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일본 연습생 빠른 성장 비결…한국식 합숙·춤 노래 훈련"

입력 2022/01/26 17:14
수정 2022/01/26 19:12
장혁진 라포네엔터 COO 인터뷰

日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과
CJ ENM이 도쿄에 세운 엔터사
현지 오디션으로 보이그룹 키워

작사 작곡·한국어·외국 문화 등
체계적이고 강도높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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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신인들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집중할 기회를 주니 빠른 시간에 성장하더라고요. K팝 아이돌을 꿈꾸는 사람이 많은데, 판이 너무 늦게 깔린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죠."

장혁진 라포네엔터테인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K팝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수출은 한국 문화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의 수요 증가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CJ E&M JAPAN에 입사한 장 COO는 2019년 라포네엔터테인먼트 설립 이후 지식재산권(IP) 기획·제작, 아티스트 관리 등 아이돌 육성 사업의 전반을 맡고 있다. 현재 JO1, INI 등 '프로듀스101 재팬' 2개 시즌을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을 담당하고 있다.


K팝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수십 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됐지만, 이를 타지에 이식하는 작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완성된 한국 음악을 즐기며 K팝 아이돌을 꿈꾸는 젊은 일본 세대에게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제공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 COO는 "연습생들이 충분한 기간을 갖고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연습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다"며 "아예 기회가 없던 친구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프로듀스101 재팬을 진행하면서 초반에는 참가자들이 데뷔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도 있었다"며 "하지만 검증된 육성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스템 수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JO1, INI 등 현재 활동 중인 그룹 멤버들은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문화를 익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K팝의 근원을 제대로 익히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 COO는 "어학 같은 경우는 영어, 중국어 등 여러 언어 중에서 멤버 본인이 선택해서 배우게 하고 있는데, 한국어를 배우는 멤버들이 다수"라며 "한국 문화가 굉장히 화려하고 세련됐다고 평가하면서 동시에 본인들이 하는 음악 자체에 한국적인 색깔이 담겨있다 보니 향후 세계 시장에서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K팝 팬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적만 달라질 뿐 하나의 장르로 정착한 K팝으로 음악을 펼쳐나간다는 점에서 이들의 활동 영역도 일본에 국한되지는 않을 예정이다. 당장은 코로나19로 활동에 제한이 있지만 향후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그 시장에는 한국도 포함된다. 일종의 '역수출'인 셈이다.

장 COO는 "1차적으로는 일본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른 K팝 아이돌처럼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기를 바란다"며 "다른 J팝 가수들과 비교했을 때 JO1과 INI는 K팝으로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고, 해외 팬들도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존 K팝 아티스트 수준의 퍼포먼스가 가능하게끔 실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고 멤버들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세계 정상급 K팝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년간 기반을 다진 일본에서 육성 시스템 수출이 현실화되면서 향후 일본 이외 지역으로 확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 COO는 "일본에서 육성 시스템 도입 결과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오는 상황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재 양성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만큼 시장의 성장세나 규모에 따라 진출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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