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헨젤과 그레텔처럼…22km 녹색길 따라가면 프랑스 예술명소 줄줄이

강예신 기자
입력 2022/05/15 22:12
프랑스 서부의 예술도시, 낭트 여행
428590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녹색선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브르타뉴 공작 성은 15세기에 세워졌다. 낭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만큼 도시 역사를 알리는 박물관 역할을 한다. [사진 제공 = 프랑스 관광청]

프랑스 하고도 낭트. 게다가 초록선을 따라가는 여행이라니. 귀와 눈을 의심했다. 그렇게 도착한 낭트. 말이 되는가. 초록의 선. 그게 있다. 정말로.

◆ 초록선 따라 떠나는 예술 도시 '낭트'


428590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낭트 도심에는 18세기 건축의 걸작 파사주 포므레가 있다. 에르메스 매장은 물론 프랑스 최고 명장의 초콜릿·비스킷 가게도 입점해 있다. [사진 제공 = 프랑스 관광청]

랑데부 프랑스 개최지로 선정된 낭트는 프랑스에서 6번째로 크다. 브르타뉴 지방을 대표하는 도시지만, 한국인에겐 낯설다. 불안한 마음을 한편에 두고 낭트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걷다 보니 바닥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처럼, 웬 초록색 선이 길을 따라 쭉 그려져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듯 궁금증을 유발하는 초록선을 따라 걷다 보니 예술 작품, 교회, 고성을 비롯해 볼거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바로 낭트관광안내사무소에서 여행객이 낭트의 매력을 빠짐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주요 스폿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 '그린 라인'이었다. 도심을 가로질러 포도밭까지 이어지는 총 22㎞의 녹색 선을 따라가면 낭트에서 영감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120점 이상 만나볼 수 있다. 유명 문화유산부터 덜 알려진 장소, 깊은 역사를 담고 있는 골목까지 낭트 방방곡곡에 활기를 불어넣는 작품들을 감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옛 조선소를 기계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테마파크로 개조한 공간인 기계섬(Machines de l'ile)이다. 대표 마스코트인 높이 12m의 대왕 기계 코끼리 르 그랑 엘레팡(Le Grand Elephant)은 나타날 때마다 이목을 집중시킨다. 운이 좋으면 기계 갤러리에 있는 거미, 참새, 나무늘보 등 다양한 기계 동물을 직접 조종해 볼 기회를 얻는다. 이 밖에도 프랑스 4대 정원 중 하나로 곳곳에 예술 작품이 여럿 전시돼 있는 식물정원(Le Jardin des Plantes), 유럽 내 손꼽히는 건축적 가치를 지닌 지붕을 자랑하는 3층짜리 쇼핑 거리, 파사주 폼므레(Passage Pommeraye) 등 볼거리 천국이다.


휑한 길을 시민을 위한 레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파란 탁구대,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건축물 등 '일상이 예술인' 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낭트는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 등장할지 몰라 돌아볼수록 호기심을 자극한다.

◆ 프랑스 관광은 살아 있다


428590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나무·대초원·해저 등을 테마로 기계 모양으로 표현한 환상의 섬 마쉰 드릴. 총 49명을 태우고 움직일 수 있는 코끼리는 일반 건물 4층 높이에 달한다. [사진 제공 = 프랑스 관광청]

브르타뉴 공작성(Chateau des Ducs de Bretagne)과 기계섬. 중세와 산업화의 역사가 곳곳에 배어 있어 프랑스에서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페이 드 라 루아르(Pays de la Loir) 지방의 중심 도시 낭트의 명물이다. 코로나19로 2년 넘게 얼어붙은 여행 열기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해 프랑스가 선택한 도시는 낭트였다. 프랑스 최대 국제관광박람회 '랑데부 프랑스'가 지난 3월 22~23일 이 도시에서 열렸다.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57개국에서 관광업계 종사자와 취재진 등 1300여 명이 찾았다. 당연히 본 기자 투어 코스에도 랑데부 프랑스가 포함됐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참가자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인도 등지에서도 현장을 찾았다.


압권은 낭트의 루아르 프린세스 크루즈 선상에서 열린 선상 간담회. 자비에 테레 낭트관광안내사무소 국제홍보 이사는 "낭트는 자연과 어우러진 도심 속에서 120점 이상의 공공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라며 "낭트에서 영감을 받은 많은 예술가와 편리하고 다채로운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한 여행 관계자 덕분에 낭트가 올해 랑데부 프랑스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중세 지구의 브르타뉴 공작성에서 열린 환영 만찬, 옛 조선소를 개조한 기계섬에서 열린 미식 행사. 프랑스는 살아 있다.

◆ 더 새로워진 로망 여행지 '파리'


랑데부 프랑스 행사에 이어 한국, 일본 여행업계 종사자들은 파리로 향했다. 사마리텐 백화점, 피노 컬렉션 등 팬데믹 기간 동안 리모델링했거나 새롭게 탄생한 파리 명소들을 테마로 포스트 투어가 진행됐다. 현장에서 만난 크리스토프 드클루 파리 지역 관광청장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 여행지를 물었다. 0.1초도 안돼, 돌아온 답변, 3곳. 최근 관광객을 받기 시작한 장 콕토 집(Jean Cocteau House), 로사 보뇌르 성(Chateau de Rosa Bonheur), 몬테크리스토 성(Chateau de Monte-Cristo) 등 유명 작가들의 생가 3곳이다.

투어를 끝낸 뒤 자유시간. 짬을 내 시내를 돌았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배경으로도 등장하는 파리 최초 디지털 아트센터 '빛의 아틀리에', 16년의 긴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6월 화려하게 돌아온 파리 3대 백화점 '사마리텐', 파리의 옛 상업거래소 건물에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지휘 아래 새 둥지를 마련한 '피노 컬렉션'까지. 코로나 사태 3년을 기어이 버텨낸 뒤 오히려 더 강해져 보이는 에펠탑의 위용. 관광, 여행은 죽지 않는 법이다. 다만, 주춤할 뿐이다.

취재 협조 = 프랑스관광청·에어프랑스

프랑스 여행 즐기려면 = 현재 프랑스는 백신패스가 폐지됐고, 대중교통 및 의료 관련 시설을 제외한 실내외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됐다. 프랑스 입국 시 백신접종완료자(백신 종류별 횟수 충족 후 9개월 이내. 이후에는 부스터샷 접종 증명 필수)의 경우 영문백신접종증명서만 지참하면 되며, 백신 미접종자는 출발 48시간 전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


[낭트(프랑스) = 강예신 여행+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