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프랑스서 출간되자마자 매진…45억뷰 K웹툰 뭐길래

입력 2021/11/09 18:00
수정 2021/11/10 07:15
누적 조회수 45억회 '신의 탑'
단행본 현지출간후 재판 돌입
노블레스·여신강림도 인기작

웹툰보다 책 익숙한 독자 공략
소장가치 더해 다각화에 성공
네이버, 1년새 20건 출판 계약
1061049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왼쪽부터 프랑스 현지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인기 웹툰 `신의 탑` `여신강림` `노블레스`.

"걸작이다!"

지난 6월 프랑스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한국 인기 웹툰 '신의 탑'(작가 SIU)에 대한 현지 만화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신의 탑은 소녀 '라헬'을 찾기 위해 탑을 오르는 소년 '스물다섯번째 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네이버웹툰에서 10년 넘게 연재되며 전 세계 누적 조회 수 45억회 이상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2019년부터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로 번역되면서 유럽에도 이름을 알렸다. 단행본 2권은 출간되자마자 매진돼 출판사가 바로 추가 제작에 나설 정도였다.

820년간 잠들어 있다 깨어난 뱀파이어 귀족의 이야기를 그린 '노블레스'(작가 손제호·이광수)와 프랑스에서만 구독자 62만명을 확보한 '여신강림'(작가 야옹이)도 프랑스 인기 만화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만화 시장으로 꼽히는 프랑스에서 이뤄낸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돼온 '나 혼자만 레벨업'(작가 장성락·현군)은 지난 4월 출간돼 현재 해당 분야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웹툰(K웹툰)이 이제는 종이책으로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세계 만화 산업에서 K웹툰의 인지도와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세계 각지 출판사들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플랫폼 범위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만화 시장으로 확장되면서 웹툰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대만, 중국 등 10여 개 언어로 서비스하는 네이버웹툰은 2014년 노블레스를 시작으로 작품 40여 건의 해외 출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건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이후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행본과 연계한 웹툰의 해외 진출 전략은 한국 만화 수출 규모 확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연간 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만화 수출액은 6482만달러(약 768억원)로 전년 대비 40.9% 증가했다.


사람이 괴물로 변한다는 특이한 설정을 담은 '스위트홈'(작가 김칸비·황영찬)은 대만에서 올해 단행본이 10권까지 출간돼 연내 12권을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차분하고 서정적인 이야기로 높은 평점을 받은 '연의 편지'(작가 조현아)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단행본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웹툰 단행본이 주목받는 것은 전통적으로 출판만화 시장이 강세를 보인 현지 시장 특성에 기인한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업체들은 유럽에 웹툰 플랫폼을 개설해 신규 시장을 개척해왔다. 단행본은 새로운 장르물을 확보해온 현지 출판사의 수요와 부합하는 동시에 웹툰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만화 독자 다수를 플랫폼으로 유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돼왔다. 이미 한국 웹툰을 즐겨온 해외 팬들이 단행본을 일종의 '굿즈' 개념으로 소장하며 즐기고 있다는 점도 단행본이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노승연 네이버웹툰 라이센싱사업부 리더는 "기존 만화책이 흑백 위주인 점과 달리 웹툰 단행본은 전체를 컬러로 인쇄해 종이책으로도 스크린과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며 "해외 독자들 사이에서도 소장 가치가 높은 단행본을 소유하는 데 대해 만족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웹툰의 단행본 제작은 관련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3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유럽 콘텐츠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만화 시장 규모는 매년 8%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2년에는 13억4500만달러(약 1조6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체 만화 시장 규모 72억7400만달러(약 8조6000억원)에서 디지털만화 비중은 18.5%에 불과해 업계에서는 향후 시장 성장에 대비해 웹툰의 단행본 출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