광을 품어 언제 가도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인데 겨울의 풍광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먼저 야외가든만 둘러봐도 좋다. 멀리 보이는 겨울 풍광을 감상하며 야외 정원과 조각을 둘러보는 시간을 보낸 후 페이퍼 갤러리, 청조갤러리를 둘러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이 가진 특유의 고요함에 오묘한 빛의 리듬이 어우러져 도심의 번잡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명상관은 따로 예약을 해야 하고 코로나 와중에 수시로 운영이 바뀌니 늘 사전 문의가 필요하다.

위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운영 시간 뮤지엄 10:00~18:00 관람료 (기본 뮤지엄)

성인 기준 1만9000원

공주 한옥마을에서의 소박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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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 둘레길은 아침 산책로로 그만이다, 한옥의 운치, 뜨끈한 온돌이 몸과 마음을 녹이는 한옥마을. 서울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드라이브 코스에, 긴 산책로가 있는 공주. 노릿한 겨울 햇살을 뒤로 하고 운전대를 잡으면 금세 도착할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까지 드는 고장이다. 사실 요즘 같은 시절이라면 반나절 여행으로도 감지덕지다. 하지만 공주까지 내려온 김에 밤 시간까지 여유 있게 챙기고 싶다면 한옥마을이 그만이다. 굳이 짐을 챙길 필요도 없다. 가볍게 산책하다 하룻밤 머물면 되는 곳이다.


고즈넉한 공주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금세 마음이 편안해지며 이곳에 마음을 기대게 된다. 소나무와 삼나무가 그득한 마을. 어디를 둘러봐도 뾰족한 것, 높은 것 하나 없는 마을. 골목골목 한옥의 운치로 가득한 이 마을엔 도서관, 전통 공예 체험공간, 50여 개의 숙박 시설이 자리했다. 지금은 코로나로 공동 시설 운영을 제한하고 숙박시설도 2/3 이하로 운영하고 있어 더욱 고즈넉하다.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참으로 건강한 경험이다. 소나무, 삼나무로 지어진 집 안에서 전통 난방인 구들장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랫목은 뜨끈하고, 윗목은 시원해서 머리까지도 맑아진다. 허리와 온몸을 지지며 하룻밤 자고 나면 마음까지 개운해지는 건 덤이다. 몸이 개운하니 잠을 물리치기도 쉽다. 이곳에서의 아침은 한마디로 예술이다. 새소리를 들으며 툇마루에 앉아 있으면 서늘한 기운이 기분 좋게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이제, 슬슬 긴 산책을 나서보자. 한옥마을은 공주 관광단지길 중심에 있는데 정확히는 무령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 사이다. 주변에 워낙 볼 것이 많으니 동서남북 어디로 향해도 풍성한 시간임을 틀림없다.


그중에서도 한옥마을 둘레길은 꼭 한번 경험해볼 만한 보물 같은 산책로다. 이곳을 중심으로 짜인 4개 코스가 있는데 무령왕릉, 공산성, 고마나루솔밭길 등으로 향하는 길이다. 각각의 길은 평온하고 아름답다. 천천히 걸으면 1시간 30분 정도의 코스다. 어디 하나 모나고 어려운 길이 없으니 물통 하나 들고 쉬엄쉬엄 걸으면 된다.

한옥마을은 현재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숙박 인원을 한 동에 4인 이하로 제한하고, 파티는 엄격히 금지하며, 전체 숙박시설의 70%만 운영하고 있다.


