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자가격리 없는 베네치아가 있다고?…라베니체 부네치아를 아시나요?

입력 2021/09/24 16:50
수정 2021/09/25 07:49
김포 장기동 '라베니체'
2.6㎞ 수로 양쪽에 유럽풍 상가·카페
'김포 베네치아'로 불리며 SNS 입소문
초승달 닮은 문보트…"어머 이건 타야돼"

부산 장림포구 '부네치아'
옛 어묵공장 터가 예술촌 테마거리로
'사하 선셋로드' 15㎞ 구간 낙조 일품
알록달록 형형색색…"어머 이건 찍어야돼"
◆ 신익수 기자의 언택트 총알여행 ◆

마침내 간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 걱정 마시라. 자가격리도, PCR 검사도 없다. 10시간 비행기, 안 타도 된다. 말이 되냐고? 이게 된다. 대한민국 속 베네치아 '대네치아'니까. 요즘 핫한 대네치아는 두 곳이다. 하나는 김포, 또 하나는 '부네치아'라 불리는 부산 하고도 장림이다. 랜선여행도 하는 판이다. 까짓것 짝퉁 베네치아인들 어떠랴. 하늘만 올려다봐도 가슴 뻥 뚫리는 가을인데.

◆ 베네치아 야경 뺨치는 라베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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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라베니체 수로를 따라 문보트가 떠다니고 있다. [사진 제공 = 김포시청]

말도 안 된다. 정말이지 '아' 탄성부터 나왔다. 공영주차장을 내려온 지 불과 10여 초. 눈 깜짝할 새 '물의 도시' 베네치아로 공간 이동이다. 미동도 없이 유유자적 흐르고 있는 2.6㎞짜리 수로. 수로 양쪽으론 유럽풍 상가와 카페가 줄지어 서 있다.


최근 SNS를 올킬시켜버린 김포(경기도) 하고도 장기동의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Laveniche March Avenue)'. 아, 이름이 길다고 걱정할 건 없다. 이곳 주민들은 그저 '김포 베네치아'라 부르니까. 코로나19 시대, 억눌린 여행 심리 때문에 대리만족 여행지로 급부상한 베네치아 대체지 라베니체는 한강신도시 중앙공원에서 시작한다. 짝퉁이려니 하고 갔는데 이건 '뺨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탈리아 지도를 닮은 듯 구두 모양으로 굽어진 수로. 8개 섹터로 나뉘어 2.6㎞를 이어지는 수로 위로는 '금빛수로 5교'까지 앙증맞은 직각, 눈썹 모양의 다리들이 늘어서 있다. 마음에 드는 건 통유리창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 무장애 다리라는 것. 유모차를 끌고도 편히 다리 위에 올라서 아찔한 수로 풍광을 품을 수 있다. 메인 공간은 '수변 공연장'이 있는 2-A·B와 3-A·B 존. 김포의 마스코트 포미·포스 조형물과 말뚝박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 조각상이 놓여 있는 곳이다. 하필 투어를 간 날, 바닥 분수까지 온(on). 치솟는 분수 물길만큼 아이들 탄성도 높아진다. 김포 베네치아 방문 골든타임은 당연히 해 질 녘이다. 감홍빛 노을물이 뚝뚝 떨어지면 수로를 따라 형형색색의 조명이 퍼져 나간다. 그리고 수로 투어에 빠질 수 없는 보트가 납신다. 베네치아 수상버스 바포레토의 낭만에 버금가는 이곳 시그니처 보트는 이름하여 '문(moon)보트'. 은은한 달의 낭만을 품고 수로를 질주하라는 의미다. 5-B 존에 탑승장 '보트하우스'가 있다.


감히 단언한다. 베네치아 여행에서 무조건 타야 하는 곤돌라처럼 문보트만큼은 꼭 타봐야 한다고. 크기는 가로 2m 남짓, 세로 4~5m. 초승달을 닮은 모양부터 압권이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조종법. 뱃사공이 태워주는 베네치아 곤돌라와 달리 문보트는 솔로(solo) 조정이다. 게임기의 조이스틱이 가운데 달려 있어 가볍게 움직여주면 된다. 심지어 전기충전식. 시동을 걸자(정확히는 버튼 2개를 누른다) '위잉' 하는 기분 좋은 전기음과 함께 문보트가 출발한다. 속도는 느릿느릿, 딱 달의 빠르기 정도. 이 맛 끝내준다. 상상해보시라. 초승달 모양의 문보트가 노랑, 주황, 파랑까지 은은한 형광색 빛을 발하며 수로, 아니 운하를 따라 일제히 둥둥 떠다니는 장면이라니. 수로 주변 나들이를 나온 연인들과 가족들은 연신 부러움의 시선을 보낸다. 으쓱,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인사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차오(Ciao). 그라치에(Grazie)!"

