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기증 '석보상절' 초간본 첫 공개

입력 2021/09/29 11:32
수정 2021/09/30 05:19
1434년 '갑인자' 추정 금속활자 152점도 전시…"인사동 출토품과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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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권20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글날을 맞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유물 중 조선 세종(재위 1418∼1450) 시기에 간행한 서적 '석보상절' 초간본 2권을 30일부터 최초로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아울러 박물관 소장품 중 지난 6월 종로구 인사동 유적에서 무더기로 나온 조선 전기 금속활자와 흡사해 1434년에 만든 활자 '갑인자'(甲寅字)로 추정되는 한자 금속활자 152점도 함께 전시한다.

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중근세관 조선1실에서 선보이는 석보상절은 권20·21이며, 앞서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서 공개된 석보상절 권11과는 다른 책이다.

보물로 지정된 권11은 활자본을 보고 후대에 목판을 제작한 뒤 찍은 책이고, 지정문화재가 아닌 권20·21은 초기 활자본이다.




석보상절은 세종 부인인 소헌왕후 심씨의 명복을 빌고자 간행한 서적이다. 세종 아들이자 훗날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이 세종의 지시를 받아 여러 책에서 부처 일대기와 설법에 관련된 내용을 뽑은 뒤 한글로 번역했다.

초간본 간행 시기는 1447년이며, 전체 분량은 24권이라고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석보상절 권20·21에 대해 "세종 시기에 만든 한글 활자와 갑인자로 찍은 초간본"이라며 "보물로 지정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권6·9·13·19와 동국대 도서관 소장본 권23·24와 같은 판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보상절 권20·21은 그동안 연구자들 사이에서만 존재가 알려졌고, 일반인이 볼 기회는 거의 없었던 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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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인자 추정 금속활자

갑인자 추정 한자 금속활자 152점은 조선총독부가 1930년대에 구매한 자료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조선시대 금속활자는 대부분 왕실에서 사용하다 인계받은 유물이며, 제작 시기는 조선시대 후기다.




박물관은 금속활자를 모두 조사하지 않은 상태여서 전체가 동일한 성격의 활자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갑인자로 볼 여러 근거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박물관은 금속활자 중 '실'(失)·'징'(懲)·'조'(造) 등이 '이건희 컬렉션' 중 1436년에 간행된 '근사록'(近思錄)과 고 송성문 씨가 기증한 1436년 서적 '자치통감'(資治通鑑) 권236∼238에 있는 글자와 크기·서체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활자 33점을 대상으로 성분 분석을 진행해 구리 86∼94%, 주석 5∼10%, 납 3% 이하의 함량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1461년 이전 제작 한글 금속활자의 구리, 주석, 납 함량과 유사한 수치다.

아울러 박물관은 인사동 유적에서 발견된 활자 중 '갑인자' 추정 활자와 크기나 형태가 비슷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에 전시하는 활자들은 박물관이 보유한 대부분의 활자와 입수 시기와 과정이 다르다"며 "인사동 출토 활자와 비교하고, 이건희 컬렉션 중 갑인자로 찍은 책과 대조하는 과정에서 갑인자로 간주할 근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활자들은 과거에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전시된 적은 있지만, 고증 절차를 거쳐 '갑인자 추정 활자'로 일반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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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인자 추정 금속활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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