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막오르는 대선후보 TV 토론회…"흠집잡기보다 정책경쟁 봤으면"

입력 2022/01/14 17:02
수정 2022/01/15 13:19
이재명 - 윤석열 양자 토론
설 연휴 전 개최 합의
중앙선거방송토론위는
다음달부터 3차례 열어

정치학계 "유권자 이해 위해
미국처럼 형식 단순화 필요"
언론 신속한 팩트체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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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가족을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인물을 결정하는 토대다."

2020년 미국 대선 TV 토론 설계자인 뉴턴 미노 전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96)은 유권자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를 이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 이슈를 두고 후보자 간 설전이 오가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알권리를 오롯이 보장받으며 나와 가정을 위해 신뢰할 만한 적임자를 가려내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측이 설 연휴 전에 양자 TV 토론을 하기로 합의하면서 TV 토론에 대한 관심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다른 정당이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실제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설 연휴가 끝나고 각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 TV 토론은 총 세 차례다.

2월 21일 경제 분야를 시작으로 2월 25일 정치 분야, 3월 2일 사회 분야로 각각 2시간씩 입식 토론이 진행된다. 초청 대상 후보자는 2월 15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확정하는데 △국회 내 5석 이상 의석 보유 정당의 후보자 △언론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 5% 이상 후보자 등 기준이 적용된다.

이를 적용하면 이 후보, 윤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최대 4명이 토론 자리에 설 전망이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5% 이상 후보만 초청 기회를 주는 미국 대통령토론위원회 기준과 비교해 관대하다.

직전 대선 방송 토론이 이뤄진 2017년 4월에는 문재인(더불어민주당)·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유승민(바른정당)·심상정(정의당) 등 무려 5명의 후보가 맞붙었다. 세 차례 토론이 진행되면서 언론은 "특정 유력 후보자를 지지율이 낮은 다른 후보자들이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처럼 토론 참여 후보자 기준을 높이고 토론 방식은 극도로 단순화해 본연의 정책 경쟁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이는 2016년 11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의뢰로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가 내놓은 '제19대 대선 후보자 TV 토론의 효율적 운영방안' 연구보고서에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질문-답변-토론의 단순 형식에 집중하는 미국식 토론회가 형식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토론의 원활한 진행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한국 대선 TV 토론회는 19대 대선 때와 비교해 또 다른 형식이 추가됐다. 검증 강화를 위해 '주도권 토론' 방식을 새롭게 도입한 것. 발언 주도권을 가진 후보자가 주어진 시간 동안 다른 후보자를 지목해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식이다. 대선 때마다 달라지는 TV 토론 형식은 유권자 관심을 키울 수 있지만 거꾸로 토론을 산만하게 만들고 집중력을 약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유권자를 상대로 정확한 정보전달자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토론회 당시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유력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의 발언이 사실과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를 실시간에 가깝게 평가하고 이를 온라인 기사로 올리는 역량 있는 팩트체크팀을 가동했다. 아울러 후보자들은 코로나19발 위험성에 각별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TV 토론 일정을 앞두고 확진되면 토론 참여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측은 "촉박한 토론 일정상 개별 후보자의 확진 여부로 토론회 일정을 연기하는 등 조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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