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극 ‘스페셜 라이어’ 웃고, 또 웃고, 계속 웃을 수 있다

입력 2021/04/06 16:45
24년 전인 1998년 1월, 연극 하나가 무대에 올려졌다. 그 뒤 이 연극은 전 세계 장기 공연 3위, 아시아 최장 기간 24년 연속 공연, 아시아 최다 4만2000회, 한국 누적 관객 수 630만 명을 기록하며 대학로 오픈 런 공연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되었다. 바로 ‘라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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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장소 백암아트홀

-기간 ~2021년 4월25일

-티켓 VIP석 8만8000원, R석 7만7000원, S석 5만5000원

-시간 화~금 오후8시 / 토 오후3시, 6시30분 / 일·공휴일 오후2시, 5시30분 *월 공연 없음

-출연 존 스미스-정겨운, 정태우, 테이 / 스탠리 가드너-김민교, 김인권, 서현철 / 메리 스미스-배우희, 신소율, 오세미 / 바바라 스미스-나르샤, 박정화, 이주연 외

연극은 24주기를 맞아 ‘스페셜 라이어’로 관객을 찾았다. 기발한 아이디어, 짜임새 있는 연출과 폭소 유발의 스토리는 여전하고, 무대 위에는 반갑고 보고 싶었던 배우들과 새로운 출연진이 관객을 맞는다. 제작사 파파프로덕션은 ‘전 국민 웃음 되찾기 프로젝트’로 레이 쿠니의 희곡 ‘Run For Your Wife’를 번역 각색해 작품을 선보인다. 하나의 거짓말을 시작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과 자신의 거짓말에 스스로 걸려드는 캐릭터들이 공연 내내 객석에 웃음 폭탄을 투척한다.

그동안 안내상, 우현, 이문식, 이정은, 정재영, 이종혁, 오정세 등 수많은 배우들이 거쳐 간 ‘라이어’. 이번 스페셜 공연에서는 첫 연극에 도전하는 테이, 조찬형과 연기자로 변신한 이주연, 박정화가 베테랑 배우 이한위, 김인권, 정태우와 호흡을 맞춘다. 또한 2017년 ‘라이어’ 20주년 기념 공연 무대의 주인이던 서현철, 홍석천, 김원식, 오대환, 나르샤와, ‘라이어1, 2, 3’에 모두 출연해 ‘라이어 전문 배우’라는 호칭을 얻은 이도국, 이동수의 노련미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극은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는 마당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윔블던과 스트리트햄에 사랑하는 두 여인을 두고 정확한 스케줄에 맞춰 바쁘게 이중생활을 하는 택시 운전사 존 스미스. 하지만 가벼운 강도 사건에 휘말리면서 완벽한 그의 생활은 뒤엉키기 시작한다. 윔블던 메리의 집에는 트로우튼 형사가, 스트리트햄 바바라의 집에는 포터 형사가 찾아오고, 존 스미스는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구 스탠리 가드너와 짜고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거짓말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서로를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거짓이 진실이 되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진다.

사건의 시작은 ‘남편의 실종’이다. 메리 스미스와 바바라 스미스. 두 사람은 남편이 귀가하지 않자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다. 평소 시간관념이 투철한 철저한 스케줄러인 남편 존 스미스인지라 두 아내는 혹시 남편에게 큰일이라도 일어났을까 봐 걱정이다. 윔블던의 형사 트로우튼과 스트리트햄의 형사 포터 하우스는 동시에 수사를 시작한다. 두 집 살림의 주인공 존 스미스는 밤에는 윔블던의 메리에게, 아침에는 스트리트햄의 바바라에게 간다. 이 루틴을 철저히 지켜 그동안 들통나지 않았는데 간밤에 강도 사건에 휘말리고 이로 인해 거짓말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일단 극은 재미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내는 상황이 주는 웃음은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한다. 결국 존 스미스의 거짓말은 그와 친구인 스탠리 가드너를 급기야 ‘연인’으로 만들어 버린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선언하며 잠시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거짓으로 진실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

그동안 수많은 공연과 이 공연을 찾은 관객의 수에서 연극의 작품성과 대중성은 이미 증명되었다. 관객들은 무대 위 배우들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의 꼬임을 보며 웃기 충분하다. 이 연극에서도 교훈은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거짓말은 순간 접착제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거짓의 접착제가 아닌 ‘진실의 단단한 고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울한 지금, 한바탕 웃고 싶다면 이 연극은 최고의 위로가 될 것이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커넥티드 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73호 (21.04.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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