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눈물을 감추고 뛰어라, 소년 검사여

입력 2021/02/27 21:56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11년간 일본 만화 판매량 1위였던 『원피스』를 이기고 판매 부수 1위를 기록한 고토게 코요하루 원작의 만화 『귀멸의 칼날』의 첫 극장판 영화다. 인간을 먹는 혈귀, 그 혈귀와 싸우는 귀살대 얘기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애니메이션 그 이상의 감동이 스크린을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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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귀에게 가족을 모두 잃고, 살아남은 여동생 ‘네즈코’마저 혈귀가 되자, 그녀를 인간으로 되돌릴 단서를 찾아 혈귀 암살 비밀 조직 귀살대에 들어간 ‘탄지로’. 어느 날 기차에 타고 있던 40명이 넘는 승객이 사라지고,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보낸 귀살대 검사들 역시 전원 소식이 끊겨 버린다. 탄지로는 열차를 조사하러 떠난 귀살대 최강 검사 염주 ‘렌고쿠’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고, 귀살대 멤버인 ‘젠이츠’, ‘이노스케’와 함께 무한열차에 올라탄다. 기차에 숨어 있는 식인 혈귀의 존재를 직감하는 귀살대. 혈귀는 ‘상현3’으로 불리는 ‘아카자’로, 꿈을 조종해 사람들을 공격한다. 연미복을 입은 여성의 몸을 한 혈귀, 손에서 자라나는 또 다른 입을 사용하는 아카자는 ‘십이귀월’ 중에서도 최상위 레벨의 혈귀로, 원작에서도 엄청난 존재감과 극악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빌런이다.


사람들을 잠에 빠져들도록 만든 뒤 그들이 꿈의 세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사람들을 먹어 치운다. 탄지로 일행과 렌고쿠는 무한열차에서 모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혈귀와 목숨을 건 혈전을 시작하지만, 영화 후반, 더 강력한 혈귀가 등장한다.

압도적 액션 스케일과 뛰어난 작화 퀄리티, 연출, 탄탄한 스토리로 영화를 접한 후 원작 만화 및 TV 애니메이션 정주행을 시작했다는 평도 올라온다. 원작은 2016년 일본 『주간 소년 점프』 연재를 시작으로,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 1억 부를 돌파했으며, 극장판은 19년간 정상의 자리에 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치고 일본 역대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혈투가 본격화 되기 전, 기차에서 벌어지는 각종 코믹한 상황들은 다소 황당무계하지만 혈귀의 등장과 함께 스릴감 넘치는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마치 영화 ‘설국열차’처럼 달리는 열차 안에서 모든 싸움이 벌어지는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환상적인 작풍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프로덕션, 어둠 속을 달리는 무한열차 위, 귀살대와 십이귀월의 화려한 액션 장면은 한정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스펙터클하게 표현돼 있다. 특히 ‘불의 호흡’을 사용하며 몰아치는 렌고쿠의 액션과 아카자의 전투 신은 작화와 표현력 면에서 큰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역대급 작화는 물론, “내가 있는 한 그 누구도 죽게 두지 않는다”, “칼로 악몽을 끊어 내라” 같은,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울컥하게 만드는 대사가 등장한다. 탄지로가 귀살대원이 될 수밖에 없던 비극적인 사연, 가족애, 결코 승복하지 않는 인간의 마음 등 단순히 만화 영화라고 보기에는 철학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행복한 꿈으로 도피하고 싶은 사람들의 불행한 마음을 이용하는 악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혈귀에게 패배하지 않으려는 귀살대원, 자신이 몇 번이나 죽어서라도 사람들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탄지로의 선한 마음 등.

“아이들 따라 왔다가 울었다”, “정신 없이 재미있게 봤다”는 평도 올라온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왜 사람들이 매료되는지, 그 잠재력을 알려주는 영화다. 아름답게 표현된 꿈의 세계와 무의식의 경계, 영화로 바뀌며 다이내믹하게 표현된 액션의 합, 아름다운 OST까지. ‘나루토’나 ‘은혼’ 등 소년물을 좋아한다면 이전 스토리를 몰라도 재미있게 볼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러닝 타임 117분.

[글 최재민 사진 에스엠지홀딩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68호 (21.03.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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