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흙을 밟고, 공기를 마시자” 다시 문 밖 라이프

이승연 기자
입력 2022/05/19 10:33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 국면을 맞으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지난 4월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전면 해제되고, 코로나19를 제2급 감염병으로 등급을 하향 조정,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는 등 제한되었던 일상이 풀리고 있다. 정부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며, 각 업계별 본격적으로 일상 회복을 맞이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지난 1월 2022년의 소비 트렌드 주요 키워드로 ‘U.N.L.O.C.K(이하 언락)’을 제시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한계와 위기 속에서 억눌렸던 일상 회복에 대한 욕구가 강력히 표출되면서, 2022년은 그동안 단절됐던 일상 생활이 해제(UNLOCK)되고, 고정관념과 경계를 여는(UNLOCK) 새로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 것.

그중에서도 지금 눈여겨볼 키워드는 바로 ‘U: Unbinding in In-door 다시, 문 밖 라이프’이다. 집안에서 채울 수 없는 본질적인 것을 찾아 사람들이 집 밖으로 향하는 ‘아웃라이프’가 떠오르고 있다. 신한카드는 “코로나19 시대, 집이 생활의 중심으로 떠올라 쇼핑, 운동부터 각종 취미생활까지 모든 것을 집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됐지만, 오랜 집콕 생활로 오히려 ‘집 안’에서 채울 수 없는 ‘본질적인 것’들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누적된 활동 제약의 피로감, 역동적으로 즐기는 스포츠, 탁 트인 자연 등 밖에서만 즐길 수 있는 힐링 라이프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아웃 라이프’의 즐거움이 중요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일상과 결합된 아웃도어 시장→ 탁 트인 야외 선호…캠핑族 겨냥한 프로모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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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웨어, 원마일웨어 등 실용성,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사진 W컨셉).

지난달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실내에서 미처 즐기지 못했던 액티비티의 열기를 이제 야외에서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2년간 급성장한 캠핑 용품 시장을 비롯해, 골프, 아웃도어 등의 분야도 모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한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9월까지와 2021년 동기간의 이용 건수 증감율을 비교해 볼 때 코로나 이후 큰 인기를 끌던 홈트 이용이 2021년에 7%로 소폭 감소한 반면, 집 밖에서 즐기는 스포츠인 골프는 14%, 서핑은 40%, 테니스는 157%, 클라이밍 관련 결제는 183%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아웃도어 액티비티인 캠핑장과 관련용품의 이용건수 추이 역시 2021년 1~9월 동안 전년 동기대비 33%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2020년 대비 2021년에는 ▲캠핑 소품 +145% ▲그릴/BBQ용품/장작 +18% ▲캠핑 텐트 +24% ▲캠핑 체어 +13.2% 등 캠핑 관련 용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각 아웃도어 브랜드 및 유통가들은 이 같은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발 빠르게 고객 유치에 나섰다. 고가 스포츠웨어 업계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일상에서 편안한 옷차림을 추구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데일리 룩, ‘애슬레저룩’, ‘원마일웨어’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각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저마다 패셔너블한 아웃도어 및 골프웨어 출시에 나섰다. 코오롱 패션부문의 경우 아웃도어/골프 브랜드의 성장이 가속화했다. 특히 비수기인 2월까지 성장이 지속되며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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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스탠리X위글위글’ 캠핑 용품(사진 이마트)

이마트는 ‘감성 자극’ 캠핑용품을 대량 선보였다.


이마트는 올해의 캠핑 아이템으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Wiggle Wiggle)’과 북미 아웃도어 대표 브랜드 ‘스탠리(Stanley)’ 콜라보 상품과 일러스트레이터 ‘전황일’과 스탠리의 콜라보 상품을 선보였다. ‘위글위글’은 톡톡 튀는 컬러와 스마일 플라워, 랍스터 등 개성이 돋보이는 캐릭터 디자인 브랜드로, 최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콜라보 상품으로는 ‘스탠리×위글위글 워터저그 3.8ℓ(5만9000원)’, 전황일 작가와 협업한 ‘스탠리×전황일 아이스박스 15ℓ(9만4000원)’ 및 ‘스탠리×전황일 워터저그 7.5ℓ(6만4000원)’가 대표적. 감성 캠핑을 즐기는 2040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크림과 올리브그린 색상에 전황일 일러스트를 입혀 눈길을 끌었다.

