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Citylife 제813호 (22.01.18) BOOK

입력 2022/01/13 16:41
▶문학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발명품이다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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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거스 플레처 지음 / 박미경 옮김 / 비잉(Being) 펴냄

인간이 언어와 문자를 발명하면서 함께 탄생한 최고의 발명품이 있다. 바로 문학이다. 문학은 우리에게 수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문학이 주는 재미 덕분에 지긋지긋한 지루함을 떨쳐낼 수도 있고, 문학 속 인물에 스스로를 투영해 간접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사고와 관점을 배워갈 수도 있다. 문학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문학은 우리의 인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바로 문학에 숨겨 있는 신경과학적 효과 덕분에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오하이오 주립대 앵거스 플레처 교수는 문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과학적 방법론이 실용적으로 적용된 테크놀로지라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호머와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마야 안젤루 등 우리가 존경하는 여러 작가들은 문학이라는 독특한 발명품을 통해 과학으로 풀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해 냈다. 그들의 놀라운 작품을 읽다 보면 어떻게 불을 피우고 스마트폰을 제작하는지는 알 수 없어도, 어떻게 살아가고 사랑해야 하는지, 죽음 앞에서 어떻게 용기를 유지하는지, 어떻게 상실의 아픔과 실패를 극복하는지, 기쁨과 희망과 목적의식을 찾지 못할 거라는 의심을 어떻게 떨쳐내는지는 알 수 있다.

저자는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사료와 실험실 연구를 촘촘히 엮어 독자에게 실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발명한 것은 바로 슬픔 해결사라고 주장한다. 반면 선구적인 호러소설이자 SF소설이었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발명한 것은 스트레스 전환기이다. 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발명품은 무질서한 엉터리 시인이며, 미국의 국민소설 『앵무새 죽이기』가 발명한 것은 인간성 연결기이다.


이 밖에도 동화, 만화책, 사랑 노래, 시트콤, 성서에 나오는 비극, 곰돌이 푸, 고전 로맨스, 공상과학 영화, 범죄 소설, 노예 이야기까지 문학사에서 가장 강력하고 유익한 스물다섯 가지 발명품의 문학적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리고 문학이 어떻게 슬픔과 불안, 외로움과 비관적 기분을 덜어주면서도 창의성과 용기, 사랑과 공감과 치유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친절하게 분석해준다. 단순히 문학이 주는 심리적, 생리학적, 약리적 효과를 밝히는 것을 넘어 문학 작품을 읽거나 쓸 때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도 만나 볼 수 있다.

▶거장에게 영화는 여전히 마법이었다 『스필버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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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외 지음 / 이수원 옮김 / 마음산책 펴냄

“매번 영화를 보러 갈 때마다 마법이라고 느껴요.” 수많은 위대한 영화를 만든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처럼 영화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고백한다.


‘죠스’, ‘이티’,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시리즈 등 막대한 흥행기록을 세운 히트작은 물론이고 그 뒤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다룬 ‘라이언 일병 구하기’, ‘뮌헨’, ‘더 포스트’ 등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숱한 명작까지 세공해낸 이 감독의 예술과 삶을 온전히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1974년부터 2021년까지 48년 동안의 인터뷰 스물한 편을 소개하는 이번 책에는 ‘슈가랜드 특급’ 같은 초기 영화뿐 아니라 ‘죠스’, ‘쉰들러 리스트’,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들의 상세한 제작기가 수록되었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을 통과해 그의 인터뷰를 따라 읽다 보면 열정 가득한 신인의 모습은 물론, 처음 영화를 만들었던 열다섯 살의 기억,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몰래 잠입했던 일화처럼 지금은 거장이 된 감독의 소박한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재미와 가치를 더하고 있는 점은,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의 가치관과 생각이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뷰 중간 스필버그가 “상상에서부터 이미지를 끄집어내서 3차원의 실체로 만드는 일, 그건 마법이에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를 통해 영화 만들기에 대한 환상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모습을 내비친다. 바로 이런 그의 문장들에서 우리는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을 발견하게 된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13호 (22.01.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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