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잘나가는 대중음악인 불러 국악 부르게 하면 재밌겠죠?

입력 2021/10/26 17:28
수정 2021/10/26 20:17
20주년 국악방송 유영대 사장

CI·콘텐츠 등 싹 바꿀 각오
7시~24시 全 프로 생방송
전국 명창 찾아 기록물 제작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오픈스튜디오로 찾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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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은 약관(弱冠)이지요. 아직 덜 성숙했지만 관을 쓰고 성인의 범주에 들어가려고 움직이는 단계. 20주년을 맞은 국악방송이 딱 그 시기를 맞았습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악방송의 새 사령탑 유영대 사장(사진)은 뼛속까지 국악인이다. 고려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며 판소리 관련 핵심 지방자치단체 행사의 총감독을 수차례 맡았고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위원, 국립중앙극장 창극단 예술감독, 판소리학회 회장까지 지낸 경력만 봐도 그렇다. 그러니 리더십도 국악을 쏙 빼닮았다. 국악이란 게 그렇다. 틀이 없다. 열려 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열린 사장실'을 선언하며 아예 사장실 문부터 열어젖혔다. '소통'의 음악인 국악에서 찾은 덩더쿵 리더십이다.

소통이 심장이면 피(혈액)는 '흥'이다.


유 사장은 소통에서 뿜어낸 흥을 방송 조직에 고루 뿌리고 있다. 그의 평균 출근 시간은 오전 8시~8시 30분대. 도착하면 사장실이 아니라 주조(주조정실)부터 찾는다.

"방송국의 헤드쿼터가 주조거든요. 주조에서 밤새고 근무한 당직 격려부터 시작합니다." 다음은 생방송 스튜디오. 일일이 스튜디오에 앉아서 생방송 진행자와 출연자를 격려한다. 그냥 앉아 있는 것도 아니다. "하하 좋아요" 하며 추임새도 넣는다. 그러니 진행자도, 출연자도 신이 난다. 방송에도 흥이 담긴다. 라디오부터 변한다.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모두 '생방송'을 선언했다. TV 프로그램에는 흥과 함께 혼도 담는다. 예능과 다큐멘터리를 아우르는 멀티 전략이다.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결국 사장될 대한민국 국가대표급 명인 명창에 대해서는 전국을 훑어가며 기어이 찾아내 기록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한다.


유 사장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건 국악의 위치다. 요즘 이날치 밴드, 판타스틱 듀오 등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 덕에 국악이 주목받고 있지만 실상은 변방이다. 당연히 최우선 작업에는 음악의 중심, 콘텐츠의 중추에 국악이 놓인다. 판을 뒤집는 야심 찬 구상이다.

"밤 시간대에 차원이 다른 오픈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죠. 요즘 오디션 프로라는 게 국악인을 불러 대중음악을 하게 하는 거잖아요. 이걸 뒤집는 거죠. 대중음악인을 불러 국악을 맡겨볼 생각입니다." 국악을 핵심에 두는 그의 생각은 20주년을 맞아 바뀌는 기업 이미지(CI)에 담겨 있다. 국악방송 앞에 'K-뮤직'이라는 로고가 새겨진다. K팝을 필두로 한 K콘텐츠가 K-뮤직의 버팀목이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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