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수위높은 성애…3억짜리 외설 논란 사진 작품 왔다

입력 2021/02/28 15:41
미국 사진 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 개인전
성기 노출 사진 등 파란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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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Diaz`.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2층 전시장에는 성적 표현의 수위가 높은 작품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전시 관람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미국 사진 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개인전 전시장 계단에 붙은 경고 문구 이상으로 노골적이고 충격적인 작품들이 외설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누드를 예술 경지로 올린 작품도 있지만 수위 높은 성애(性愛)장면, 성기를 그대로 노출한 사진도 여럿이었다.

특히 권총과 발기된 남성 성기를 나란히 배치한 사진, 채찍을 항문에 꽂고 대담하게 화면을 응시하는 메이플소프 셀프 포트레이트 등 'X 포트폴리오' 연작들은 1980년대 후반 파란을 일으켰던 사진이다. 40년 가까이 흘러 지금 봐도 부담스러운 사진 작품이 있지만 '19세 관람 불가'는 아니다.


전시를 기획한 이용우 서강대 교수는 "외설보다는 사진 미학에 주목해 달라"며 "굉장히 치밀하게 계산된 채광과 완벽한 구도 등으로 극한의 사진 미학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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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a Lyon`.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메이플소프의 카메라는 당대 금기시되던 흑인 남성 누드와 동성애, 사도마조히즘(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성취향)에 천착해 찬사와 혹평을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메이플소프는 "나는 포르노그래피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며 "아름다움과 악마성은 같은 것이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20세기 후반 가장 호평 받은 사진작가이자 예술 검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시대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주로 탐미적 정물 사진과 섹슈얼리티를 실험한 사진을 중심으로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정교한 사진적 양식성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메이플소프는 자유와 욕망이 꿈틀거리던 1970~80년대 뉴욕에서 여성, 인종, 성소수자를 적극 포착했다. 전설의 펑크록 가수이자 그의 뮤즈였던 패티 스미스, 보디빌더 리사 라이언, 배우 리처드 기어 등을 촬영한 작품들이 이번 전시장에 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부친을 위해 스미스와 위장결혼까지 했지만 메이플소프 역시 동성애자였다.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 합병증으로 43세에 작품 2000여점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 1988년 그가 작은 해골로 장식한 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진은 죽음을 예견하고 찍은 영정 사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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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ton Moore`. [사진 제공 = 국제갤러리]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뉴욕 휘트니 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파리 그랑 팔레,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LACMA)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어 작품세계를 조명하면서 작품가격도 올라갔다. 사진 에디션을 10~15점으로 제한해 작품가격이 1000만~3억원에 달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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