▶다시 떠나요 해외로, 여행 업계 호조 → 5월 가정의 달과 함께 여행 프로모션 증가, 항공사 해외 노선 운항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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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항공기(사진 제주항공),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시설 점검 및 환경정비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창문을 닦고 있다(사진 매일경제 김호영 기자, 매경DB).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제한되었던 항공 업계가 다시금 하늘길을 열었다. 2022년 4월1일부터 정부가 백신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 대상으로 7일의 의무 자가격리 기간을 해제하면서(2022년 5월9일자 확인 기준), 국내 여행객들은 마침내 국내외 여행을 모두 떠날 수 있게 됐다. 특히 5월에는 가족, 신혼부부, 커플 여행객들을 겨냥한 프로모션이 줄지었다. 호텔스닷컴 코리아 웹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5월 해외여행 검색량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455%나 상승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5월 투숙 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이 검색된 해외여행지는 순서대로 ‘미국(39%)’, ‘프랑스(11%)’, ‘태국(8%)’, ‘괌(7%)’, ‘베트남(7%)’, ‘스페인(6%)’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늘길이 닫혔다고 표현할 정도로 약 2년간 해외 노선을 중단했던 각 항공사들도 다시금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본격적인 유럽 노선 정상화에 나섰다. 현재 유럽의 경우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규제를 일찍이 대폭 완화한 만큼 일부 서류만 지참하면 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2개 노선을 주 6회 운항 중이나, 매월 확대해 5~7월 유럽 노선을 순차적으로 확대, 7월에는 6개 노선을 주 17회 운항할 계획이다. 5월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5월28일부터 주 4회에서 주 5회로 증편하고, 인천-런던 노선 역시 5월30일부터 주 2회에서 주 3회로 증편한다. 오는 6월에는 인천-파리 노선과 인천-로마 노선을 2년 3개월 만에 운항 재개한다. 인천-로마 노선은 6월18일부터 주 2회(화, 토)로 운항하며, 인천-파리 노선은 6월22일부터 주 3회(수, 금, 일) 운항한다. 7월에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인천-이스탄불 노선 운항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인한 운항 중단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에어서울도 약 2년여 만에 사이판과 괌 노선을 포함해 모두 4개 휴양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에어서울은 지난 3월30일에는 사이판에 신규 취항하고, 5월14일에는 괌 노선의 운항을 다시금 시작했다.


그리고 5월28일부터 베트남 다낭, 6월18일부터는 나트랑에 각각 주 4회(수, 목, 토, 일) 스케줄로 운항을 시작한다. 상반기 안에 보라카이(칼리보)와 코타키나발루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필리핀 세부 노선의 신규 취항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5월부터 인천~괌 노선 운항횟수를 주 2회에서 주 4회로 늘렸고, 오는 6월24일부터는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부산~싱가포르 정기편 운항을 중단한 이후 2년 4개월여 만이다.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백신 접종 증명서만 있으면 언제든 입국이 가능하다.

