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징어게임 나온 '거기' 찾기…"게임을 시작합니다"

신익수 기자
입력 2021/10/22 17:07
수정 2021/10/23 10:48
오징어게임 촬영명소 투어
◆ 신익수 기자의 언택트 총알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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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촬영지로 알려진 선갑도. [사진 제공 = 옹진군청]

선생님. 저랑 딱지치기 한판 하시겠습니까. 이기시면 제가 10만원을 드립니다. 지면 저에게 10만원을 주시면 됩니다. 돈이 없으시다고요? 괜찮습니다. 몸으로 때우시면 됩니다. 가을바람 살살 맞으며 이 글에 등장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핫스폿으로 찾아가시면 됩니다. 자, 그럼 선공을 양보하겠습니다.

여행기 읽기 전 주의 사항: 1. 오징어 게임을 최소 2번 이상은 볼 것. 2. 1번을 건너뛰면 이 여행기가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음.

① 시리즈 마지막 공항 촬영지, 공항화물청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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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마지막 회에서 배우 공유가 `딱지치기`게임을 권했던 촬영 포인트.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이다.

전 세계를 홀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마니아들 사이엔 벌써 '촬영지 추적'이 화제다. 언택트한 당일치기 코스로 한 방에 찍고 올 동선은 무조건 인천으로 잡으면 된다.


은밀하게 알려진 곳은 공항철도 라인의 공항화물청사역이다. 잠깐 스토리를 스포(사전 통보)해 드린다. 시리즈 마지막, 456억원짜리 게임의 승자가 된 이정재는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극 중 인천공항으로 비친 이 역, 실제는 공항철도(14개 역)의 12번째 역, 화물청사다. 촬영이 이뤄진 신은 마지막 회 인천공항 플랫폼 장면이다. 빨강 머리로 염색한 레드 이정재(극 중 성기훈 역)는 반대편 플랫폼을 보다 깜짝 놀란다. 또 다른 게임 참가자에게 딱지치기 내기를 권하는 배우 공유를 우연히 보게 된 것. 공항철도에서 내리자마자 반대편으로 달려갔지만 공유는 사라지고 결국 게임 참가 열쇠가 되는 명함만 받아 쥐게 된다.

투어는 쉽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면 끝. 12번째 역 화물청사에 내리면 된다. 여기서부터 중요하다. 일단, 서울역에서 탈 때 무조건 플랫폼 5-4(5호차 4번째 출구) 출입구로 탑승할 것. 이정재가 탄 바로 그 칸이다. 화물청사역에서는 내리자마자 인증샷을 찍고 6-1 플랫폼으로 서너 발짝만 이동해주면 된다. 그리고 반대편 플랫폼 쪽을 쳐다보시라. 딱 그 장면이다. 건너편에서 공유가 또 한 명의 게임 참가자와 딱지치기 게임을 하고 있었던 지점은 3-2 플랫폼(운서역 방향 진행)이니 기억하실 것. 플랫폼을 벗어나 대합실로 가면 촬영지를 상징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촬영 장소 화물청사역'이라는 알림 글이 새겨져 있다.

감히 예언한다.


'공항화물청사역', 앞으로 영화 '해리 포터'에 등장했던 킹스크로스역의 9와 4분의 3 플랫폼처럼 성지가 될 것임을. 킹스크로스역을 찍었던 건 10여 년 전이다. 영화 속 그 벽에는 벽으로 뚫고 들어간 카트 손잡이가 여전히 달려 있다. 해리 포터 마니아들 사이엔 이 손잡이를 잡고 인증샷을 찍는 게 '성지 순례'다. 말도 안 된다고? 내기 할까. 오징어 게임 속 공유처럼 선공은 양보해 드린다.

② 부활하는 월미도 마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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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 마이랜드 정문. 이곳에서 조폭 역 덕수(허성태)가 조직원을 만났다.