위치 충남 공주시 웅진동 325-11 가격 한옥동 일박 기준 주중 10만 원, 주말 12만 원

▶주변 즐길 거리

한옥마을 온돌에서 뜨끈한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과거로 타입슬림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비현실감이 도시 귀환을 망설이게 한다. 이 감흥을 품고 그냥 집으로 가긴 아쉽다는 마음이 들 때 짧은 드라이브를 시도해 보기로 하자. 이번엔 근대로 넘어가자. 오랜 구도심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물들, 그래서 이야기가 깊은 곳들은 공주 시내 곳곳에 자리해 있다. 일제 강점기나 근대화 시절에 지어진 곳들을 갤러리, 박물관, 카페 등으로 변모시켜 현재의 디딤돌이 되도록 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공주에서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공주는 수년 전부터 제민천을 중심으로 공주 원도심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이 주변엔 공주교육대학, 제일교회, 공주우체국, 공주 극장 같은 주요 시설이 집중돼 있다. 이 불온한 시절엔 본래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문을 걸어 닫은 곳이 많지만, 또 그러면 어떠랴. 오래된 구도심 골목을 걸으며 시간을 견뎌온 건축물들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꽤 근사한 여행이 될 테다.

▷공주 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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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제일 교회. 역사적 내공이 깊은 곳, 붉은 벽돌만 봐도 그 내공이 느껴진다. 제민 1길에 위치한 공주 제일교회는 이 지역에서 제일 먼저 세워진 최초의 감리교회다.


1930년에 건축되었고, 한국전쟁 당시 상당 부분 파손되었다가 교인들의 힘으로 다시 지어진 곳인데 그 긴 세월 동안 종교시설 뿐 아니라, 학교, 병원의 역할을 해 근대화에 앞장 섰던 곳이다. 벽체, 굴뚝 등이 과거 그대로라 건축사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어 등록문화재(제472호)로 지정된 역사적인 장소. 이곳의 예술적 가치를 드높이는 것 중 하나는 이 예배당을 1979년 개축하면서 설치한 이남규 교수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예배당 내부의 거룩하고 눈부신 아름다움은 이 스테인드글라스의 클래식함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 것은 박목월과 이상화 시인이 결혼식을 올린 장소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다. 오랜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이곳이 따스하고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지 않는가. 또한 건물 외벽엔 선교사 사애리시(앨리스 샤프) 부인과 유관순이 함께 그려져 있는데, 이를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이 여성교육, 근대화, 독립운동의 근간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치 충남 공주시 봉황동 11-1

▷예술가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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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제일 교회. 역사적 내공이 깊은 곳, 붉은 벽돌만 봐도 그 내공이 느껴진다. 공주시 봉황동은 제민천로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오래된 사진관, 한옥을 리모델링한 숙소,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유명 찻집 등이 즐비한 동네다. 그중에서도 카페와 문화 복합 공간으로 꾸며진 ‘예술가의 정원’이 유명세를 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수려한 외관 때문이다. 조용한 마을 한편에 자리한 그리 크지는 않은 건축물. 그런데도 위용은 상당한 이 건축물은 마치 덕수궁 석조전 일부를 옮겨온 것처럼 클래식하다. 내부 공간은 빈티지한 목조 인테리어를 살려 시간의 내공을 보여주고, 군데군데 놓인 예술 작품과 문학 서적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 이곳의 창문은 예술 그 자체다. ‘창문 맛집’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게다가 작은 마당엔 아름다운 식물이 가득하다. 이곳은 카페이자 갤러리이자 공간 대여가 가능한 문화 공간인데 코로나 이후의 콘텐츠가 더욱 기대가 돼, 눈여겨보지 않을 수가 없는 곳이다.

위치 충남 공주시 봉황동 158-1 운영 시간 11:00~19:00(월요일 휴무)

▷백만 가지 밤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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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에 갔다면 무조건 밤을 원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맛봐야 한다. 종류가 무척 다양한데 일단 공주 군밤은 공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서 판매한다. 밤을 통째로 넣은 밤인절미도 인기. 콩고물을 듬뿍 얹은 인절미 안에 팥앙금과 통밤을 넣어 달달하기 그지 없다. 이외에도 밤파이, 통밤 브라우니, 밤 타르트, 밤 아이스크림. 밤라떼 등 그 변신이 끝이 없다.


뭘 먹어도 후회 없을 만큼 맛있으니 밤 파티로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좋겠다.

[글 우주엔(여행작가) 사진 우주엔, 디귿집, 종오문화재단, 문화재청, 후암별채, 서울로, 공주시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66호 (21.02.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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