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변요한, 김무열 “부모님 필람 무비입니다”…피싱범 낚는 취업 피싱 영화 ‘보이스’

박찬은 기자
입력 2021/09/18 09:56
이제 김미영 팀장이나 연변 사투리는 없다. 치밀해진 보이스 피싱은 팬데믹 시대에 비대면 피싱으로 진화 중이다. 영화 ‘보이스’는 속지 않을 것 같은 형사 출신의 보이스 피싱 피해자, 화이트 컬러 출신 범인을 내세워 반전을 선사한다. 보이스 피싱의 심부를 디테일하게 짚는 영화는 현실에선 접근조차 힘들다는 피싱 본거지를 일망타진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동시에 범죄 액션물의 쾌감도 잃지 않는다. “보이스 피싱 백신 무비”로 ‘보이스’를 소개하는 김무열, 변요한 두 주인공을 간담회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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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 보이스

-제작 수필름 | 감독 김곡·김선 | 출연 변요한, 김무열, 김희원, 박명훈, 이주영 | 러닝타임 109분

형사 출신으로 공사 현장의 작업반장으로 일하는 서준(변요한). 현장에서 갑자기 인부 추락 사고가 발생하고, 그 순간 서준의 아내 미연(원진아)에게는 수상한 전화가 걸려온다.


보이스 피싱으로 인해 현장 직원들의 돈 수십 억 원이 날아가자, 서준은 직접 범인을 잡기로 한다.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콜센터에 잠입한 그는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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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을 주제로 한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전 국민이 한 번쯤은 모두 경험한 범죄, 보이스 피싱. 형사가 보이스 피싱 피해자를 연기해 범인을 잡았다는 기사가 미담처럼 떠돌지만 실제 보이스 피싱은 점조직이라 그 실체에 접근조차 힘들다. 이제 연변 말투나 연예인 이름을 쓰는 검사 대신 가로채기 앱을 통한 수신 연결 정중한 말투와 역할극으로 공권력을 완벽히 사칭하며 스마트폰 어플, SNS 메신저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래서 범인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쫓는 냉철한 이성과, 목숨 걸고 보이스 피싱 본거지에 잠입하는 대담함을 모두 가진 영화 ‘보이스’의 서준은 어쩌면 판타지와도 같다. 그래서인지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처럼 죽도록 고생하며 조직의 실체를 쫓는 서준을 관객들은 하나 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일단 ‘보이스’는 다 안다고 생각했던 보이스 피싱 수법을 입체적이면서도 스피디하게 구현해낸다. 그로 인해 되살아나는 사실적 묘사와 디테일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화이트해커, 금융감독원 보이스 피싱 전담반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김선, 김곡 감독. 영화 속엔 대규모 공장식 콜센터 외에도 발신 번호를 조작하는 ‘변작기’, 피싱을 위한 개인정보 유출, 철저한 기획실 대본, 계좌 정지 전 나눠서 현금을 뽑는 인출책, 돈의 흐름을 추적하지 못하게끔 환전 형태로 돈을 인출하는 ‘환치기’ 등이 등장한다. 이렇게 살아난 디테일에 더해 죽도록 구르고 달리는 변요한의 논스톱 액션과 악랄하면서도 매력적인 곽프로 김무열의 ‘영혼 실린 구라’가 아드레날린 가득한 한 편의 범죄 액션물을 완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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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눈빛으로 여심을 뒤흔든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설경구와 조선시대 브로맨스를 선보인 ‘자산어보’ 등에서 활약한 변요한이 ‘보이스 피싱 낚는 피싱’이라는 극한 직업에 뛰어들어 영화의 속도감을 높인다.


모두의 위에서 군림하는 듯한 ‘머리’ 곽프로와 그를 견제하는 ‘주먹’ 천 본부장(박명훈 분), 또 이들을 주무르는 피라미드 꼭대기의 먹이사슬까지 닿아야 하는 서준의 몸은 고달프다. 그 절실함과 처절함을 그대로 담아낸 변요한은 ‘아저씨’의 원빈처럼 복수를 기획하고 ‘제이슨 본’처럼 빌딩에서 뛰어내리며, ‘다이하드’에서처럼 고생하며 동시에 감정 연기까지 놓치지 않는다. 배우 김무열이 웃으며 피싱을 기획하는 뱅커 출신 ‘곽프로’ 역을 맡았다. 감독이 “김무열 배우가 오면서 곽프로가 시나리오에서 튀어나왔다”고 밝힌 그는 악랄하면서도 매력적인 언변으로 피싱에 나선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먹으려면 맛있게 먹어야 한다”며 서준을 독려하고 영화 말미 마지막 총력전을 위해 마치 사이비 교주처럼 콜센터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는 곽프로의 연설 신은 김무열의 구강 액션이 폭발하는 신.

다단계 사기를 소재로 한 미야케 미유키의 책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출간 인터뷰에서 그녀는 “인간의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사기 경제 범죄가 싫었다”고 밝혔다. 내 가족과 지인의 무사함을 담보로 사람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보이스 피싱은 그래서 좀체 피하기가 쉽지 않고, 피해자들은 깊은 자책에 빠져든다. 영화는 지능범죄수사대 이규호 팀장(김희원 분)의 말을 빌려서나마 “당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어엿한 영업 사무실처럼 목표금액을 설정하고, 보험 왕처럼 상을 주며, 꼴찌는 무시하는 보이스 피싱의 기업 생리. 피해자의 고혈을 짜내는데 성공하자, 환호하는 얼굴들 자체가 ‘지옥’이다. 제작진이 실제의 백 분의 1도 담지 않았다고 밝힌 영화 속 피싱 시나리오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보이스 피싱은 공감이야. 상대방의 희망과 두려움을 파고드는 거지”라는 곽프로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영화로라도 일당을 대리 처단하는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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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 “피해자 고통 다 아는 것처럼 연기하는 건 말 안돼”

김무열 “어머니도 문자 받아...경각심 주는 피싱 백신 무비”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떤가?

