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욕의 역사 경복궁, 복원 30년의 기록

입력 2021/12/07 17:07
수정 2021/12/07 17:31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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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고궁연화`에서 복원된 경복궁의 사계절을 표현한 영상 작품. [사진 제공 = 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에는 조선 역사의 애환이 곳곳에 배어 있다. 1592년에는 임진왜란으로 건물이 소실돼 폐허로 변했다. 흥선대원군이 1860년대 중건에 나섰지만,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뒤 다시 크게 훼손됐다. 광복 후 경복궁은 일제가 멋대로 지은 건물과 절터에서 옮긴 석탑 등이 뒤섞이며 만신창이였다. 흥선대원군이 중건하면서 500여 동에 이르던 건물은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 등 36동만 남았다. 이에 정부는 딱 30년 전인 1991년부터 경복궁 복원에 나섰다. 광화문을 제 위치에 복원했고, 왕과 왕비의 거처인 건청궁을 재건하고 향원정도 새로 보수했다. 경복궁 복원 작업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경복궁 내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에선 지난 1일 경복궁 발굴 및 복원 30년사를 돌아보는 특별전 '고궁연화(古宮年華)'를 개최했다.


전시 공간은 사계절을 주제로 구성됐다. 훼손된 경복궁을 상징하는 겨울부터 시작해 가을, 여름을 지나 마침내 제 모습을 찾은 경복궁이 봄을 맞는다는 스토리 라인을 따라 전시가 펼쳐진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30년간 발굴·복원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조사 과정에서 찍은 슬라이드 필름과 복원을 위한 실측 도면, 참고 문헌자료, 복원 현장 기록 일지 등을 살펴보다 보면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경복궁에서 나온 도자기 파편, 기와, 도자기, 철제 생활용구 등 각종 유물도 볼 수 있다. 다만 그 자체로 눈길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유물은 없다. 용마루 양쪽 끝부분에 올리는 용머리 모양의 장식 기와인 커다린 취두만이 눈길을 끌 뿐이다. 전시 마지막 공간에 펼쳐진 삼면 대형 스크린은 옛 위용을 회복할 경복궁을 바라는 기대를 주제로 한 일종의 미디어아트다. 네오클래식컬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눈으로 뒤덮인 모습부터 분홍빛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까지 경복궁의 사계절을 그린 영상이 흐른다. 전시는 내년 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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