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3600년 시간을 거슬러 만난 소년 왕

입력 2021/07/29 17:46
“촛불이 닿자 어둠이 녹아내리며 사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방이 황금빛으로 번쩍였다. 그 짧은 순간 동안 나는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뭐가 좀 보입니까?’ 카나번 경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그저, ‘예… 근사한 것들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하워드 카터)

734451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Info

장소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

기간 ~2022년 4월24일

티켓 성인 1만9000원, 청소년 1만6000원, 어린이 1만3000원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입장 마감), 월요일 휴관

1922년 11월4일 이집트 ‘왕가의 계곡’. 조지 허버트 카나번 경의 후원으로 파라오의 무덤을 찾아온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이제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한 곳에 집중적으로 매달렸다.


그리고 기적처럼 한 왕묘의 마지막 봉인이 해제되었다. 3600년 동안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완벽한 형태의 묘였다. 바로 투탕카멘의 묘다. 투탕카멘은 소년 왕이었다. 그는 기원전 1342년에 태어나 10살에 왕위에 오르고 기원전 1325년에 죽었다. 그의 나이 18세였다. 사인은 암살설, 말라리아 등 여러 가지 의혹이 있었지만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투탕카멘은 작은 묘실에 안치된 3중 관에 누워 있었다. 맨 안쪽 관은 순금, 밖에 두 개 관은 나무에 금을 박아 넣었다. 왕은 왕홀을 쥐고 있는데 그의 머리는 황금 가면이 덮여 있었다. 관에는 수많은 보석과 부적이 가득했다. 다른 방에는 가구, 옷, 전차, 무기 등 파라오가 쓰던 생시의 물건들이 그대로 있었다. 묘실 입구에는 ‘왕을 방해하는 자에게 죽음의 날개 스치리라’는 섬뜩한 경고가 써 있었다.

발굴 5개월 뒤 카나번 경은 모기에 물려 죽고 6개월 뒤에는 그의 동생이, 그리고 카나번 경의 간호를 맡았던 간호사가 죽었다. 죽음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하워드 카터의 비서를 비롯해 투탕카멘의 묘 발굴과 관련된 사람 중 20여 명이 병이나 사고로 숨졌다. 사람들은 이를 ‘투탕카멘의 저주’라 불렀다. 살아서는 파라오로, 죽어서는 세기의 화제를 모으는 이 투탕카멘의 무덤과 유물 1300여 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에 나온 부장품들은 모두 복제품으로 진품은 카이로박물관에 있다.

전시의 인트로는 5000년 이집트 역사를 한눈에 정리하고 투탕카멘 통치 당시 18왕조의 시대적 배경을 보여 준다. 전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을 다양한 오브제와 영상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또한 베일에 싸인 고대 이집트 역사의 비밀을 풀어낸 또 다른 위대한 고고학적 발견 사례와, 투탕카멘 무덤 발견에 도움을 준 역사적 흔적들도 조명한다. 섹션2는 ‘투탕카멘의 무덤’이다. 무덤의 각 방을 재현한 공간에 부장품들을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배치하고 그 뒤에 담긴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현장 모습을 담은 묘실 영상은 전시에 생생함을 더한다.


무덤 속에 안치되어 있던 대부분의 부장품은 발굴 과정에서 반출되어 각지로 흩어졌다. 따라서 현재 실제 무덤에 남아 있는 것은 벽에 그려진 벽화뿐이다. 또한 유물 대다수를 소장하고 있는 카이로박물관에서도 발굴 당시의 무덤 속 모습은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다. 무덤 속 벽화와 사당 그리고 유물들을 100년 전 모습 그대로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마지막 공간은 ‘황금 가면과 부장품들’이다. 황금 가면은 고대 이집트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11㎏의 순금으로 제작된 가면은 영원불멸을 꿈꾸었던 이집트인들의 염원을 대변하듯 오묘한 표정을 하고 있다. 온갖 호화로운 부장품들은 무엇 하나 의미 없이 놓인 것이 없다. 주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물건부터 실용적 용도의 물건들까지, 모두 죽은 왕의 영생을 위한 것들이다. 특히 유물들의 화려한 외관에 숨겨진, 따뜻한 애정과 가정적이고 서정적인 면에서 3300년이라는 긴 시간이 무색함을 느낄 수 있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디커뮤니케이션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90호 (21.08.03)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