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서울스카이] 120층에 펼쳐진 60년대 서울…구름위로 시간여행 떠나볼까

권오균 기자
입력 2021/10/05 04:01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내년 2월까지 '시간, 하늘에 그리다'
전망대 감상은 기본, 곳곳에 포토존
옛 서울 구경하고 미디어 아트 체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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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저씨 몸 좀 봐~." "다들 삐쩍 말랐다. 뚱뚱한 사람이 없네."

팔짱 낀 커플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해수욕장으로 추정되는 흑백사진을 품평한다. 대화하는 장소는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 지하 2층이다. 롯데월드타워에 뜬금없이 해수욕장 사진이 있는지 의문이 일게 마련인데, 자세히 보니까 사진 속 장소는 서울이다. 잠실 바로 건너편 뚝섬의 모습이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뚝섬은 서울시민의 물놀이 장소였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가 올해 9월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시간, 하늘에 그리다' 미디어 체험전을 연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를 오르면서 동시에 1960년대 서울을 만나게 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로 향하는 길과 공간, 그리고 최상층 전망대까지 전시관으로 변신했다.


우선 지하 1층 입구의 대형 원기둥, 지하 2층 엘리베이터를 타러 향하는 복도부터 달라졌다. 평범한 복도를 거부하고, 첫 번째 포토존 '미디어 터널'로 변신했다. 발을 들이는 순간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1960년대 명동 거리다. 중절모를 쓴 신사, 양산 쓴 숙녀, 어딘지 고풍스러운 자동차가 비를 뚫고 움직인다. 한쪽 벽면에 붙은 사진이 반대쪽 벽에 반사된다. 이 길을 걷다 보면 과거의 서울 사람들과 함께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과거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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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스카이 지하 2층 복도에 설치된 미디어 아트. [사진 제공 = 서울스카이]

엘리베이터 탑승 전 메인 갤러리는 6개 주제로 분류된 한영수 작가의 작품들과 체험존으로 구성돼 있다. 도시의 거리를 담은 '우리가 모르는 도시'와 순수한 아이들 모습을 담은 '꿈결 같은 시절'에서는 어렵고 힘들던 시절의 기억과는 상반된 당대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엿보인다. 또한 '시간 속의 강'에는 격변하는 서울의 중심이었던 한강을, '힙한 거리 명동'에는 당시 가장 세련된 멋쟁이를 만나볼 수 있다.

사진을 찬찬히 뜯어보면 지금은 신세계백화점인 명동의 미도파백화점 앞을 아가씨 둘이 양산을 쓰고 총총걸음을 옮긴다. 그 옆엔 명동성당 부근에서 서양 신부가 자전거를 끌고 있다. '동해 해수욕장'이라고 적힌 팻말 뒤로 어림잡아 수백 명이 물놀이에 여념이 없다. 사실은 동해가 아니고 뚝섬이다. 그 옆엔 강변에 앉아 치명적인 뒤태를 선보이는 여성이 눈을 사로잡는다.


계절을 바꿔 한겨울에는 소가 얼음을 운반하고 아이들은 눈썰매와 스케이트를 탄다. 지금은 대교가 31개나 지어지고, 강변이 공원으로 바뀌었지만 1960년대 한강은 여름에는 해수욕장이고 겨울에는 눈썰매장이자 얼음창고였다. 사진전 제목을 보지 않으면 강원도 어디쯤을 예상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상전벽해가 이런 것이구나!' 싶다. 한쪽에는 한영수 작가가 손에 쥐었던 라이카 카메라와 그가 남긴 사진집이 전시돼 있다.

지하 2층 복도와 전시관이 만나는 지점에는 두 번째 포토존이 있다.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데, 천막을 걷고 입장하는 '동심&그림자 놀이터'도 들러보자. 청록색, 자홍색, 노란색, 검은색 빛을 활용해 화려한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친구 혹은 연인과 역동적인 자세로 그림자 놀이를 하게 된다. 아까 그 커플도 사진 구경 대신 사진 찍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 옆에 붙은 사진가의 설명도 잠시 곱씹어본다.

"한영수(1933~1999)…1960년대 한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한 그는 한국의 광고 및 패션 사진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한영수사진연구소를 1966년 설립했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순식간에 오른 117층 전망대 입구에서는 가로 9m, 세로 2m의 대형 무빙스크린 위로 짧은 영상 '스카이 쇼'가 흐른다. 한영수 작가의 전시 작품 70여 점 중 일부가 미디어아트로 펼쳐지더니 무빙스크린이 위로 올라가 사라지고 한강을 열어준다. 영상 종료와 함께 베일에 숨겨져 있던 서울 풍경이 나오니 전에 본 풍경이지만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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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층 스카이데크 창가에 한영수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사진 제공 = 서울스카이]

하이라이트는 한 층 더 오른 118층에 있다. 여기가 세 번째 포토존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리 바닥 전망대인 '스카이데크'가 사진전과 결합했다. 투명한 유리 바닥 밑으로는 아찔한 장면이, 창으로는 뚝섬에서 여름 물놀이는 즐기는 과거 한강의 모습이 펼쳐져 있다. 이렇게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전 풍경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상층 전망대와 만났다.

120층에서도 볼 게 더 남아 있다. '다시 만난 학창시절'을 주제로 과거의 까만 교복과 현재의 오색찬란한 교복을 곳곳에 걸어놨다.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레트로 감성을 선사하고, 아주머니 아저씨들에게는 추억을 선물할 아기자기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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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층에서는 다시 만난 학창 시절 을 주제로 공간을 꾸몄다. [사진 제공 = 서울스카이]

마지막 네 번째 포토존도 흥미롭다. 삼원색 필름을 활용한 야외 '레인보우 테라스' 포토존이다. 건물 밖 야외로 나가면 테라스의 창유리가 총천연색으로 단장했다. 마치 색안경을 낀 것처럼 세상이 달리 보인다. 빛에 따라 각도를 달리하면 색깔이 조금씩 달라진다. 계속 보고 있자니 평범한 창은 다소 심심하게 보일 정도다. 이쯤 되면 사진 찍을 곳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생각마저 든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방문이 처음이 아니라면 내심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사진전을 품은 전망대 나들이는 편의점 상품으로 치면 1(전망대)+1(사진전)인 셈이다. 여지은 롯데월드 매니저는 "사진전 '시간, 하늘에 그리다'는 한번 보면 끝이 아니라 또 와보고 싶은 롯데월드타워를 선보이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하면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사진전을 보여드리기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이미 와본 사람도 압도적인 한강 풍경, 그리고 그 풍경과 결합한 옛 사진을 감상하며 미디어아트를 체험하게 되면 불과 50년 전 서울 풍경과 현재의 앙상블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될 것이다.

▶▶ 서울 스카이 100배 즐기는 Tip

서울스카이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에도 관람객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방역·소독 활동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선 엘리베이터, 화장실 내부와 각종 도어 손잡이 등 일 3회 소독 실시 및 매주 1회 사업장 전체 소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엘리베이터 탑승 대기 공간 바닥에 거리 두기 표시와 탑승 인원을 정원의 50%로 운영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노력을 꾀하고 있다.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541m 높이에서 서울을 느끼는 '스카이 브릿지 투어'도 있으니 짜릿함까지 느끼고 싶은 분들은 겸사겸사 같이 체험할 수도 있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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