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복수심 불탄 여성 사이에 두고 선악 줄다리기

입력 2021/10/26 17:12
수정 2021/10/26 17:15
넷플릭스 '마이네임' 주연 박희순·안보현 인터뷰

극악무도한 놈이지만
때론 번민하는 악역

마약수사 경찰 역할로
처절한 여주인공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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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은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드라마다.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상대 조직에 위장 잠입하는 언더커버(첩자)를 주제로 하는 만큼 제작 단계부터 비슷한 류의 작품들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통 누아르 장르에서 보기 어려웠던 여성 주도의 극 전개와 모든 등장인물이 가진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차별화한다.

극 중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나서는 윤지우(한소희)를 사이에 두고 악과 선의 구도를 펼치는 박희순과 안보현도 반전 캐스팅으로 꼽힌다. 박희순은 전작 '아름다운 세상'에서 올곧은 교사 이미지를 버리고 지우에게 복수심을 일으키는 조직 보스 최무진을 연기했다.


안보현은 '이태원 클라쓰'에서 극악무도한 망나니 재벌 이미지를 벗고 여동생을 마약으로 죽인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경찰이 된 전필도를 선보였다. 주인공의 아픔과 복수를 교집합으로 양 극단에서 선악구도로 대결하는 두 사람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지우의 심경을 변화시킨다.

최근 영상 인터뷰에서 박희순은 "언더커버라는 단어 자체가 클리셰인 것 같다. 어떻게 새롭게 풀어내는지, 신선한 방법으로 풀어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피도 눈물도 없이 흔들리지 않는 게 아메리칸 사이코라면 최무진은 많이 흔들리는 코리안 사이코"라고 설명했다. 그는 "극악무도하고 나쁜 놈이지만 상황마다 자기 번민이 있고 고뇌로 흔들리는 모습이기에 새롭게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택한 이유를 묻자 박희순은 자신을 '원톱 여성 주인공 서브(보조) 전문가'라며 "마이네임처럼 여성을 돋보이게 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극 중 여동생이 실제 제 동생이라고 생각하면 화가 머리끝까지 차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며 "그런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면서 연기하다 보니 감정을 이입하기 쉽고 잘 보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마이네임으로 처음 액션 드라마에 출연한 박희순은 "영화라면 이렇게 다양한 모습과 감정, 서사 등을 보여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여러 서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고 배역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최무진은 악마 같은 인물이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역할이라 생각했다"며 "아무도 믿지 않기에 외롭고 고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하면서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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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현. [사진 제공 = 넷플릭스]

안보현은 "감독님이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눈여겨봤다는 말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며 "감독님이 볼 때 그냥 제가 필도 같다며 연기하려 하지 말고 표현해 달라고 해서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이전 악역 때도 극 중 역할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며 연기하지 않았다"며 "어떤 사연이 있겠지 하고 이해하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앞서 공개된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마이네임으로 관심이 이어진 데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박희순은 "넷플릭스가 세계로 가는 문이라면 오징어 게임이 그 문을 활짝 열어줬다"며 "K드라마도 이제 시작이 되지 않을까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보현도 "K콘텐츠가 이렇게 날개를 펼 수 있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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