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숲에서 호랑이를 키운다고?

입력 2022/06/23 15:18
수정 2022/06/23 17:33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을 방사하기 시작한 게 2004년의 일이었다. 갸우뚱하는 시선은 적지 않았다. 야생곰의 인간에 대한, 또는 밀렵범죄자들의 야생 곰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다. 그러나 그들은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고 이제는 가야산, 영동 산악지대를 오가며 50마리 이상으로 늘어났다. 곰과의 공생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백두산호랑이가 생태계 복원의 첫발을 내딛었다. 불안감과 걱정을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복원된 호랑이 숲의 풍경을 꿈꿔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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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생태계 복원 사업은 환경 또는 국력과 비례한다. 한반도에는 조선 시대 때까지만 해도 호랑이들이 꽤 많았다고 전해진다.


총포 기술이 들어오고 포수들의 선의 또는 도전 정신, 문명의 탐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한반도에서의 호랑이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공식적으로는 남한 기준 100년 전쯤을 멸종의 시점으로 본다. 사라진 백두산호랑이(정확한 학명 시베리아호랑이)를 복원하겠다는 본격 시도는, 2018년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호랑이 숲’이라는 이름의 복원 방사장을 마련하고 중국에서 시베리아호랑이 네 마리를 모셔오는 걸로 시작되었다. 그 후 에버랜드에서 기증받은 두 마리에 1두를 더 포함해서 현재 7두의 호랑이가 종복원과 생태계의 조상 역을 하고 있다.

당연히 백두대간수목원의 호랑이 숲은 동물원이 아니다. 연구소이자 생태계 출발 지점이다. 호랑이 숲은 방사장, 관리동을 포함해서 약 1만5000평(4만8000㎡)이다. 여의도 면적이 둔치까지 포함해서 4만5000㎡이니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규모라 할 수 있다.


실제 야생 호랑이들의 영역이 암컷 약 400㎢, 수컷 1000㎢인 것을 생각해 보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협소한 면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이미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그것도 종 복원의 첫 단계임을 생각해 보면 결코 좁다 할 수 없다. 호랑이와 인간의 안전을 위해 전기철책, 잠금장치 등이 과학적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고 1차 목표인 10마리를 채우고 나면 보다 왕성한 본원 단계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은 이미 개방되어 있었고, 관람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 누구나 예약 절치를 밟아 백두산호랑이의 조상님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호랑이 숲은 여름철 10:00~17:00, 겨울철 10:00~16:00까지 운영하며 관람 시간은 약 30분으로, 한 시간 전에는 수목원에 도착, 호랑이 숲 근처에 접근해 줄 것으로 수목원은 당부하고 있다.

수목원의 오리지널 호랑이들로는 2005년생인 암컷 ‘한청’이, 2011년생 수컷 ‘우리’, 2013년생 수컷 ‘한’과 암컷 ‘도’ 등이 있다. 갈 길은 멀고 종 복원이라는 거대한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의 현재 모습은 관람 동선 등을 생각해 볼 때 사파리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곧 완료될 10마리의 식구, 그들이 소, 닭고기를 먹으러 하루에 3~5km를 운동하고 성장하며 후손을 생산, 호랑이 숲이 확장되고 끝내 자연화되는 시간을 상상해 보면 오늘 만나는 호랑이 숲의 백두산호랑이들의 조상들을 소중하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백두대간수목원의 호랑이 숲은 2018년에 문을 열었지만 최근 팬데믹을 겪으며 시설 보강과 위생 안전 조치를 업그레이드한 후 최근 4월에 다시 개방하기 시작했다. 호랑이들이 우리 인간과 함께 하나의 자연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소중히 생각하고 찾아갈 것을 권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경상북도 봉화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행 관람, 트램 이용을 선택할 수 있다. 호랑이 이야기를 했지만 백두대간수목원의 본 기능은 식물 중심이며 식물분류원, 덩굴정원, 돌담정원, 백두대간자생식물원, 약용식물원, 백두대간야생초원 등 다양한 식물들이 자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연수동에 별도의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글 아트만 사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35호 (22.06.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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