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옥' 하루 만에 세계 1위…오징어게임 제쳤다

입력 2021/11/21 17:36
수정 2021/11/22 07:08
부산행 연상호 감독 첫 드라마
1위 닷새걸린 오겜 기록 넘어

권선징악·사후세계 보편정서
한국적 배경과 해석 다시 통해

오겜·연모까지 10위권에 3개
'믿고보는 K드라마' 세계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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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포스터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공개 하루 만에 전 세계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이 83개국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은 지 2개월 만에 또 한 번 세계적 인기를 기록해 한국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K드라마'가 보편적인 정서를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낸 점이 세계 각지에서 받아들여지면서 한번 마음을 연 시청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한류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21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전날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플릭스패트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와 부문별로 나눠 24시간 동안 시청률을 집계해 하루 단위로 시청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이 순위에서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지옥'이 처음이다. 지난 9월 21일 공개 닷새 만에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의 기록을 나흘이나 앞당겼다.

'지옥'은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벨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카타르 등 24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인도 브라질 등 17개국에서 2위, 미국 캐나다 독일 등 11개국에서 3위를 차지하며 장기적으로 높은 순위를 이어갈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징어 게임'은 체코 이집트 인도 등 14개 국가에서 1위를 지키며 전체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소영 작가의 동명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사극 '연모'도 9위를 차지하며 상위 10위권에 3개의 한국 작품이 나란히 올랐다.

'지옥'은 갑자기 죽는 날을 고지(告知)받은 인간들이 예정된 시각에 죽임을 당하는 초자연적 현상이 벌어지며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혼돈에 빠진 사람들이 각자 신념을 주장하면서 충돌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보는 이들에게 법체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부산행'으로 한국형 좀비를 만들어낸 연상호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연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만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공개 전부터 토론토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 초청되며 '오징어 게임'을 잇는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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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세계인이 누구나 보편적으로 가진 정서를 한국 특유의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한국 콘텐츠의 관심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오징어 게임'이 달고나, 딱지치기 등 한국적인 소재로 '놀이'라는 원초적 감성을 신선하게 자극했다면, '지옥'은 권선징악과 사후세계 같은 인간의 호기심과 욕구를 한국적인 배경으로 그려낸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022 콘텐츠가 전부다'의 저자 노가영 작가는 "국내 제작자들이 할리우드의 문법을 벤치마킹하며 세계에서 통할 보편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기준이 됐다"면서 "한국이 아직까지 할리우드와 대등한 경쟁자는 아닐지라도 '제2의 콘텐츠 강국'이 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청자들이 한번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효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개인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에 빠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 '지옥'의 인기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창구의 등장은 한류를 팬덤 문화를 넘어 대중문화로 진화시켰으며, 그 영향으로 한류가 미국 드라마처럼 하나의 'K장르'로 해외 시청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이어 독점 공개된 한국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수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잇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948만명을 기록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최고 기록이다.

넷플릭스 MAU는 올해 1월 899만명으로 당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으나 6월 790만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8월 말(D.P.)부터 9월 중순(오징어 게임), 10월 중순(마이 네임)까지 연이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가 국내에서도 흥행하면서 이용자 규모를 대폭 늘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0월 넷플릭스 MAU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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