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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왔다하면 억대 몸값…'파란 점'보다 귀한 '빨간 점' 경매 나왔다

입력 2021/12/06 17:19
수정 2021/12/07 09:25
서울옥션 14일 대규모 경매

희소성 높은 붉은색 그림
1982년작 '선으로부터' 출품

박서보·이건용·샤갈 등
127억 미술품 159점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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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가 20억원에 출품된 이우환 1982년작 `선으로부터`. [사진 제공 = 서울옥션]

한국 추상화 거장 이우환 작품이 또다시 국내 생존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울까. 그가 1982년 그린 붉은색 희귀작 '선으로부터'(182.6×226.5㎝)가 12월 경매시장에 등판했다. 지난 8월 이우환이 국내 생존 작가 경매 최고가를 경신한 1984년작 '동풍'도 이 작품과 동일하게 추정가 20억원에서 출발했지만 31억원까지 급등하며 기록을 세운 바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이번 출품작은 지금까지 국내외에 소개된 붉은색 '선으로부터' 연작 중 가장 큰 150호다. 이우환이 1970년대 초반 시작한 선 연작은 반복을 통해 차이를 드러내는 게 특징이다. 이 작품이 제작된 1982년은 이우환이 독일 뉘른베르크,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을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이어지는 유럽 전시 일정을 이어가던 때였다.


작품 뒷면에 'in Milano(밀라노에서)'라고 표기돼 이탈리아에서 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서울옥션은 오는 14일 서울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 경매에 이우환 작품을 포함해 127억원 규모 미술품 총 159점을 출품한다고 밝혔다.

근현대 미술 부문에는 단색화 열풍을 이끄는 박서보의 완성도 높은 작품들도 출품됐다. 1991년작 '묘법 No.910614'(130×162㎝)는 1970~1980년대 연필 묘법에서 1980년대 중후반 캔버스 위 한지(닥종이)를 활용한 작품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손꼽히는 시기 작품이다. 추정가 5억~7억원이다.

박서보는 애초 제소(gesso)나 물감으로 묘법 연작 화면 바탕을 준비하다가 1989년께부터 한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닥종이를 겹겹이 화면에 올린 뒤 제소나 유색 물감을 얹어 종이를 적신 뒤, 다시 먹을 붓고 손가락이나 도구를 이용해 종이를 밀거나 흔적을 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화면에 균일한 무늬를 만들어 가벼운 접촉을 통해 지우거나 부수어 나가는 과정도 거친다.


2006년 미국 시카고 아트페어 등에 출품된 이력이 있는 박서보의 2005~2006년작 120호(130×195㎝) '묘법 No. 051128'도 함께 출품됐다. 추정가 5억원이다.

이건용의 작품 '보디스케이프(Bodyscape) 76-2-2019' 100호(161.5×130㎝)는 작가적 행위 흔적이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작가가 대형 캔버스 앞에서 뒤돌아서 팔을 뻗어 붓질을 행한 결과물이다. 등지고 있는 캔버스에 물감이 어떤 형태와 선으로 표현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작가는 자신의 신체를 적극 활용해 붉은 바탕에 강렬한 색을 표현했다. 추정가 1억8000만~2억5000만원이다.

외국 미술 작품으로는 마르크 샤갈의 말년 대표작인 1976년작 '기도'(72.3×54.0㎝)가 출품됐다. 자신과 가족, 그의 고향인 벨라루스 비텝스크에 대한 추억과 사랑을 풍부한 색채로 표현한 작품이다. 유대인의 유랑적인 삶이 드러난데다 작품이 다섯 가지 색면 분할 구조로 대비를 이룬다. 추정가 18억5000만~30억원이다.

고미술품 부문에서는 10폭의 대형 병풍으로 구현된 '요지연'(349.0×145.5㎝)이 눈길을 끈다. 서왕모(西王母)가 사는 곤륜산(崑崙山)의 요지(瑤池)에서 열린 연회 장면을 화려한 채색으로 장식한 작품으로 궁중장식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추정가 5억~8억원이다.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강남센터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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