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역사상 가장 화려한 비극의 주인공

입력 2021/10/13 10:29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이 극은 그녀의 드라마틱한 인생과 허구의 인물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통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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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장소 샤롯데씨어터

-기간 ~2021년 10월3일

-티켓 VIP석 15만 원, R석 13만 원, S석 10만 원, A석 7만 원

-시간 화·목 오후7시 / 수·금 오후2시30분, 7시 / 토·공휴일 오후2시, 7시 / 일 오후3시

-출연 마리 앙투아네트-김소현, 김소향 / 마그리드-김연지, 정유지 / 악셀-민우혁, 이석훈, 이창섭, 도영 / 오를레앙-민영기, 김준현 등

역사의 인물 중에서 후대 사람에게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드라마틱’한 삶의 주인공들이다.


가장 고귀한 신분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밑바닥 출신에서 황제가 되는 등의 스토리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18세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신성 로마제국 황제 프란츠 1세와 오스트리아제국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 사이에서 막내로 태어난 그녀는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와 정략 결혼한다. 하지만 결혼 생활 자체는 물론 왕비로서의 입지도 흔들렸다. 다이아모드 목걸이 사기 사건, 스웨덴 귀족과의 염문설, 민중의 삶과 이반된, 일테면 “빵이 없어요? 그럼 케이크를 먹어요” 같은 거짓과 선동에 그녀는 희생양이 되었다. 왕비에서 죄수가 된 마리 앙투아네트는 38세 생일을 2주 앞두고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후대에 들어 마리 앙투아네트에 관한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사실 그녀는 누구보다 민중을 생각하는 왕비였다. 사냥하던 루이 16세의 화살에 맞은 농부를 치료해 주었고, 소작농의 밭을 망가뜨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마차의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 그녀의 케이크 발언 역시 당시 혁명 세력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뮤지컬로 만나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극작은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거장 미하엘 쿤체가 맡았다. 그는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추적하고 그 안에서 진실과 사실 그리고 내면을 파헤치는 데 대가다. 작곡은 실베스터 르베이, 총괄 프로듀서 엄홍현, 음악감독 김문정 등 최고의 스태프가 극을 완성시켰다.

무대는 단연 압도적이다. 360도 회전하는 무대는 프랑스 왕정의 상징이었던 베르사유 궁전과 빈민가 파리 마레 지구를 구현해, 화려한 삶을 살았던 마리 앙투아네트와 혁명을 이끄는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시각적으로 대비했다. 또한 여러 겹의 풍성한 주름 장식과 화려한 보석으로 꾸민 18세기 로코코 스타일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한 100여 벌의 드레스, 놀라운 아이디어가 집약된 하늘 높이 치솟은 다채로운 가발들은 눈을 즐겁게 한다.

극에서 주목할 부분은 허구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척점에 서는 그녀는 혁명을 이끌고 왕비를 나락에 떨어뜨리지만 마지막에 스스로의 신념에 의문을 품게 된다.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미움과 질투심 그리고 평등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분노를 품은 그녀는 정의를 외치지만 혁명이 변질되고 마리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자 동정심을 느끼고 정의의 참된 의미를 깨닫는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와 삶의 정의’를 꿈꾸는 마그리드 아르노와 ‘왕비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자유로운 삶을 희망’했던 왕비가 생각하는 정의다. 극은 관객에게 ‘진정한 정의’에 관해 의문을 던진다.

초연, 재연에 이어 극에 참여하는 김소현과 두 번째 공연인 김소향은 왕비, 인간, 어머니로서의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절한 삶을 보여 주며 발군의 연기력을 십분 발휘한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99호 (21.10.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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