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경북 영주] 붉은빛 물든 영주의 가을

입력 2021/11/01 04:01
부석사 지나 무량수전 오르면
붉은노을 타오를 때 풍광 절정
소수서원 야간 투어 별 구경도

42.195㎞ 길이 소백산 '우에로'
단풍길 걸으며 심신의 안정을
반값 관광택시 가성비 여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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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홍엽의 가을 부석사. [사진 제공 = 영주시청]

또 갑니다. 맞습니다, 경상북도 영주. 왜냐고요? 가을, 이곳은 한겹 더 특별해지거든요. 믿기지 않겠지만 요즘 영주가 떴습니다. 경상북도의 시작점이 되고 소백산맥이 동서로 가로질러 사람 살기 좋은 곳, 영주가 MZ세대 사이에서 '가을 감성 명소'라고 입소문이 난 덕이지요. 가을은 훅 하고 지나갑니다. 만추홍엽(晩秋紅葉) 핫스폿, 영주로 달려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 가을 감성 골든타임? 영주의 밤입니다


가을, 영주의 밤은 특별하다. 반세기 문을 닫아걸었던 핫스폿들이 은밀하게 밤에만 살짝 모습을 드러내서다.

일단 영주 하면 떠오르는 부석사부터 찍어야 한다. 만추홍엽 최고의 명당 부석사.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과 천왕문까지는 오래된 은행나무와 사과나무가 양옆에 줄지어 있다.


천왕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고 회전문부터 본격적으로 부석사 가람을 만날 수 있다.

부석사의 진짜를 보려면 차근차근 걸어 올라가면서 절집을 하나하나 자세히 봐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위로 올라가는 산자락 경사를 이용해 지어진 가람의 배치 덕분에 오르면서 하나하나 보이는 건축물은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은 재미도 준다. 마침내 무량수전. 여기선 뒤를 돌아봐야 한다. 산이 붉어 산홍, 물이 붉어 수홍, 그 붉은빛에 얼굴이 붉어지는 3단계 극강의 단풍 감상. 멀리 소백산의 길고 긴 자락의 풍광은 덤이다. 요즘 이곳 방문의 골든타임은 밤이다. 그야말로 문탠로드. 오후 7시께 하늘이 점차 붉은색으로 불타오르면서 만추의 붉은빛은 더 짙어진다. 탄성을 자아낼 생각도 못할 정도의 전경. 몸도 마음도 절로 리셋된다.

부석사에 이어 무조건 방문해야 할 곳은 소수서원. 세계적인 명문 하버드대보다 설립 시기가 일렀던 최초의 한국판 사립대다. 고리타분해야 할 이곳이 핫해진 건 순전히 야간 방문 덕이다. 관광에 승부수를 둔 영주시는 아예 소수서원의 밤을 열어젖혔다. 11월 말까지 야간 투어 시행을 선언한 것이다. 소수서원 야간 투어는 최초다.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는 밤에 빛 공해가 가장 적은 곳 중 하나다. 빛 공해가 없다는 것은 달이나 별을 보기 가장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곳 소수서원은 별의 명당이다. 문탠 방문이 더없이 매력적인 이유다.

기자의 방문은 여행 팀과는 따로 이뤄졌다. 당직자가 굳게 닫힌 철문을 열어줘 휴대폰 불빛 하나에만 의지한 채 들어간 소수서원. 장난이 아니다. 하늘을 본 순간 별들이 제각기 자기 빛을 잘 보여주려고 서로 다툼하듯이 반짝인다. 이어 눈에 강학당, 그리고 일신재와 직방재라니. 정면에 마치 준비해놓은 듯한 나무 한 그루와 문성공묘가 피사체가 돼준다. 문성공묘 뒤로는 노송숲이 배경을 더해주니, 야간 촬영에 딱이다. 볼 것 없었다. 나무 위로 쏟아지는 별을 찍기 위해 자동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영주의 밤. 잘 익은 영주의 특산물 '사과'만큼이나 상큼하다.

◆ 걷기족은 우에로, 귀차니스트는 관광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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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홍엽의 소수서원, [사진 제공 = 영주시청]

만추홍엽을 몸에 제대로 각인시키고 싶은 여행족이라면 트레킹 성지 영주의 구석구석을, 그야말로 몸으로 걸어볼 수 있는 '우에로' 트레킹에 도전해볼 만하다. 길이는 인생 마라톤에 견줘, 정확히 42.195㎞. 십승지지 중 첫 번째인 영주 소백산에서 심신의 안정을 찾자는 의미가 있고, 우리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해 이 길을 조성했다는 게 영주시의 설명이다. 우에로는 경상도 사투리다. 소백산 '위로' 걷는다는 뜻이다.


영남의 첫 번째 시작점인 죽령에서 출발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건립한 부석사까지 긴 길을 걸으며 인생을 관조해볼 수 있는 길. 만추홍엽 단풍까지 좍 깔려 걷는 맛도 색다르다.

귀차니스트시라고? 당연히 걱정 붙들어매시라. 걷고, 가는 것조차 싫으신 분들이라면, 관광택시가 있다.

사실 지자체 관광을 가도 늘 골칫거리가 따라다닌다. 주차 문제다. 영주에는 이런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있다. 관광택시다. 영주시도 이 점을 민다. "개인택시지부에서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관광택시를 선정한다. 주차 걱정 없이 주요 관광명소 어디든지 다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수도권 여행족은 아예 연계 상품을 이용해도 된다. 대표적인 게 KTX와 관광택시를 묶어 투어로 구성한 '우리끼리 즐기는 영주, 세계문화유산 편' 같은 거다. 일정은 이렇다. KTX를 타고 영주역에 내린다. 부석사·소수서원 양대 시그니처를 보고 무섬마을을 찍는다. 출출할 땐 영주365시장 먹방 투어. 다시 영주역에서 KTX를 타고 청량리로 컴백한다. 심지어 당일치기니, 언택트 총알 여행도 된다.

▶영주 감성 여행 100배 즐기는 Tip

영주시가 소수서원에서 별을 볼 수 있는 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1월 말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한정판으로 진행된다. 문화재 보호 차원으로 사전 예약을 받아 하루 50명 선착순으로만 입장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가능하며 영주시 관광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영주투어닷컴에서 하면 된다. 승우여행사를 통하면 패키지 여행을 할 수 있다. 관광택시 관련 정보는 영주시청 홈페이지 관광진흥과에서 얻을 수 있다.


매일경제신문·영주시 공동기획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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