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멘토보다 나만의 방정식"…에세이도 2030 홀로서기

입력 2021/07/21 17:16
수정 2021/07/21 22:02
예스24·알라딘 5년 분석

20대 에세이 시장 '큰손' 부상
2030 여성 작가 영향력 커져
큰 메시지 던지던 '멘토' 지고
주체적 삶 사는 '단독자'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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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에세이는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알라딘 기준)다. 지난해 11월 출간 후 지금까지 10만부 가까이 팔렸다. 출판사 사계절의 양현범 팀장은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라는 메시지에 30대 엄마들뿐 아니라 페미니즘, 소수자 등 다양성을 요구하는 20대 독자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밝혔다.

2030 에세이 독자들이 크게 늘면서 출판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여성 독자들과 공감대를 이루는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주체적 삶을 강조하며 홀로 서는 '단독자'의 에세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멘토'와 '사회적 어른'을 찾던 시대는 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에세이 시장에서 20대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국내 3대 서점인 알라딘에 의뢰한 연간 자료에 따르면 에세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20대 독자 비중은 2017년 17.3%에서 지난해 24.8%까지 7.5%포인트 올랐다. 2010년 20대 독자 비중은 3.6%에 불과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어떤 도서 분야에도 에세이 분야처럼 20대가 약진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최대 서점인 예스24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20대 에세이 독자는 2016년 6.7%에서 지난해 14.2%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올 상반기에도 소폭 오른 14.5%를 기록했다. 20대 비중이 커지면서 50대 독자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50대 에세이 독자 비중은 5년 전 23.7%에서 16.7%로 크게 낮아졌다. 30대와 40대는 각각 28%와 34%대를 유지하며 가장 큰 구매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오프라인 비중이 높고 중장년층이 이용하는 교보문고의 경우는 다소 다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20대 비중은 5년 전 27%에서 24%로 줄어들었다. 20대 상당수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책을 구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해석된다.


젊은 독자의 부상은 에세이스트의 연령대를 확 낮추고 있다. 알라딘에서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에세이 톱5 중 네 권이 모두 2030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다. 작고한 박완서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한 권이 예외였다.

심채경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김옥선의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이연의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예스24에서도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 김재식의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소윤의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등 감성적이면서 트렌디한 에세이가 사랑을 받았다.

에세이 시장에서 여성 독자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독자 4명 중 3명이 여성이다. 여성 비중은 2000년대 66.7%에서 지난해 75.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알라딘 에세이 담당 MD 송진경 차장은 "2020년대 접어들어 여성 독자들,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 독자들의 비율이 급격하게 늘었고, 그에 따라 주목받는 여성 작가들의 비중이 함께 증가했다"며 "2010년대는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나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대표되는 멘토의 시대였으나 지금은 개인이자 단독자로서의 삶을 다양하게 추구하는 시대적 경향이 에세이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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