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맛있는 차례상만큼이나…다채로운 한가위 영화들

입력 2021/09/17 16:10
수정 2021/09/17 18:06
보이스피싱 범인 잡는 '보이스'
80년대 시골기차역 배경 '기적'
'모가디슈' '샹치' 화끈한 액션

인간과 로봇 공존 의미 찾는
'아임 유어맨'도 관람해볼만
다양한 장르물로 관객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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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각 배급사]

한가위 차례상만큼이나 풍성한 영화가 극장가를 수놓는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장기화로 인한 대작의 부재 속에서 다양한 장르물이 관객을 맞이한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답답함을 씻어낼 액션 영화들이 주요 라인업에 올랐다.

추석 대목을 겨냥한 신작으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보이스'다.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에게 걸려온 보이스피싱 전화로 수많은 사람이 돈을 잃게 되자 이를 찾아 나선 현장작업반장 전직 형사 서준(변요한)의 얘기다.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에 잠입한 서준은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와 마주하고 30억원을 되찾기 위한 작전을 실행한다. 쌍둥이 감독 김곡·김선의 작품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승을 부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심기에 좋다.


명절 가족애를 찾기에 좋은 작품도 있다. 배우 이성민, 박정민, 임윤아 주연의 '기적'이다. 기찻길이 지나는 산골에 사는 준경(박정민)은 "마을에 기차역을 세워달라"며 청와대에 수십 통 편지를 보냈다. 왕복 5시간이 넘는 통학길이 고됐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마음과 달리 원칙주의자인 기관사 아버지 태윤(이성민)은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한다. 아버지의 심드렁함 속에서도 준경은 라희(임윤아)의 도움을 받으며 기차역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차곡차곡 진행해나간다. 1988년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국내 최초 민자역인 '양원역'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이장훈 감독이 구현한 1980년대 풍경도 추억에 잠기기에 알맞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찌뿌둥함을 날릴 작품들도 추천작으로 꼽힌다. 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모가디슈'가 대표적이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 후 남북 대사관이 공동으로 도시를 탈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개봉 7주 만에 관객 340만명을 동원했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주연 배우인 김윤석·조인성·구교환과 감독 류승완은 추석을 맞아 극장을 직접 찾아 관객과 소통하는 행사를 마련한다.


18일 메가박스 코엑스를 시작으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마블 시리즈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도 12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이름값을 했다. 가을철 예술 감수성을 자극하는 작품을 찾는다면 '토베 얀손'을 권한다.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 '무민'으로 유명한 작가 토베 얀손(1914~2001)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북유럽 설화 속 괴물이 원형인 무민은 서구권에선 동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70여 년간 사랑받아온 캐릭터다. '토베 얀손'은 얀손을 다룬 첫 번째 전기 영화다. 서른 살의 무명화가 얀손의 긴장과 불안, 희열과 좌절이 모두 담긴 작품이다.

영화 '아임 유어 맨'은 기술 만능주의 시대에 인간과 로봇의 존재 의미를 되묻는다. 페르가몬박물관의 고고학자 알마(마렌 에거트)는 연구비 마련을 위해 완벽한 배우자를 대체할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스트하는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알마는 오직 '알마'만을 위해 뛰어난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래밍된 맞춤형 로맨스 파트너 톰(댄 스티븐스)을 만난다. 알마는 톰과 3주간의 특별한 동거에 들어가며 여러 가지 감정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배우 마렌 에거트는 이 영화로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최고 연기상을 수상했다.

CGV에서는 밴드 잔나비의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는 영화 '잔나비 판타스틱 올드패션드 리턴즈! x 넌센스 Ⅱ'도 상영 중이다. 차트 순위 5위에 올랐을 정도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극장가에서 영화 대신 엉덩이가 들썩이는 공연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기회다. 극장에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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