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BS, 아이돌 오디션 최종순위 오류 논란

입력 2021/09/24 17:22
수정 2021/09/24 19:11
감사원 KBS 정기감사 결과

2017년 '더유닛' 점수 뒤바뀌어
KBS "업무 가중돼 단순실수"

연차수당 과다지급 등 방만경영
한사람이 1233만원 더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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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청소년을 울렸던 불공정 오디션 프로그램이 KBS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017∼2018년 KBS 2TV에서 방영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더유닛' 최종 결과가 시청자 투표 결과 오류로 뒤바뀐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이 24일 공개한 KBS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최종회가 방송된 2018년 2월 10일 담당 프리랜서 작가는 대행업체로부터 받은 사전 시청자 투표 결과를 입력하면서 각 참가자 점수를 서로 뒤바꿔 입력했다. 감사원 확인 결과 최종회 남성 참가자 18명 중 15명, 여성 참가자 18명 중 13명의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됐다.


당시 KBS는 사전 온라인 점수와 생방송 중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의 합산점수로 남성그룹과 여성그룹 멤버 9명씩을 선발했는데, 온라인 점수 오류로 인해 점수가 정확하게 반영됐다면 탈락했을 3명(남성 2명, 여성 1명)이 선발됐고, 선발됐어야 할 3명은 탈락한 것이다. KBS는 이 같은 감사원 지적에 "최종회 제작·방영 당시 KBS 총파업 등으로 인해 10명의 내부 프로듀서 중 3명만 참여하는 등 업무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며 "특정 참가자가 선발되기 유리하도록 하는 등 의도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감사원은 그러나 프로그램 최종 선발 여부에 따라 이후 연예계 활동 지원 등이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참가자에게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하고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KBS 사장에게 관련 업무 철저와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할 것을 요구했다.


또 감사원은 KBS가 적자 예산을 편성하면 국회나 대외여론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객관적 근거 없이 방송광고 수입 등 수입예산을 과다하게 산정·편성했다고 지적했다. 종합편성채널의 확대, 유튜브·넷플릭스 등 신규 플랫폼 출현 등 방송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방송광고 수입이 급감하고 있는 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부풀렸다는 것이다. 감사 결과 KBS는 과다 산정한 수입예산과 실제 방송광고 수입 차이를 유휴 송신소·중계소 용지 매각 등 유형자산 매각을 통해 보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용에 대해서는 방만하게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KBS는 연차수당 산정 시 산정 기준금액을 과다하게 적용하거나 월 근로시간을 규정과 달리 적용해 한 사람에게 1년간 연차수당이 1233만원 과다지급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KBS가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약 15년간 과다지급한 연차수당은 1335억원에 달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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