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람 사이 스며드는 감정…번짐 효과로 표현"

입력 2022/06/23 17:03
수정 2022/06/23 17:08
장마리아 가나아트센터 개인전

MZ세대가 열광하는 작가
두껍고 꾸덕한 회반죽 소재로
다양한 색채변주 60점 펼쳐
55149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개인전에서 본인의 조형작품 앞에 선 장마리아 작가.

"주로 새벽 5시쯤 그림 작업을 시작하는데 아침 햇살이 쨍하고 들어올 때 유리컵에 비치는 무지갯빛을 화두로 풀어봤어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난 장마리아 작가(41)는 신작 'Permeation-Spring'(2022)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아트페어에서 '오픈런(개막하자마자 달려가 구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장 작가가 새로운 연작 'Permeation(침투)' 등 회화 60여 점과 조형 1점을 모아 작가 생애 최대 규모 개인전 'iridescent(무지갯빛의)'를 오는 26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

신작은 젤스톤에 여러 재료를 섞은 반죽을 직물 위에 두껍게 올리는 작가의 기존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색깔이 다채로워진 것이 특징이다.


꾸덕한 회반죽에 언뜻언뜻 비치는 다채로운 빛깔이 투명하게 느껴져 재료의 물성을 잊게 한다. 물을 많이 섞은 아크릴 물감이 은은하게 퍼진 효과 같다.

신작들은 자유롭게 날다가 균형을 잡고자 하는 그 중간쯤의 단계를 표현하는 '사이'를 나타내려 했다고 한다. 작가는 "사람 관계에서 영향을 주고받고 느껴지는 감정, 물들고 스며드는 것을 번짐 효과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이전보다 좀 더 자유롭게 서로 물들게 하는 시도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기존 시리즈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In Between-Permeation(Red)'(2021)도 단색조이지만 밝은 빨강, 탁한 빨강, 진한 빨강 등 다채로운 색깔들이 틈새로 서로 스며들게끔 했다. 작가는 어릴 때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던 기억에서 각기 다른 색의 안료가 서로 스며들거나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했다.


침투하며 들어가다 멈췄다 다시 번지는 효과 등 우연적 이미지를 반기기 때문이다.

홍익대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한 작가는 마사천을 씌운 캔버스에 젤스톤 반죽을 붙이는 입체적 회화로 본인만의 정체성을 쌓았다. 패션에 대한 관심으로 택한 전공이었지만 첫 수업에 재봉틀을 잡는 순간 '아니다' 싶어서 다른 과를 기웃거리며 졸업 후 전업작가의 길을 추구했다.

작품들이 건설 현장의 미장 작업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역시 대학 때부터 허물고 짓는 행위에 관심이 많아 공사장 주변에서 많이 맴돌았다고 한다. 가녀린 체구와 달리 100호 넘는 대작을 선호하고 기다란 막대기에 도구를 달아 크게 작업한다. 기와를 갈거나 모래알을 섞은 반죽을 실험하기도 하고 3층 높이에서 회반죽을 던져 보는 등 안정적인 회화를 완성하려고 애썼다.

작가는 "과거에 '자화상' 연작에서 화려하고 밝은 색깔을 회색조로 덮어가면서 작업했는데 안 좋았던 기억도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며 "이후에 아래에 깔린 밝은 색깔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 'Spring' 연작으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