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트테크로 돈 번다고요? 유명세에 휩쓸리면 낭패"

입력 2021/06/10 17:23
수정 2021/06/10 19:05
미술투자 입문서 낸 아트딜러 한혜미

그림값 상승에 최소 7년 걸려
처음 그림 투자땐 갤러리 이용
전문가 2명이상 의견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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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미술 투자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뭘까.

작품에 끌리지 않는데도 유명세만 보거나 남의 말에 혹해서 구입해 낭패를 보는 경우다. 특히 미술품 경매장에서 뜨거운 경합 분위기에 휩쓸려 예산보다 훨씬 비싸게 낙찰받을 수 있다. 때늦은 후회로 취소가 가능하지만 낙찰액의 30%를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미술 투자 입문서 '월 10만원 그림 투자 재테크'(쌤앤파커스 펴냄) 저자이자 아트 딜러 한혜미 씨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사서 즐겨야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손해를 감당할 수 있다"며 "작가를 후원하고 내 집에 어울리는 인테리어용으로 그림을 사면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취득세와 보유세가 없어 '세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미술품은 가격 급등락이 거의 없는 장기 투자 상품이다.


작가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작품 구입 후 최소 7년이 지나야 가격이 움직인다. 지난 1월 타계 후 작품값이 2배 이상 오른 물방울 화백 김창열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래도 수익을 내는 아트테크를 원한다면 '나와 시장이 동시에 좋아하는 미술품'을 골라야 한다. 한씨는 "최소한 미술 시장 전문가 2명의 의견을 듣고 구입을 결정해야 한다"며 "발품을 팔면서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 경매장 등을 찾아다니면서 안목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초보자에게는 비교적 낮은 금액대 작품이 출품되는 온라인 경매에 도전할 것을 권한다. 그림을 사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갤러리를 찾는 게 좋다. 같은 작가 작품이 여러 부스에 걸리는 아트페어에선 가격 비교를 할 수 있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안목과 행운이 있다면 수십 년 후에 대박이 터지기도 한다. 1962년 500달러에 판매된 앤디 워홀의 '라벤더 마릴린'은 2002년 462만9500달러(약 47억원)에 팔렸다.


1950년 3만달러에 거래됐던 피카소의 1905년작 '파이프를 든 소년'은 2004년 1억400만달러(약 1200억원)에 낙찰됐다.

미술품을 빌려주고 대여료를 받는 방법도 있다. 1억원짜리 그림을 위탁 렌탈 업체에 빌려주면 연간 8% 수익금 800만원을 벌 수 있다. 사업소득세 3.3%를 공제하면 매달 64만원이 통장에 들어온다. 한씨는 "오피스텔 월세 수익률이 연간 평균 3~5%이며, 은행 예금 이자는 0%대인 것을 감안하면 미술품 대여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며 "그림이 주식에 비해 수익률은 낮지만 불황에도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예산이 넉넉지 않은 초보자들은 수십만~수백만 원대 신진 작가 작품이나 유명 작가의 판화 등을 구입하면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고 미술 시장 공부를 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국내 생존 작가이거나 6000만원 미만 작품의 경우는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있다. 미술품 가격이 단기간에 오르지 않기에 빚을 내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 투자'는 금물이다. 한씨는 "20~40대 고객들이 아트테크 문의를 많이 한다"며 "10년 후 어떤 그림이 오를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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