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직도 '도깨비' 살고 있으려나…그 언덕 직접 찾아가볼까

입력 2022/04/24 19:14
수정 2022/05/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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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시에 있는 페어몬트 샤토 프랑트낙 호텔.

"처방전 드립니다. 자연으로 나가세요. 걸으세요."

캐나다의 한 병원.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내린 처방전이다. 국립공원 이용권을 '약'으로, 게다가 '무료'로 주는 깜짝 처방인 셈이다. 심지어 이 처방전은 공식 처방으로 확대됐다. 캐나다 4개 주에서 시행 중인 'PaRx(A Prescription for Nature)' 프로그램이다.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과 함께 캐나다가 돌아왔다. 준비할 것은 백신접종증명서. 사전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격리 조치까지 싹 없앴다. 완벽한 해외 봄나들이 코스다.

매일경제 투어월드가 엔데믹 이후 첫 섹션 1면 여행지로 캐나다를 점찍은 데는 이유가 있다.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로 전 세계 여행족과 우리 국민에게 당장 필요한 건 자연 처방전이다.


당연히 강도(약효)도 세야 한다. 대자연, 거기에 어딜 가도 붐비지 않는 광활함. 엔데믹의 힐링 처방전으로 무장한 곳으로 캐나다만 한 곳이 없다.

◆ 스토리가 달라졌다…확 바뀐 캐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캐나다 투어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이름하여 ESG(친환경) 기반의 엔데믹 투어. 일단 밴쿠버부터 찍자. 식상하다고? 천만에다. 요즘 밴쿠버는 '파친코' 촬영지로 뜨면서 난리가 났다. 파친코에 나오는 1910년 부산 영도 어시장이 재현된 곳은 리치먼드 남쪽에 둥지를 튼 바닷가 마을 스티브스톤(Steveston)이다. 연어 통조림 산업의 역사를 품고 있는 브리타니아 선착장(Britannia Shipyards) 역사지구에 세트장을 지어 촬영한 것이다.

일본 가정집과 파친코 가게 등을 촬영한 곳은 광역 밴쿠버 지역 중 하나인 서리(Surrey)에 있는 스튜디오다. 한때 밴쿠버 지역 일간지(The Vancouver Sun and The Province)를 찍어내던 오래된 인쇄 공장을 개조한 것. 파친코 제작진은 실감 나는 영상을 위해 밴쿠버 세트장에 1980년대 뉴욕을 재현했다.

본격적인 ESG 엔데믹 투어는 그랜빌 아일랜드부터다.


한때 낡은 창고만 가득하던 공장 지대였던 그랜빌 아일랜드는 1970년대부터 천지개벽, 지금은 밴쿠버 예술가들과 미식가들이 활동하는 도시의 대표가 됐다. 압권은 액티비티. 전기조차 쓰지 않는 무동력이니 말 다했다. 여기서부터 폴스 크리크(False Creek)를 따라 카약 등 무동력 스포츠를 즐기며 울창한 열대우림과 설산을 조망한다.

◆ 눈으로만 봐도 힐링, 나이아가라·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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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본 밴쿠버 전경.

ESG 기반 엔데믹 투어에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가 나이아가라폭포와 로키산맥이다.

온타리오호에서 나이아가라폭포로 이어지는 725㎞의 나이아가라 절벽(Niagara Escarpment)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 한대 침엽수림과 온대 활엽수림이 공존하는 이 지역은 붉은 여우, 족제비, 사향쥐 같은 다양한 야생동물 개체군과 '스피니자라(spiny softshell turtle)' '제퍼슨 도롱뇽' 같은 희귀, 멸종 위기 종의 서식지다. 폭포에서 멀지 않은 곳에 40㏊ 면적의 캐나다 최대 장미 정원 '보태니컬 가든(Botanical Gardens)'도 버티고 있다.

그 유명한 로키산맥을 타고 도는 유네스코 인증까지 받은 6대 세계자연유산 공원도 찍어야 한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잘 알려진 밴프국립공원뿐 아니라 재스퍼국립공원 등 여러 공원이 로키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앨버타주의 워터튼 레이크 국립공원과 미국 몬태나주의 글레이셔 국립공원을 한데 묶은 '워터튼-글레이셔 국제 평화 공원'도 핫스폿(인기 명소)이다. 붉은 협곡(레드 록 캐니언)을 포함해 다양한 트레일 코스로 구성된 대자연 처방전 효과를 맛볼 수 있다.

◆ ESG 투어 방점을 찍는 친환경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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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땅에서 바라본 로키산맥 절경.

ESG 투어의 방점을 찍어주는 게 숙소다. 하이라이트는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해 화제가 된 퀘벡시티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다. 도깨비 공유도 놀랄, ESG 프로그램이 방 청소 개념의 하우스 키핑 대신 펼치는 '포레스트 키핑'이다. 2박 이상 투숙할 경우 하우스키핑을 정중히 거절하면, 지역의 숲을 풍요롭게 하는 데 자동 동참한다. 방식도 재밌다. '샤토 보레알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투숙객이 하우스키핑을 거절하면 1박당 1그루의 나무를 라발대 학술림인 몽모랑시 숲(포레스트)에 심어준다. 결과물도 쏠쏠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18년 한 해 동안 몽모랑시 포레스트에 심은 나무는 1300여 그루. 2016년 이후 지금까지 7500그루 이상의 나무가 심어졌다.

이 호텔 옥상에는 친환경을 위한 또 하나의 비밀이 숨어 있다. 놀랍게도 양봉이다.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 옥상에서 매년 채밀(꿀 따기)되는 꿀은 연간 최대 300㎏(약 650파운드)에 달한다. 옥상에 설치된 벌통 네 개에 꿀벌 7만여 마리가 채집을 한다. 1년에 두 번 채밀하는 꿀은 호텔의 각종 요리와 칵테일에도 사용된다. 먹방까지 완벽한 엔데믹 힐링 투어인 셈이다.

▶▶ 캐나다 왜 지금 가야 할까…
특별여행주의보가 해제되면서 캐나다는 현재 여행경보 1단계에 속한다. 안전한 여행이 가능한 셈.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한국 여행족은 사전 PCR 검사와 격리 없이 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입국 절차…
① 백신 접종 완료자는 입국 전에 'ArriveCAN' 앱을 받아 접종증명서를 업로드하면 된다.

② 비접종자도 입국은 가능하다. 단 14일 격리(입국 8일째 코로나19 검사).

매일경제신문·캐나다 관광청 공동 기획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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