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웃도어 플랜트, 길가엔 이팝 산야와 가정에는 조팝

입력 2022/05/12 16:40
거리를 걷다가 하얀 꽃무리를 자주 본다. 아직 흔하진 않지만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지역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편 등산을 위해 진입로로 들어서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꽃은 조팝나무다. 서양에서 건너온 이름일까. 이팝과 조팝. 자세히 볼수록 사랑스러운 이 꽃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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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비슷한 이 두 나무의 차이를 먼저 알아보자. 이팝나무는 일단 덩치가 크다. 키가 20m까지 자라니 그 커다란 줄기에 꽃이 잔뜩 피면 황홀하기 짝이 없다. 개인적으로 대로변에서 이팝나무를 본 적은 없지만, 한강 둔치, 강남구 일부 도로변에서는 이팝나무 집단을 만날 수 있다. 이팝나무는 이름이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어원이 이밥, 즉 ‘쌀밥’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것이라는 연원을 들으면 웃음이 새어 나온다.


물론 이름의 근원에 쌀밥이 개입된 게 전부는 아니다. 또한 얼핏 보아도 꽃잎이 쌀처럼 생기지도 않았다. 약간의 억지를 부리자면 길쭉한 쌀, 안남미를 닮았다고 우길 수는 있겠다. 이팝나무는 이암나무, 뻣나무라고도 불린다. 영어로는 Chionanthus retusus 또는 Chinese Fringetree 즉, 흰 눈이 내린 모양 또는 중국의 물푸레나무과의 나무라고 불린다. 20m까지 자라는 나무의 가지는 회갈색이고 꽃은 5월에 집중적으로 피어난다.

꽃잎은 길쭉하게 생긴 것이 꽃이 만발했을 때의 그 순수함은 꽃말 그대로 ‘영원한 사랑’을 떠올리게 되지만,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주변이 그 쌀알 같은 꽃들의 잔해로 가득해 환경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손길이 더욱 바빠질 게 염려되기도 한다. 물론 처리가 간단한 낙엽이 어디 있을까마는. 이팝나무는 꽃이 만발했을 때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근처에 가만히 서서 만개한 이팝나무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명상과 힐링이 되기도 한다.


꽃은 힐끔 보아도 예쁘지만, 자세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안에 인생과 삼라만상이 모두 존재하는 것만 같다.

조팝나무는 원산지가 중국인 조팝나무과 넓은잎 떨기나무이다. 조팝나무는 이팝나무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크기에서 큰 차이가 있다. 조팝은 꽃의 생김새가 ‘좁쌀을 뻥튀기 해 놓은 것 같은 모양’이라 해서 조밥나무로 불리다, 조팝이 된 경우다. 당연히 꽃잎의 생김새도 이팝과는 다르다. 길쭉한 쌀과 튀겨놓은 조가 비슷할 수조차 없지 않겠나.

이팝나무가 우뚝하고 풍성한 모습이라면 조팝나무는 키가 1.5~2m 정도로 아담한 편이다. 그래서 이팝나무는 나무 자체가 눈에 확 들어오지만 조팝나무는 주변의 다른 꽃들, 이를테면 산벚꽃, 개나리, 진달래, 소나무 등과 어우러져 있어서 조화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무의 크기는 작지만 꽃잎이 단정해서 꽃말인 ‘단정한 사랑’과 일치하는 느낌이다. 조팝나무는 또한 붉은꽃잎과 황금색 잎이 조화를 이룬 황금조팝 등 종류도 다양하고 나무가 작아 화분으로도 기를 수 있어 집안이나 정원, 또는 이중 울타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팝나무와 조팝나무 모두 5월, 예년에 비해 쌀쌀한 봄을 생각해도 버틴다 해도 6월이면 사라질 수 있다. 순결한 백색 꽃과 함께 빛나는 5월을 만끽해 보자.

[글 아트만 사진 아트만, (이팝나무 사진) bastus917(이영철) by 위키미디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29호 (22.05.1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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