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극 ‘엘리펀트 송’ 진실과 거짓을 둘러싼 싸움

입력 2022/01/13 16:41
지난 2015년 11월 아시아 최초로 무대를 올렸을 때 전석 매진된 ‘엘리펀트 송’. 대학로 대표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렸던 이 작품은 제12회 골든티켓어워즈 연극 부문 수상, 2016 스테이지톡 베스트 리바이벌 연극 부문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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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장소 예스24스테이지3관

기간 ~2022년 2월13일

티켓 일반 5만5000원 / 대학생 할인 4만1250원 / 청소년 할인 3만8500원

시간 화, 수, 금 8시 / 목 4, 8시/ 토, 일, 공휴일 2, 5시

출연 마이클 - 전성우, 김현진, 강승호, 신주협 / 그린버그 - 이석준, 정원조, 정상윤 / 피터슨 - 박현미, 고수희, 이현진

연극 ‘엘리펀트 송’은 캐나다 작가 니콜라스 빌런의 데뷔작으로 2004년 캐나다 스트랫퍼드 축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실제 프랑스 파리의 몽파르나스 극장에서는 100회 이상의 공연을 올리며 큰 사랑을 받았으며, 프랑스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몰리에르어워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또한 2014년에는 찰스 비나메 감독이 자비에 돌란, 브루스 그린우드, 캐서린 키너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었고 특히 자비에 돌란은 천재적인 연기를 선보여 영화 팬들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 연극은 국내 무대에서 올해로 5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초연부터 지난 시즌까지 무대를 거쳐 갔던 배우들이 돌아오는 한편 공연계의 내로라하는 쟁쟁한 실력파가 합류했다.

캐나다 브로크빌의 정신병원.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정신과 의사 로렌스가 돌연 사라져버린다. 유일한 단서는 그가 마지막으로 만난 환자 마이클의 증언뿐. 병원장 그린버그는 로렌스 행방의 단서를 찾기 위해 마이클을 찾아오지만 마이클은 수간호사 피터슨을 경계하며 알 수 없는 코끼리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마이클은 그린버그에게 ‘내 진료 기록을 절대 보지 말 것, 간호사 피터슨을 배제시킬 것, 그리고 내게 초콜릿 박스를 선물할 것’의 세 가지 전제 조건을 제시한다.

극은 정신병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의사와 환자의 미스터리한 긴장감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은 사실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뒤섞여 구분이 쉽지 않다. 관객은 예민한 공감각을 동원해 이야기를 쫓아간다. 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쌓아 올려 정교하게 무대를 지배한다.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어머니를 죽였다는 트라우마를 가진 마이클, 자식을 죽이고 아내를 떠나 보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그린버그, 자식을 잃고 남편과 별거 중인 간호사 피터슨. 이들은 서로의 거리를 벌이기도, 좁히기도 한다. 그린버그는 상처에 초연한 듯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이클의 짙은 상흔을 바라보며 아픈 감정을 공유한다. 그리고 진실이 밝혀지는 결말의 순간은 압도적 몰입감을 불러일으킨다.

연출을 한 김지호 감독은 “이 연극은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한 소년이 이 세상에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하는지 확인해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은 ‘죽음에 대한 공포’라고 한다. 그리고 그 공포를 잊게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찾고, 사랑을 잃어버린 순간에 죽을 것처럼 무서운가 보다. 자연스럽게 받았어야 할 사랑을 받지 못한 소년에게 삶과 죽음 사이의 무게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 그가 할 수 있었을 리 만무하다. 지독하게 충돌하지만 어느 순간 손을 잡는 캐릭터를 포함해 모든 것이 힘이 있고 미스터리 장르의 쾌감까지 관객에게 선사한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나인스토리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13호 (22.01.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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