▶뷰티 업계, 풀메·가벼운 일상 메이크업까지 → 야외 ‘탈 마스크’ 색조 화장품 매출 증가, 내추럴 메이크업 트렌드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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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데프리 선크림(사진 마녀공장),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에서 고객들이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 CJ)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뷰티·화장품 업계가 다시금 도약에 나섰다. 먼저 ‘탈 마스크’에 대비해 뷰티업계는 색조 화장품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이전에 마스크 착용으로 다른 곳보다 노출되는 눈이나 속눈썹을 강조하는 메이크업 제품을 주력으로 했던 것과는 현저히 달라진 분위기다. 백화점이나 드럭스토어 매장에서도 립스틱, 쿠션 등 색조 화장품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 4월18일부터 5월1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색조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증가했다. 립틴트(94% 신장), 쉐이딩(72%), 블러셔(66%) 순으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색조화장품 중에서도 피부 톤을 보정하고나, 컬러를 입히는 포인트 메이크업 상품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 밖에도 아직까지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실내, 실외 모두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이 가능한 제품, 마스크에도 화장이 묻어나지 않거나, 두꺼운 피부 표현 대신 모공과 잡티, 붉은 기 등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커버할 수 있는 ‘파데프리’ 트렌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과 최근에는 화장품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화장품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호텔 업계, 거리 두기 완화에 각종 프로모션 봇물 → 디너 프로모션부터 무제한 주류 프로모션, ‘호캉스’ 고객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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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된 거리 두기와 엔데믹 기대감 속에 호텔들이 봄 시즌을 맞이한 4~5월 중 디너 특선 메뉴부터 무제한 주류 프로모션 등 ‘저녁 프로모션’을 속속 선보였다. 먼저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1층에 위치한 로비라운지는 무제한 주류와 아시아 전역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오리엔탈 원더아워’를 5월 말까지(매주 월~토요일, 오후 6~9시) 선보인다. 오리엔탈 원더아워는 와인과 맥주,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며, 30여 가지의 오리엔탈 콘셉트의 안주와 스낵을 자유롭게 뷔페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목시 서울 인사동 호텔 16층에 위치한 ‘루프톱 바 목시’에서는 와인 무제한 뷔페 ‘비 콰이엇 파티(Be Quiet Party)’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바 목시는 서울 도심 속 남산과 익선동 일대를 360도 파노라마 뷰를 조망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이곳에서 선보이는 ‘비 콰이엇 파티(Be Quiet Party)’(매주 일~목요일, 오후 7~9시)는 레드, 화이트 와인을 취향에 맞춰 선택해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으며, 햄 치즈 등이 포함된 미니 안주 한 접시를 제공한다. 피자, 파스타, 햄버거, 샐러드, 뇨끼, 문어 콩피 등 다양한 메뉴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공연, 문화 업계 티켓 판매액 성장 → “소리치지 말고 박수쳐!” 떼창도 가능…공연계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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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문화생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그간 관객들의 갈증을 반영하듯 공연, 문화 업계의 일상 회복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를 기점으로 공연장 관객 수 제한 및 좌석 간 띄어 앉기 규제가 중단됐고, 함성과 떼창(떼를 지어 노래 부름) 금지도 자제 권고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대형 콘서트부터 야외 페스티벌, 실내 공연 등 연이어 오픈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예스24가 공연계의 분야별 티켓 판매 추세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올 1분기 분야별(콘서트·페스티벌·뮤지컬·전시·행사·클래식·연극) 티켓 판매 금액 증가율의 평균은 107%로 나타났다. 특히 콘서트·페스티벌 분야 티켓 판매액은 지난해 대비 3.5배 이상 증가하며 전 분야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3년 만에 개최하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2’는 3월 말 1차 티켓 오픈 당일 전석 매진을 기록, 본격적인 봄 페스티벌 재개의 신호탄을 올렸다. 이제 좌석과 돗자리에서 간단한 취식이 가능하고, 마스크 착용 상태에서 함성과 떼창도 가능해지면서 야외 페스티벌에 목말라 했던 관객들의 기대는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다.

관객 수 제한에서 자유로워진 대형 공연들의 매진 행렬도 이어졌다. 4월1일 첫 공연을 올린 뮤지컬 ‘데스노트’(충무아트센터 대극장)는 띄어 앉기 없이 매회 차 1250석 완판을 이어가며 흥행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공연 시장의 반 이상이 매출 감소를 겪은 중소극장 공연도 다시 막을 올리기 시작하며 각종 지원 프로젝트가 힘을 보태고 있다. 예술분야 스타트업 플티주식회사가 운영하는 플레이티켓은 코로나로 어려워졌을 공연 단체들을 위해 2022년 한 해 티켓 판매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정책 ‘리부트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5월부터 진행하는 리부트 프로젝트는 플레이티켓 단독 판매 공연에 한해 판매 수수료를 지원한다. 또한 언론 홍보에 취약한 작은 규모의 공연에 보도자료 릴리즈 및 SNS채널을 활용한 홍보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기간은 실제 공연일을 기준으로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다.

예스24 ENT 사업본부 이희승 본부장은 “현재까지도 아티스트나 스태프 확진으로 공연 일정이 변경되는 일이 있고 비지정석 야외 페스티벌이나 스탠딩 공연에는 여전히 제한이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공연계의 노력과 관객들의 협조로 시장은 점차 회복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며 “팬데믹을 지나며 OTT를 중심으로 영상 제작 시스템 생태계가 다변화됐고, 이에 공연 시장 역시 새로운 제작 환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매경DB,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30호 (22.05.2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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