다음 코스는 월미도. 자동차로 40여 분 거리다. 가슴 뻥 뚫리는, 인천대교를 지나가니 드라이브 코스로도 백미. 지난 14일 찾은 낮의 월미도는 한산했다. 하지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이면 180도 달라진다. 1992년 개장. 조개구이나 먹으러 들렀던, 월미도의 낡은 마이랜드가 깨어난다. 어떻게 찾았는지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오징어 게임' 발음을 정확히 해대며, 연신 폰카를 찍고 있다. 이곳 역시 촬영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시끌벅적하다. 마이랜드 신은 오징어 게임 2화로 돌아간다. 조폭 덕수(허성태)가 한 조직원을 만나는 장소의 배경이 이곳. 정확한 촬영 포인트는 마이랜드 입구의 박효신 닭꼬치 바로 앞이다. 이곳에서 바이킹을 뒷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어 올리면 된다. 심지어 달고나 노점은 대박이 났다. 야간 타임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한 노점상은 "영화를 흉내 내며 대부분 달고나 뒷부분을 핥아 먹는다"며 "달고나에 웨이팅 줄이 늘어선 건 10년 만에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촬영지 지척에는 특이한 명물도 많다. 최고의 명물은 바로 지척에 놓인 '사일로' 벽화.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벽화로 2018년 12월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의 시그니처다. 높이만 무려 48m. 아파트 22층 규모다.


월미도 마이랜드와 사일로 벽화까지 기록의 여행 포인트를 한 방에 찍는 방법도 있다. 월미바다열차에 오르면 된다. 지상 7m에서 최고 높이 18m까지 업다운으로 오가며 월미도와 인천내항, 서해 바다까지 구석구석 '월미 8경'을 훑어준다.

③ 쌍문동 숨은 명소 CU쌍문우이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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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촬영 명소로 뜬 쌍문동 CU 편의점.

여행으로 편의점을 찾아가긴 처음이다. 어쩌겠는가. 완전히 떠버렸는데. 오징어 게임 2편 '지옥'편에서 오일남(오영수)과 성기훈(이정재)이 한 편의점 야외 의자에 앉아 깡소주에 생라면을 부숴 먹던 장면, 바로 이곳이다. 놀랍다. 모든 게 드라마 속 그대로다. 연녹색 의자, 테이블도 그대로 있다. 그나마 달라진 건, 그 옆 창문에 오징어 게임 장면을 출력한 인쇄물이 여러 장 붙어 있다는 것. 지나는 사람들도 힐끔힐끔 쳐다보며 수군댄다. 오징어 게임을 떠올렸으리라.

2017년부터 이곳 편의점을 운영한 최귀옥 사장은 "대부분 영화 속 장면처럼 삼양라면을 사서, 부숴 먹는다. (극 중에 좀 비싼 안주를 드시지) 매출이나 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외진 곳인데 요즘은 외국인 고객들도 늘었다. 편의점 뒤편의 덕성여대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BTS 노래를 흥얼거렸던 이들은 요즘엔 오징어 게임을 묻는다.

이 CU, 알고 보면 촬영 핫플레이스다. 작년에 방영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촬영지도 여기다. 이곳에서 무조건 사야 할 필수품은 당연히 생라면(삼양)이다. 촬영을 함께 간 홍수지 PD와 생라면에 소주 한 병을 사 일남-기훈 의자에 앉았다. 여기서 일남은 "다시 게임에 참여하게 됐다"며 기훈을 유혹한다. 스포라 일남의 정체를 얘기할 순 없지만, 병원에 누운 채 살아남은 일남의 마지막 대사가 떠오른다. '사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거야. 뭘 하면 좀 재미가 있을까. 다시 느끼고 싶었어. 관중석에 앉아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그 기분을.' 여행도 그렇다. 앉아서는 절대 현장의 기분을 느낄 수 없다. 바로, 달려가시라.

오징어 게임 그 밖의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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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갑도는 1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마친 뒤 천장이 닫히면서 잠깐 등장한 섬의 전경 신이 촬영된 장소. 선갑도는 섬 경관이 빼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높은 봉우리는 선갑산. 해발 352m다. 화산산이어서 주상절리가 일품. 희귀 식물도 여러 종 서식한다. 선갑도를 포함한 곳이 덕적군도다.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는 없다.

▶ 강화군 교동면의 교동초등학교. 1화가 시작하자마자 성기훈(이정재)과 조상우(박해수)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오징어 게임을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개교 115년의 역사. 1906년 을사조약 이후 교육구국운동 차원에서 설립했다고 알려진다. 현재 학생 63명, 교사 1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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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오징어 게임' 촬영지 영상은 '매일경제 에브리데이'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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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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