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여행+] 터키 남동부로 시간여행, 이국적 풍경 얼마만인지…

강예신 기자
입력 2021/11/01 04:02
당장 떠나는 터키여행
백신접종 영문증명서만 있으면 자가격리 없이 입국 가능해요
1031556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진지리예 신학교 옥상에서 감상한 일몰. 마르딘의 대표적인 `뷰 포인트`다. 커다란 돔 두 개 뒤로 펼쳐진 노을 지는 하늘과 메소포타미아 평원, 마르딘 구시가지의 조화는 환상적이다.

얼마 만인가. 코로나가 덮친 초유의 비상 상황 이후 첫 해외 여행지인 터키. 오히려 어색했다. 터키 남동부 샨르우르파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심포지엄 '세계 신석기시대의 반영(Reflections of the Neolithic in the World)'에 초청받아 간 곳은 샨르우르파 등 터키 남동부 지역이다. 어쨌든 좋다. 2년 만의 여행이라 낯선데, 또 하필이면 낯선 터키의 여행지로의 은밀한 여행이라니.

1031556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투어나 아는 기자에겐 모든 게 새로웠다. 가장 먼저 찍은 곳은 '신석기 역사'의 현장 카라한테페. 사실 잠재력의 땅이다. 터키 정부는 돌언덕이라는 의미의 '타쉬 테펠러' 프로젝트를 통해 이곳을 정밀 조사 중이다.


곧 발굴될 유적들은 1만2000년 전 쉼터였던 공간이 주택으로 변모하는 진보의 시발점으로 여겨진다.

12개의 타쉬 테펠러 주요 유적지 중 '카라한테페'로 향했다. 샨르우르파 도심에서 46㎞가량 떨어진 곳.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1997년 처음 발견돼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을 시작한 곳이다." 언덕을 한참 오르니 발굴 현장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동물이 묘사된 T자형 거석. 이곳에서만 이런 유의 거석 250개 이상이 발견됐다고 한다. 아쉽지만 투어는 좀 기다려야 한다. 2023년 민간인에게 처음 얼굴을 내미는 공식 공개과정을 거치니까.

다음날 향한 곳은 꿀빛 도시, 마르딘이다. 현지민들은 '터키 동남부의 진주'라 부른다. 진주라 불리는 만큼 붐빈다. 가파른 언덕에 올라서자 모스크와 교회를 비롯한 건물이 빽빽이 눈에 박힌다. 석조 가옥, 좁은 골목길, 역사적 문화유적지, 고대 여관, 여기에 먹방으로 방점을 찍어주는 요리까지. 그야말로 꿀빛깔이다. 밤낮의 풍광이 아찔한 대비를 이루는 것도 매력이다. 낮에는 메소포타미아 평야의 장엄함이, 밤에는 '하늘의 목걸이'로 불리는 언덕의 반짝이는 불빛 1000개가 돋보인다.

이곳 핫스폿은 신학교. 진지리예와 카시미예 신학교 둘이다.


인증샷 포인트는 단연 언덕에 자리한 진지리예 메드레세. 골든타임인 일몰과 야경 타임엔 웨이팅 작렬이다.

마르딘 근교의 고대 도시 '다라'도 필수 코스다. 세 개의 언덕 사이에 성벽으로 둘러싸인 고대 지하도시 다라는 과거 말을 타고 여행하던 사람들에게 인기 휴식처였다. 동로마제국의 중요한 전초기지였던 이곳엔 채석장이 있고 바위를 조각한 무덤방, 수조, 고대 아고라, 지하 감옥, 교회 잔해 등을 볼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인 자연 포토존, 동굴 스폿이 널려 있다.

1031556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세 개의 언덕 사이 성벽으로 둘러싸인 고대 지하도시 `다라` 전경. 마르딘 주변에서 가장 큰 유적지다. 구멍 숭숭 뚫린 황톳빛 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투어에 기자의 눈길을 가장 사로잡았던 포인트는 '물의 도시' 할페티다.

세상에 물의 도시라니. 터키 남동부 아나톨리아 지역의 첫 슬로 시티인 '할페티'. 3000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엔 귀한 자연산 흑장미가 자란다. 물의 도시가 된 건 순전히 우연이다.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댐 건설로 마을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는데, 몰락의 시점, 뜻밖에 'SNS 명소'로 떠버린 것이다. 이곳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보트투어. 안 해 볼 수 없다.

선착장에 도착해 터키 국기가 가득한 보트에 올랐다. 10~20분쯤 지났을까. 어느덧 뾰족한 모스크 첨탑과 사람들이 활보했을 강기슭의 건물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보트투어를 끝낸 뒤엔 당연히 먹방타임. 물의 도시답게 무드 끝판왕 강변을 따라 플로팅 레스토랑이 도열해 있다. 터키 하면 케밥. 할페티에서 생산된 바나나, 자몽, 땅콩을 넣은 디저트만큼은 꼭 맛봐야 한다.

1031556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할페티 선착장에 모여 있는 보트들. 나무 보트, 럭셔리 요트 등 종류가 다양하다. 에메랄드빛 호수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 스폿도 많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가지안테프. 놀랍게 도시 전체가 '맛집'이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미식 분야 창조 도시이자 터키의 대표 맛집 도시라니, 말 다했다. 심지어 특허를 받은 요리만 500여 개다. 그러고 보니 사연이 있다. 실크로드가 지났던 교통의 요지. 다양한 문명을 수용하면서 갖가지 향신료를 사용한 조리법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의 대표 음식은 피스타치오. 피스타치오 생산 세계 1위인 터키에서도 가지안테프는 '피스타치오의 수도'로 불릴 정도다. 피스타치오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서는 바자르(전통시장)를 추천한다. 값도 싸거니와 피스타치오로 만든 전통 간식 바클라바와 풍부한 양의 피스타치오를 뿌린 아이스크림까지 디저트만으로도 배가 든든해진다. 소화는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에서 시키면 된다. 제우그마는 유프라테스강을 통과하는 중간 교역지다. 전성기 시절 화려한 모자이크화가 유행한 만큼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자이크 박물관으로 통한다.

1031556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피스타치오 천국` 가지안테프에서 맛본 디저트. 피스타치오 맛이 진하게 나는 페이스트리 식감의 바클라바,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피스타치오 터키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취재협조=터키문화관광부, 터키관광진흥개발청

코로나 시대 터키여행 Tip=터키 입국 시 영문 백신접종 증명서를 내거나 최근 6개월 내 코로나 완치자에 해당되면 자가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다(증명서가 없으면 PCR검사). 입국 전에는 HES라는 입국신고서를 온라인으로 사전 작성해야 한다. 귀국 때도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자가격리가 면제(PCR검사 음성 확인서 제출)된다.


[샨르우르파·가지안테프(터키) = 강예신 여행+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