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조폭 아니라 순정남이에요

입력 2021/06/21 17:06
수정 2021/06/21 18:33
조각가 김원근 개인전 '사모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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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근 조각전 `사모남` 전경. [사진 = 전지현 기자]

옷이 터질 것처럼 살찐 남자가 장미꽃다발을 들고 서 있다. 누군가에게 청혼을 할 모양이다. 깍두기 머리에 금목걸이가 조폭을 연상시키지만 사랑에 약한 순정남이다.

조각가 김원근이 코로나19로 낭만이 상실되어가는 시대에 남자의 용기와 순수를 일깨우는 인물 조각전 '사모남'을 펼쳤다. 사모남은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 사랑받을지 모르는 남자, 사랑을 모르는 남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남자 조각상들이 지금 부산 해운대 영무파라드호텔 3층 갤러리 더 코르소 & 김냇과에 서 있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남자, 글러브를 낀 권투선수 등 저마다 사연이 있어 보인다. 작가는 2009년부터 세상에 웃음을 주기 위해 그를 닮은 통통한 남자 캐릭터 조각을 만들어왔다.


쓸쓸하고 고통스러운 인물상을 제작하다가 보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재미있는 인물상으로 전향했다고 한다. 웅장하고 세련된 조각을 지향하는 여느 작가들과는 달리 그의 작품 키워드는 '웃음'이라고 강조한다.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남자 조각들이 이번 전시장 진열대에 올라가 있다. 겉보기에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큰 덩치에 넓은 아량과 깊은 속정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리려 했다. 열심히 일하고 각박한 현실을 잘 버텨나가는 군중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전시는 7월 10일까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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