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만화왕국 日 따돌린 진격의 K웹툰…카카오 네이버 시장 70% 점령

입력 2021/06/22 17:39
수정 2021/06/23 10:19
만화왕국 日 따돌린 K웹툰

일본이 종이만화책 고집할 때
韓, 모바일 최적화에 힘 쏟아

신인 작가에게 기회 제공하며
탄탄한 웹툰 창작생태계 조성

만화 지식재산권 적극 활용해
영화·드라마로 2차 제작 활발
해외업체 인수로 몸집도 불려
◆ K콘텐츠, 세계로 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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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과 9일 태국과 대만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이 출시됐다. 카카오웹툰은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직후 태국에서 다운로드 수 기준 구글플레이 만화 분야 1위,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2위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는 네이버웹툰이 선점한 지역이다. 네이버웹툰의 월간 사용자 수(MAU)가 인도네시아 690만명, 태국 350만명, 대만 150만명을 기록해 동남아에서만 그 수가 1200만명이다. 두 'K웹툰' 플랫폼은 이미 일본 웹툰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이 동남아에서 또다시 격돌을 시작한 셈이다.


K웹툰이 미국 '코믹(Comic)'과 일본 '망가'에 이어 세계 만화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 22일 모바일 시장분석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 만화앱 매출은 픽코마(카카오재팬) 49.79%, 라인망가(네이버라인) 21.70%, 기타 28.51%로 K웹툰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됐다. 전 세계 만화시장은 연간 15조원 규모로 이 중 일본이 5조7000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52%(2조9640억원)가 디지털 만화시장이다.

웹툰의 경우 한국이 세계시장을 창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단행본 중심의 일본 '망가'가 세계 만화시장을 지배해왔다면 웹툰은 플랫폼까지 함께 진출시키며 세계 만화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강정구 카카오엔터 글로벌사업 부사장은 "외국도 웹툰 콘텐츠를 많이 만들지만 한국만큼 블록버스터급은 아니다"며 "K웹툰 회사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K웹툰은 일찍이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유료 콘텐츠 포맷을 확립해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2000년대 초반 PC 화면에 맞게 마우스로 스크롤을 세로로 내려볼 수 있는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2010년대 초반부터 보급된 스마트폰에도 큰 틀에서 그대로 적용됐다. 네이버의 '도전 만화' 시스템은 아마추어 작가라도 자신의 작품을 온라인상에 공개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정식으로 연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창작 생태계를 풍성하게 했다.

국내에서 내실을 다진 K웹툰은 2010년대 초·중반부터 해외 진출에 나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카카오는 픽코마(일본), 텐센트동만(중화권), 타파스(미국), 웹코믹스(인도네시아) 등 여러 채널을 활용해 각국에 진출해왔다. 카카오엔터는 올해부터 '카카오웹툰'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웹툰은 '라인 웹툰' 'Webtoon'이라는 브랜드로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에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3월 190개국, 400만명에게 서비스되고 있는 웹툰 플랫폼 '태피툰'의 운영사 콘텐츠퍼스트 지분 25%도 취득했다.

K웹툰의 경쟁력은 국내 창작 생태계를 기반으로 구축한 양질의 지식재산권(IP)이다.

네이버웹툰의 '여신강림' '외모지상주의' '신의 탑' 등이 일본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미국 현지에서 발굴한 '로어 올림푸스' '서브 제로'는 프랑스 스페인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인기 웹툰 상위권을 차지했다.

카카오도 카카오재팬의 픽코마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그 오빠들을 조심해' 등으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에선 '사내맞선' '승리호' '경이로운 소문' 등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카카오엔터는 수년간 1조5000억원가량을 투입해 오리지널 IP 8500개 이상을 확보했다.

이들 웹툰 플랫폼은 우수 IP 확보를 위해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대형 해외 플랫폼 인수에도 나섰다. 네이버는 올해 6억달러를 들여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 100%를 인수했다. 네이버는 웹소설 사용자 1위 왓패드(9400만명), 웹툰 사용자 1위 네이버웹툰(7200만명)의 창작자 570만명, 창작물 약 10억개의 시너지를 통해 다양한 국가와 취향의 독자들을 만족시킬 IP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엔터도 9만개의 IP를 유통하고 있는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모바일 특화 영문소설 플랫폼 래디시를 인수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는 타파스와 래디시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네이버웹툰 거래액을 1조1675억원, 카카오엔터 거래액을 1조1055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K웹툰의 잠재적 가치는 오리지널 IP를 통한 영화, 드라마, 게임 등 2차 콘텐츠 제작과 캐릭터 산업을 포함하면 훨씬 더 커진다. 네이버웹툰 '여신강림'과 카카오엔터의 '이태원클라쓰' 등은 이미 드라마로 제작·방영됐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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