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해피뉴이어’ 한국판 러브 액추얼리

입력 2022/01/13 16:41
‘비 오는 날 수채화’부터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까지 대한민국 ‘멜로 맛집’을 완성시켰던 곽재용 감독. 그의 신작에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서강준 등 톱스타 14명이 출연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일곱 커플이 등장하는 ‘해피 뉴 이어’는 이별하고, 사랑하며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한국식 ‘러브 액추얼리’를 표방하는데, 아쉬움이 2%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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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랜 무명 끝에 전성기를 맞이한 가수 ‘이강’(서강준)의 라디오 방송과 함께,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매니저 ‘상훈’(이광수)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라디오 ‘이강의 뮤직 다이어리’ PD인 ‘승효’(김영광)는 15년째 그에게 고백을 망설이는 밴드 동아리 멤버 ‘소진’(한지민)에게 그녀의 직장인 호텔 엠로스에서 약혼녀 ‘영주’(고성희)와 깜짝 결혼할 것임을 알린다. 한편 공무원 시험 낙방 5년 차 ‘재용’(강하늘)은 실연 후 자살을 결심하고 호텔 엠로스를 찾아가고, 호텔 간판 도어맨 ‘상규’(정진영)는 40년 만에 첫사랑 ‘캐서린’(이혜영)을 호텔에서 다시 만난다. 호텔 대표 ‘용진’(이동욱)은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짝수 강박증을 지니고 있는 인물. 그는 스위트룸을 정리하던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이 뮤지컬 오디션 연습을 하는 광경을 우연히 보게 된다. 여기에 매주 토요일 호텔 라운지에서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는 맞선남 ‘진호’(이진욱)와 소진의 남동생이자 고등부 수영선수로 활동하는 ‘세직’이 같은 학교 퀸카 ‘아영’(원지안)과 나누는 첫사랑 이야기까지, ‘해피뉴이어’의 이야기는 숨가쁘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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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서강준, 이광수, 고성희, 이진욱, 조준영, 원지안 등 등장 배우의 이름을 다 소개하기에도 바쁜 ‘해피뉴이어’. 영화는 고민하다 놓친 짝사랑, 이별 후 지르는 호캉스, 다시 만난 첫사랑 등 현실적인 부분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 ‘미쓰백’으로 여우주연상을 휩쓴 한지민이 호텔 엠로스를 책임지는 매니저 ‘소진’을 연기하고 ‘저승사자’부터 ‘구미호’까지 인간계를 초월한 로맨틱함을 선보인 바 있는 이동욱이 짝수 강박증이 있는 호텔 대표 ‘용진’ 역을 맡아 영앤리치의 정석을 보여준다. 그러나 배우들의 어색한 립싱크, 요즘 고딩 같지 않은 고백신, 하우스키퍼의 코스튬 같은 의상 등은 눈엣가시. 여주인공이 육교 위에서 춤추는 장면을 우연히 보고 사랑에 빠지는 CEO 이동욱-청소부 원진아 커플의 신파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쉽긴 하지만 많은 배우들을 집합시키기에 온갖 우연이 출몰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난항이 아니었나 싶다.


고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갈 순 없겠지만 간헐적으로 터지는 웃음 코드는 연말연시용 영화 한 편을 거부감 없이 즐기게 만든다. 강하늘과 이광수가 보여준 현실 연기 역시 집중을 북돋워 준다. 인공지능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영화 ‘HER’를 떠올리게 하는 ‘비대면 로맨스’를 선보인 강하늘은 공무원 시험 낙방 5년 차,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자살 준비 취준생 ‘재용’ 역을 맡았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그가 보여주는 짠내 나는 생활 연기는 영화가 지닌 많은 클리셰와 소홀해질 수 있는 연기 빈틈을 메우는 가장 강력한 코어. 동고동락한 가수와 계약 만료를 앞둔 감성 폭발 매니저 ‘상훈’은 코믹과 페이소스 연기까지 모두 되는 이광수가 맡아 진한 브로맨스를 선보인다. 물론 ‘러브 액추얼리’의 한물 간 톱스타 빌리 맥(빌 나이)과 매니저 캐릭터가 쉽게 연상되긴 하지만 말이다. 약사 역으로 깜짝 출연한 ‘비 오는 날 수채화’의 주인공 강석현(사진으로 출연한 고 강신성일의 아들), 역술가 역으로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신스틸러 이규형도 주목할 것. 영화는 티빙(TVING)과 극장에서 함께 상영한다. 러닝타임 138분.

[글 최재민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13호 (22.01.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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