-변요한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다.


1년 만에 봤는데, 촬영 당시의 공기와 상황들, 팀, 스태프들 생각이 나서 고생했다는 말을 하고 싶어졌다. 행복하다.

-김무열 많은 이들이 모여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시대다. 그래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그걸 보니까 감회가 새롭다.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함께 연기한 소감을 부탁한다. 각자 캐릭터는 어떻게 잡았나?

-변요한 본거지에 잠입하기 전에는 피해자의 가족 입장으로 움직였다면 콜센터에서 곽프로(김무열 분)를 만난 후에는 바로 형사 역에 몰입했다. 곽프로는 실제로 보기 전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는데, 무열선배의 의상, 눈빛, 걸음걸이를 눈앞에서 보자마자 캐릭터가 바로 그려져서 놀랐다. ‘이 정도만 해도 형이 다 받아주겠지’하고 많이 의지했다.

-김무열 배우 변요한이 가진 진정성, 에너지, 열정 등이 항상 현장에 흘러 넘쳐서 상대 배우로서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한 화학작용들이 생겨났다. 오히려 미안할 정도로 의지했고 에너지를 얻어서 연기했다.

▶실제 ‘보이스 피싱’ 사례를 겪은 적이 있나?

-변요한 ‘보이스’ 시나리오를 읽고 며칠 후 가족에게 내 매니저의 이름으로 돈을 요구하는 문자가 왔다. 영화 속에서나마 이런 범죄들을 처단하고 싶었다.

-김무열 어머니에게 내 이름으로 돈을 요구하는 문자가 왔었다.

▶촬영 전 실제 피해자나 가해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나?

-변요한 ‘진짜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할 정도로 실제 보이스 피싱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 조직적으로 움직일 때 피해 액수가 어마어마했다. 모든 배우들은 극중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이번엔 달랐다. 피해자를 만나서 그 아픈 이야기를 듣는 것, 또 그 고통을 다 안다는 것처럼 연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느꼈다. 딱 대본 상의 서준과 미연의 아픔만큼만 연기하고 싶었다. 마치 변호사처럼, 또 수평선처럼 서준이 옆에 서서 나란히 걸어가고 싶었다.

-김무열 감독님이 워낙 방대하고 자세하게 자료 조사를 해주셔서 그걸 베이스로 공부했고, 대본과 영화적 상상력이 캐릭터를 더 풍성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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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배우 변요한이라고 칭하고 싶다. 대부분의 액션 시퀀스를 대역 없이 소화했는데 부상은 없었는지.

-변요한 새끼 손가락이 살짝 까진 정도? 액션영화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다치지 말아야 된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들어간다. 서울액션스쿨 전재형 무술감독님이 호랑이시다(웃음). 스파르타 식 훈련으로 최대한 잘 맞춰진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주셨고 합과 기초체력 등을 많이 다졌다. 현장에 갔을 때 부상의 위험성이 전혀 없을 만큼 잘 세팅이 되어 있었다. 진흙탕 싸움 같은 이런 리얼한 생활 액션이 체력적으로 훨씬 힘들다. 다음엔 난이도 높은 액션도 해보고 싶다.

▶범죄와 온몸으로 맞서는 ‘다이하드’를 보는 느낌이다.

-김무열 호랑이 선생님이 합을 잘 짜주셔서 안전하게 잘 촬영했다. 변요한 배우는 더 난이도 있는 액션도 충분히 가능할 거다. 촬영장 가기 전인 새벽 6~7시에 “퍽!퍽!” 하는 익숙치 않은 소리에 잠을 깼는데 알고 보니 요한 배우가 샌드백을 쳤더라. 내가 그런 사람이랑 액션을 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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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배우는 뼈를 때리는 구강액션으로 화제를 모은 것 같다. 대사에 포인트를 둔 점이 있다면?

-김무열 엄청난 대사가 있는 뒷부분 총력전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카메라 장비도 비싼 걸 대여했고, 감독님들의 기대도 컸고, 함께 연기해야 하는 배우도 많아서 부담이 컸다. 하지만 50~60여 명 동료 배우들이 리액션을 너무 잘해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연기했다.

▶팬데믹 시대에 관객을 만나는 소감?

-변요한 팬데믹 이후 내겐 두 번째 개봉작인데, 예전엔 굉장히 그냥 수월했고 늘 계획적으로 진행됐던 게 지금은 굉장히 어렵고 소중한 일이 됐다. 극장까지 용기 내서 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김무열 최근엔 백신 관련 보이스 피싱을 하는 조직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들었다. 범죄의 표적이 주로 디지털 문화에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다. ‘보이스’는 영화적 재미도 줄 수 있고, 보이스 피싱도 밀도 있게 다루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보시면 ‘보이스 피싱 백신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글 박찬은 기자 사진 CJ ENM, 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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