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창의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문화의 도시, 홍콩

입력 2021/05/28 01:01
수정 2021/05/28 18:32
- 나이트 라이프의 매혹, 믹솔로지스트 오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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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 Basel Hong Kong]

전 세계 23개국 104개 갤러리가 참여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행사인 ‘아트바젤 홍콩’이 23일 글로벌 아트도시를 입증하며 성황리에 마감했다. 지난해에는 COVID-19의 영향으로 온라인 행사로만 이루어졌지만 올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전세계의 이목이 홍콩에 쏠려 있는 지금, 홍콩 전역의 레스토랑과 샵에서는 31일까지 프랑스 요리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프렌치 고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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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솔로지스트 오연정, 사진제공 : 홍콩관광청]

2014년 월드칵테일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 WCC 금메달리스트의 영광을 차지한 더 부즈 청담 매니저 오연정 바텐더를 만났다. 그녀는 스스로를 ‘바티스트(Bar+Artist)’라고 칭한다.


칵테일을 만드는 것은 고객의 기분까지 살펴, 고객에게 작품에서 영감을 줄 수 있는 창조적인 작업이라는 것. 그런 그녀가 바라보는 홍콩은 창의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문화의 도시다.

Q1. 스타일리스트, 마술사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 WCC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었던 계기가 궁금합니다.

A1. 대학에서 패션 스타일링을 공부했습니다. 우연히 마술을 접하게 되어 짧은 스타일리스트 생활을 마치고 마술사로 활동했습니다. 10년 정도 마술사로 국제적 활동을 하다가 주위를 둘러봤어요. 마술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환상이 없어진 때였죠. 메뉴판을 들고 등장하면 와인이 나타나는 마술을 구상했는데, 스승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와인을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습니다. 그렇게 와인 스쿨에 갔다가 매료되어 바텐더로 일하게 됐어요. 구상했던 와인 마술은 아직 선보이지 못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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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홍콩관광청]

Q2. 홍콩 바텐더 친구들로부터 받은 영향이 있습니까?

A2. 홍콩 바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홍콩이 세계의 축소판이라고 느꼈어요. 그때 센트럴 헐리우드 스트리트를 산책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홍콩 거리는 가로로 걸어가도 예쁘고 세로로 산책하면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다소 더울 수도 있지만 걷기에 좋은 도시잖아요. 현대적 그래피티와 전통 예술, 동서양의 문화가 서로 결합하며 경험이 업그레이드됩니다. 예술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홍콩에서는 이러한 여러 문화의 공존이 이질적이지 않고 매력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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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홍콩관광청]

Q3. 홍콩 나이트 라이프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3. 홍콩은 살아 있는 도시입니다.


마술사로서, 바텐더로서 다른 나라도 많이 방문했지만 밤에 혼자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드뭅니다. 프랑스에서는 강도를 만났고 이탈리아에서는 소매치기를 당했죠. 포르투갈은 어둡고 라스베가스와 토론토도 치안이 안 좋았습니다. 홍콩 거리는 간판이 밝게 빛나고 한밤중에도 사람들이 많이 걸어 다닙니다. 테라스는 열려 있어 거리에서 음료 한잔을 즐겨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칵테일 한잔 마시고 옆 가게에 가서 또 한잔을 마시고, 마주 앉은 사람과 친구가 됩니다. 바텐더라는 직업 특성 상 국내외 고객과 대화를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에 가지 않아도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홍콩인들은 배려와 정이 많아요. 대부분 열린 사고를 하며 밝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Q4. 홍콩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도 있습니까?

A4. 홍콩의 가장 유명한 칵테일을 제가 서울에서 선보이고 있어요. 안토니오 라이의 분자 칵테일 ‘얼그레이 마티니’가 그것인데요. 그가 직접 레시피를 적어서 보내줬어요. 얼그레이 폼을 올리고 밑에는 칵테일과 젤리를 놓은 아름다운 칵테일입니다. 처음에는 바 ‘셜록’에서 판매했고, 나에게 이를 배운 또 다른 바텐더가 ‘미스터 칠드런’에서도 선보였던 인기 칵테일이죠. 다시 홍콩에 가면 이국적 재료들을 마음껏 사용하고 싶고, 안토니오의 새로운 칵테일을 마셔보고 싶어요.

