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블랙 위도우’ 나타샤는 어떻게 블랙 위도우가 되었나

입력 2021/07/21 11:35
어벤져스 가운데 가장 과거를 드러내지 않았던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 분)’의 과거에 대한 영화다. 특히 이번엔 그녀의 어린 시절과 함께 킬러 양성 기관 레드룸의 실체가 드러나 암살자, 스파이, 어벤져스 등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온 블랙 위도우의 과거를 처음으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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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아이들을 킬러로 양성하는 레드룸의 강력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최정예 킬러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해체된 어벤져스를 떠나 몸을 숨긴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는 어릴 적 헤어진 동생 옐레나를 만나고, 과거에 자신이 없앤 레드룸이 건재함을 깨닫는다.


레드룸의 가장 강력한 빌런 ‘태스크마스터’에게 반격을 시작하는 나타샤는 스파이로 활약했던 자신의 과거와 어벤져스 이전에 함께 했던 동료들을 다시 마주한다.

영화 ‘블랙 위도우’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2년 만에 극장에서 선보이는 마블 스튜디오 작품으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 어벤져스가 잠시 해체되고 블랙 위도우가 몸을 숨겼을 때 과거와 연결된 사건들이 대두되는 이야기다. 2010년 ‘아이언맨 2’로 처음 등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블랙 위도우는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무려 7편의 마블 작품에 출연했지만 그의 과거의 행적이나 내면이 전면에 드러난 적은 없었다. ‘블랙 위도우’는 암살자로 살아온 그녀의 첫 솔로 무비로, ‘어벤져스’ 1편에서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가 언급했던 부다페스트 사건의 전모와 함께,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블랙 위도우가 자신을 희생시킨 이유까지 알려준다.

나타샤의 유사 가족이자, 레드룸 최정예 킬러로 길러진 ‘옐레나 벨로바’ 역에는 할리우드 최고의 신예 플로렌스 퓨가 활약한다.


‘레이디 맥베스’로 런던 비평가협회상 등에 노미네이트되고, ‘작은 아씨들’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된 그녀는 박찬욱 감독와 함께 호흡을 맞춘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통해 할리우드 차세대 여배우로 거듭났다. 스칼렛 요한슨과는 또 다른 쿨한 매력으로, 극에 신선한 활력을 선사하는 배우다. 여기에 나타샤와 옐레나의 엄마이자, 1세대 블랙 위도우로 강렬한 카리스마의 과학자이며 전략가 ‘멜리나 보스토코프’는 할리우드 최고 배우 레이첼 와이즈가,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러시아의 슈퍼 솔져 ‘레드 가디언’ 역은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와 ‘헬보이’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데이비드 하버가 맡았다. 레드룸의 일원이던 이들이 나타샤와 옐레나와 유사 가족으로 묶인 후 서로에게 갖는 공감대가 극의 중요 뼈대를 이룬다.

가족애와 관련된 드라마나 블랙 위도우의 죄책감에 집중한 대신, 빌런의 존재감이나 전체 액션은 좀 약한 느낌이다. 상대의 능력을 무한 복제하는 빌런 ‘태스크마스터’의 능력을 보여 주기에는 격투 전문 블랙 위도우라는 단일한 상대와 벌이는 배틀은 일견 단조롭다. 이성적인 블랙 위도우에 비해 B급 농담을 내뱉는 노필터 여동생 옐레나는 나타샤와 좋은 ‘시스터후드’를 보여 준다. 매우 힘들고 혼란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내다 처음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가족을 만나는 그녀가 나타샤와 멜리나, 레드 가디언에게 가지는 가족애는 신파를 품는 대신, 블랙 유머로 재치 있게 흐른다. 특히 냉전 기간, 미국의 ‘캡틴 아메리카’ 대항마로 만들어진 강력한 괴력의 러시아 슈퍼 솔져 ‘레드 가디언’은 이젠 교도소에 갇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인물로 개그 캐릭터를 담당한다.

다른 마블 무비에 비해 액션은 단조롭지만 블랙 위도우의 죄책감에 대한 서사, 가족애에 대한 환기, 연대를 통한 여성 해방 등의 주제의식은 살았다. 러닝 타임 134분.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89호 (21.07.2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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