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방콕족' 사로잡는 스릴러 소설로 더위 이기세요

입력 2021/07/28 17:06
수정 2021/07/28 17:12
정유정 '완전한 행복' 주도 속
딘 쿤츠·넬레 노이하우스 신작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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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완전한 행복`, 딘 쿤츠 `구부러진 계단`, 넬레 노이하우스 `폭풍의 시간`, 메리 쿠비카 `디 아더 미세스`, CJ 튜더 `불타는 소녀들`, 서맨사 리 하우 `스트레인져` (왼쪽부터)

무더운 여름엔 으스스하고 소름 돋는 것이 인기를 끈다. 매번 이맘때 무서운 공포영화들이 극장가에 줄지어 나오는 이유다. 서점가에선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이 그 역할을 한다. 잔혹한 범죄에 간담이 서늘해지면서도, 진실을 밝히는 지적 여로에 매혹된 독자들의 눈길은 절로 책장으로 향한다. 이는 수치로도 뒷받침된다. 국내 최대 서점 교보문고의 최근 3년간(2018~2020년) 통계에 따르면 미스터리·스릴러 소설 판매 비중은 7~9월 여름철이 압도적이다. 연평균 판매량을 100으로 둘 때 7월 102.3%, 8월 123.4%, 9월 117.7%로 공히 연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미스터리·스릴러 출판사들에 여름철은 대목"이라며 "6월부터 시작해 해당 분류 책들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


출판계는 이번 여름 특히 기대가 높다. 연일 폭염이 지속되지만 코로나19로 여행도 못 가니 책과 함께 보내는 '북캉스'가 각광받는 터다. '스릴러의 여왕' 정유정의 신작 '완전한 행복'이 종합 주간 베스트셀러 1~2위를 오가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최근 한두 달 새 수십 권 미스터리·스릴러 소설들이 앞다퉈 출간되고 있다.

딘 쿤츠·넬레 노이하우스 등 거장들은 제일 안전한 선택이다. 딘 쿤츠는 스티븐 킹과 함께 서스펜스 소설계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고, 넬레 노이하우스는 '독일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불린다. 아무 책이나 골라 읽어도 실패하는 법이 없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딘 쿤츠 '구부러진 계단'은 나노 기술로 세상을 통제하려 하는 소시오패스 집단 '아르카디언'에 맞서 그들의 음모를 밝히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호크의 얘기다.


남편은 갑작스레 자살했고, 본인은 수배자이며, 다섯 살 아들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당차게 맞서는 모습을 소설은 그린다. 넬레 노이하우스 '폭풍의 시간'은 미스터리 성장 소설이다. 의사와 결혼식을 앞두고 고향으로 도망친 셰리든 그랜트는 살해당한 어머니의 과거에 대한 비밀,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을 마주한다. 작가는 흥미로운 필치로 북미의 대륙과 해안을 오가며 한 여성의 성찰과 선택의 연속, 영혼을 바친 꿈의 실현 등을 써내려간다.

스티븐 킹, 정유정 등 대가들이 추천하는 작가들 작품도 눈길을 끈다. 떠오르는 스타들 특유의 참신함과 더불어 깊이를 두루 갖췄다. "내 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분명 그의 글도 좋아할 것이다"며 스티븐 킹에게 인정받은 C J 튜더는 소설 '불타는 소녀들'을 냈다. 열다섯 살짜리 딸을 둔 잭 브룩스 신부가 채플 크로프트라는 작은 마을 교회로 발령을 받으며 얘기가 시작된다. 부임 첫날 온몸이 피범벅인 여자아이를 맞닥뜨리고, 누군가로부터 정체불명의 상자를 전해 받은 잭은 마을의 비사를 파헤치는 데 뛰어든다.


메리 쿠비카 신작 '디 아더 미세스'는 소설가 정유정에게서 "작가로서 '내 것을 빼앗겼다'는 기분이 드는 이야기가 있다. 아직 안 쓴 게 아니라, 생각조차 못 했으면서 빼앗긴 듯 억울한 이야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관계에 기생하는 인간 본연의 공포를 그린 심리 스릴러로 살인 사건을 둘러싼 세 여성 세이디, 카밀, 마우스의 시선을 교차하며 다룬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넷플릭스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스릴러 열풍은 전자책도 예외가 아니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밀리 오리지널 해외 스릴러'를 통해 해외 스릴러 작품들을 소개해오고 있다. '루머' '살인번호: 55' '라스트 플라이트' 등이 나왔고, 최신작은 결혼 생활 속 어두운 비밀을 다룬 서맨사 리 하우 심리 스릴러 '스트레인져'다. 영국 영화사 '버팔로드래곤'을 통해 지난해 11월 크랭크인에 들어가는 등 영화화도 진행 중이다. 소설가 윤고은의 장편 '밤의 여행자들'은 지난해 출간된 영역본이 최근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에서 수상하며 다시 읽히고 있다. 동남아시아 여행지 '무이'에 인위적으로 재난을 획책하는 음모에 관한 소설이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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