김포 베네치아 즐기는 Tip
김포 베네치아 라베니체는 주차가 핵심이다. 종일 주차 단속 차량이 째려보고 있으니 정해진 장소에만 주차해야 한다. 주차가 가능한 곳은 장기도서관(무료)과 공영주차장. 지하철은 장기역에서 내리면 된다. 문보트는 현장에서만 예약을 받는다. 2.5인이 탑승하는 문보트뿐 아니라 4인 이상 탈 수 있는 '패밀리 보트'도 있다. 라베니체를 왕복으로 오가는 코스로 소요 시간은 30분 정도. 가격은 문보트 2만원, 패밀리 보트 2만5000원.


◆ 진짜 물의 도시 '부네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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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부네치아 전경. [사진 제공 = 부산관광공사]

니, 여(여기) 안 가봤으믄, 마, 말을 마라. 꼬질이 동네 장림, 여(여기)가 천지개벽했다 안카나. 갓난 아(애기) 때만 해도, 오뎅(어묵) 공장에 둘러싸여가꼬, 쳐다도 안 봤던 그 동네 장림이, '부네치아(부산 베네치아)'가 됐는기라. 머라카노(뭐라 그러더라), 거, SNS라는 데 있재. 거(거기)도, 여(여기)서, 사진 찍어가꼬, 막 올리고 난리라대.

오죽하면 부산관광공사가 이 동네 주변을 '서부산'으로, 딱 찍어놓고 여 근처를 '사하 선셋로드'라 부르겠능교. 표준말로는 '브랜드 네이밍'이라 카재. 니한테만 살짝 코스 알려주꾸마. 몰운대(다대포 객사·정운공 순의비)~다대포해변공원~아미산전망대~홍티아트센터~포구(홍티·보덕·장림·하단)~노을나루길~낙동강하굿둑~을숙도문화회관~낙동강하구에코센터 구간의 15㎞ 낙조길. 여 함(한번) 왔다카믄(왔다 가면), 딴 데는 못 간다 안카요.

여, 함 딱 보믄 입부터 쩍 벌어진데이. 길이만 마, 650m. 폭은 100m가 넘꼬. 이 포구 양쪽에 마, 알록달록 형형색색, 이국적 창고 건물하고 배덜이 모여 있는 거지예. 건물들도 마, 쥐긴다.


면적 162㎡에 가설 점포 13개동의 무지개색 유럽풍 쪼매난(소형) 건물들이, 쪼로미(줄지어) 둥지를 트고 있재. 여를 우예 알았는지, 타지 사람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시킨다꼬 마 '부산 베네치아. 부네치아'라 마 불러삐대. 꼬질꼬질했던 장림포구가 '예술촌 테마거리'로 마 확 바뀐 거재.

핫플(핫플레이스)도 마 찍어주께. 문화촌, 놀이촌, 맛술촌, 도시숲까지 테마형으로 나뉜 구간 중에 '대빵(대장)'은 펌프장과 장림교 사이 맛술촌 라인, 거(거기)다. 마, 가보믄 안다. 해 질 녘, 낙조 타임에 여 함 가믄 니 꺼뻑 간다 안카나. 상상 함 해바라마. 집들은 파스텔톤으로 딱 빛나재. 바로 앞 수로(바다)에는 배들이 쫙 늘어서 있재. 거(거기)다, 위로는 마, 담치(섭) 속살 같은 분홍빛 일몰이 뚝뚝 떨어질끼다. 여, 인증샷 뽀인트도 찍어줄께, 잘 들어라, 니. 첫 번째는 선셋 전망대. 투명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믄 거가, 딱 전망대데이. 'BUNEZIA' 조형물 거서 사진 한 방 찍으노믄 난리난다 안카나. 두 번째는 빠리 개선문 딱 닮은 조형물. 거서, 노을 질 때, 바로 사진 한 방 찍어노믄 끝장난데이.

아, 까물 뻔(잊을 뻔)했다. 볼일 급할 때, 풍차 건물 하나 보인다 안카나. 거로 바로 뛰가믄 된다. 거가 화장실이재.

봐라. 내, 머라카드노. 좋다 안 카드나(안 했니). 여친(여자친구)이 자꾸 "오빠야, 코로나 끝나믄 베네치아 함 가자"고 난리가? 그라믄 마, 이리 답해삐라. "마, 가스나야, 거, 말라(뭐 하러) 갈라카노(가려고 하니). 돈이 천지빼까리가(널려 있나 보네). 부산에 가믄 부네치아 있다 안카나. 거나 가자"고.

부네치아 포구 즐기는 Tip
요즘은 장림포구를 낀 서부산 투어가 유행이다. 장림포구는 대중교통이 다소 불편한 편. 부산역에선 차로 40여 분 거리다. 서울에서 간다면 경부고속도로로 대구까지 간 다음 중앙고속도로(부산~대구)를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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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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