Q5. 오랜만에 홍콩에 갈 수 있다면 어떻게 여행을 구성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5. 센트럴 할리우드 스트리트와 소호 거리를 걷고 싶어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청경채 볶음과 딤섬도 먹고요. 이전에 걸었던 거리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그려지네요. 홍콩 거리의 소소한 낭만을 즐기고 싶습니다. 미술 작품으로 가득한 멤버십 중식당 ‘차이나 클럽’도 가보고 싶어요. 이전에 마카오로 게스트 바텐딩을 가면서 예약했었는데 일정이 안 맞아서 결국 못 갔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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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홍콩관광청]

Q6. 믹솔로지스트(MIXOLOGISTE)로서 문화로부터 받은 영감이 있을까요?

A6. 문화 예술에 심취한 후 삶의 여유가 생기고 칵테일을 만드는 방법도 달라졌습니다.


칵테일 믹싱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지닌 사람을 뜻하는 믹솔로지스트로서 예전에는 식재료를 보며 칵테일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 이제는 음악을 듣거나 미술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칵테일을 구상합니다. 사실 그동안은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없었어요. 늘 칵테일만 생각했죠. 몇 년 전 암스테르담 출장에서 반 고흐 미술관에 갔다가 예술 문화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2019년에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와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협업을 보고 또 새로운 세상을 만났어요. 처음 맛본 과일을 이용한 칵테일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미술관에 가면 칵테일이 떠오르니 기쁩니다. 더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데코레이션이 가능하겠지요. 이렇게 문화와 미식이 결합한다면 식음문화도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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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홍콩관광청]

Q7.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연주를 듣고 칵테일을 만들기도 했다고요?

A7. 힘든 시기에 선우예권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 역시 고난을 거쳐 성공했고, 스타가 되었음에도 더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힘을 얻었어요. 그의 음정은 하나하나 밝고 따뜻합니다. 그가 연주하는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붉은 색 칵테일을 만들었고, 연주 제목을 따서 ‘리스트의 사랑의 꿈’이라고 칵테일 이름을 지었어요. 사랑이란 처음에는 불타는 붉은 색이지만, 물러나서 회상할 때는 연한 핑크색으로 바뀐다는 것을 칵테일로 표현했지요. 튤립 모양의 잔에 장미 꽃잎을 넣고 오미자로 만든 와인을 섞었습니다. 이외에 음악가 슈만에 헌정하는 칵테일도 만들었고, 모네의 그림 ‘정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도 있어요. 칵테일의 어원에 대한 유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칵테일 자체가 다양한 문화예술에서 탄생한 것이니 이런 시도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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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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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홍콩관광청]

◆ 홍콩에서 가볼만한 분위기 좋은 바

홍콩에는 새로 생긴 바도 많고 오래된 바들도 매혹적입니다. 홍콩에서는 유명한 바를 찾아 다니는 것도 좋지만 돌아다니면서 우연히 새로운 곳에서 매력을 찾는 것도 추천합니다.

일본인 부부가 경영하는 ‘미즈나라 더 라이브러리’는 나무로 만들어진 공간에 앉아서 위스키를 즐길 수 있으며, 노천온천 같은 인테리어 덕분에 이국적으로 느껴집니다. 칵테일의 품질도 훌륭하고, 좋은 위스키도 많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특히 많이 오는 바인 ‘올드맨’은 T자 모양의 긴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데, 테이블에 음료를 놓으면 냉각 시스템이 갖춰있어서 시간이 지나도 차갑게 마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이 유명한 ‘엔보이’의 바도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자료정리 유규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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