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美 20만석 매진…BTS "여전히 보이지 않는 장벽 느낀다"

입력 2021/11/29 17:18
수정 2021/11/29 21:57
LA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그래미 어워즈 차별 시사
"언어·정체성·장르 한계
쉽지 않지만 도전 계속하고
아시안 혐오에 목소리 낼 것"

2년만에 아미와 만난 무대
"있어야할 곳에 돌아온 기분"

내년 서울 콘서트 예정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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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의 대면 공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스테이지-LA`를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 = 빅히트뮤직]

"한국에서 시작한 아티스트로서 언어, 정체성, 장르의 한계 등 '보이지 않는 장벽'이 아직 존재하는 것 같다."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연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아시아 가수 최로로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2 그래미 어워즈'에 2년 연속 후보로 올랐지만 여전히 각종 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벽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의지를 피력했다. BTS 멤버 슈가는 "쉽지는 않겠지만 뛰어넘을 장벽이 있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


두 번 찍어서 넘어가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옆에서 듣던 뷔는 "여덟 번 더 찍으면 진형 나이가 거의 마흔이 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진은 "아직 우리가 받지 못한 상이 그래미"라며 "다른 상은 받아도 기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못 받은 상이 있으니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BTS는 '2022 그래미 어워즈'에서 지난 5월 발매된 '버터(Butter)'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러나 7개 부문에 지원했는데도 단 1개 부문에만 후보로 오른 것에 대해 BTS 팬덤 '아미'는 "그래미가 BTS를 홀대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RM은 자신들이 겪은 차별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미국 내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가 퍼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시아 아티스트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아시안 헤이트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목소리를 내고 싶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BTS 일곱 멤버는 모두 2년 만에 재개한 대면 콘서트로 아미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표했다.

RM은 "2년 만에 투어를 다시 시작하고 대면 콘서트를 하게 됐는데, 이것은 새로운 챕터(章)의 시작이라고 느낀다"며 "지난 2년은 방탄소년단이나 아미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지난 2년 동안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멤버 지민은 "그동안 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해 무기력하고 우울한 시간들을 보내왔다"며 "이렇게 팬 분들이 계신 무대에 서니까 저희가 있어야 하는 자리로 돌아온 기분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멤버 뷔는 "지난 2년간 당연한 삶이 당연하지 않게 된 것이 매우 슬프고 힘들었는데 콘서트에 기대와 설렘을 가득 안고 왔다"며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LA 이후 투어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내년 서울에서 콘서트를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멤버 진은 "한국에서도 콘서트를 개최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예정도 있다"고 전했다.

BTS는 세계적인 인기를 증명하듯 27~28일, 내달 1~2일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 좌석 약 20만석을 일찌감치 매진시켰다.


LA 도시 전역은 공연 전날인 26일(현지시간)부터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10만여 명의 아미로 들썩이고 있다. 특히 공연이 열리는 소파이 스타디움은 BTS 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의 메시지처럼 어디에 있든 누구나 함께 춤추는 것을 허락받았다는 기쁨을 담은 축제의 장이 됐다.

28일 진행된 공연에서는 BTS와 아미가 2년 만에 서로를 실제로 대면한 것에 대해 눈물을 보일 정도로 감격스러워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을 관람하러 온 셀레나 루이즈 씨(38)는 "믿기지 않는다. 가슴이 너무 벅차 눈물을 참을 수 없다"며 공연 도중 눈물을 터뜨렸다. 이날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찬 스타디움에는 인종과 국적, 성별과 나이에 무관하게 아미라는 이름으로 묶인 팬들의 한국어 떼창이 울려퍼졌다. 폭죽이 터졌고 모두가 한목소리로 "BTS"를 연호했다. 이날 BTS는 지난해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7'의 타이틀곡 '온'으로 무대를 시작해 2시간 반 동안 총 26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버터' 리믹스에 참여한 미국 가수 메건 디 스탤리언이 게스트로 깜짝 출연해 열광적인 환호를 얻었다.

다만 지난달 진행된 온라인 콘서트 때와 세트 리스트 구성 및 무대 연출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과 '아미 타임'과 같이 그동안 BTS가 전통적으로 콘서트에서 해왔던 팬들과의 교감 시간이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로스앤젤레스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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