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팝 백 댄서들, 무대 중심에 서다

입력 2021/09/17 15:59
수정 2021/09/17 19:03
국내 정상급 안무가들 맞대결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2030들 진솔한 얘기에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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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안무를 만드는 국내 대표 댄서들이 출연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 [사진 제공 = 엠넷]

댄서는 더 이상 아이돌 가수의 배경이 아니다. '백댄서'라는 수식어를 떼고 무대 전면으로 나선 댄서들이 최근 MZ세대(1980~2000년 초 출생)의 화제 중심에 섰다. 뜨거운 열정과 이에 걸맞은 실력에 2030이 제대로 반응한 것이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얘기다. 국내 댄스 크루 8팀이 자웅을 겨루는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또 서바이벌이냐"는 일부 네티즌의 비아냥도 방송 이후 자취를 감췄다.

시청률 집계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된 '스우파' 4화는 평균 시청률 3.6%(수도권 기준), 최고 시청률 4.2%에 올랐다. 1539 남녀 타깃 시청률에서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2049 남녀 기준으로도 케이블과 종편 동시간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일반 음악 예능의 평균 시청률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TV 밖 소셜미디어에서도 '스우파 천하'다. CJ ENM이 발행하는 콘텐츠 영향력 지수 주간리포트에 따르면 9월 첫주 '스우파'는 영향력 순위 종합 1위에 올랐다. 드라마·예능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댄서들의 개인적인 신상 정보가 팬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그들이 활동한 K팝 안무 영상이 회자되고 있다. 엠넷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관련 동영상도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 2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다.

'스우파'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여성 서사다. 순종적인 여성상을 완전히 벗어나 춤 하나로 상대와 겨루고 존중하는 모습이 팬덤 형성의 기폭제가 됐다. 댄스크루 YGX 예리는 청각장애 4급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완벽한 브레이크 댄스를 구사했다.


3년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소년 하계올림픽 브레이킹 여자 개인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사실도 재조명받았다.

홀리뱅의 허니제이는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출연자 중 하나다. 7년간 함께 활동하다 감정 싸움으로 연을 끊은 코카앤버터 팀의 리헤이와 댄스 배틀 후 포옹하면서 악감정을 훌훌 털어버리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안무를 짜는 프라우드먼의 모니카와 미국 NBC 댄스 오디션인 '월드 오브 댄스' 시즌3에서 4위에 오른 훅 팀의 아이키도 매회 명언을 쏟아내면서 팬덤 몰이 중이다. "K팝 아티스트들의 안무를 만드는 댄서 분들에게도 팬이 생기길 바란다"는 기획 의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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